검찰이 21일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과 허베이 스피리트 선박에 대해 쌍방과실을 적용, 양사 관계자 5명을 해양오염방지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이날 오후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예인선 선장 조모씨 등 두 명을 구속기소하고 유조선 선장 인도인 C씨 등 3명과 삼성중공업 등 사고업체 법인 두 곳을 해양오염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선장 김모씨와 예인선장 조모씨는 구속 송치됐고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선장과 항해사, 또 다른 예인선장 김모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또 사고선단 소유주인 삼성중공업과 선적사인 홍콩의 ‘허베이 스피리트 십핑컴퍼니 리미티드’ 등 두 법인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날 수사발표에서 삼성중공업의 직접보상액과 관련된 중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뤄 피해주민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예인선단 선장인 조씨와 김씨, 또 다른 김씨는 지난달 6일 크레인 예인을 위해 출항하면서 기상정보 등 피항정보 파악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사고당일인 7일 크레인선의 운행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교신에 응하지 않는 등 원유 1만2547㎘가 유출되는 사고를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무리하게 예인 와이어를 작동해 끊어지게 하고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관제소와 허베이 스피리트호에 엔진 준비와 앵커 준비를 요청한 것처럼 항해일지를 허위로 꾸며 선원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측 선장 A씨와 항해사 B씨도 사고당일 예인선단이 접근하는 것에 대한 견시의무를 소홀히 했고 충돌위험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 않아 충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발표 이후에도 향후 필요한 사안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오는 22일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신문광고 형식으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그러나 검찰이 쌍방과실로 발표하자, 기름유출의 1차적 배상 책임은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상 유조선측에 있다며 구체적인 배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과 태안유류피해대책위는 23일 국회와 삼성 본관 앞에서 주민 3천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갖고 삼성중공업의 대국민 사과 및 주민보상, 환경오염 복구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