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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실패 불구, 철수 성공한 까르푸 배워야"

LG경제硏, 사업 실패시 효과적인 철수마케팅 전략 구사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적응에 실패,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까르푸가 ‘실패한 사업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철수한 모범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가장 유리한 시점에 가장 유리한 여론을 조성해 12억달러 이익 남겨"

LG경제연구원은 30일 발표한 보고서 ‘까르푸 철수가 남긴 교훈’에서 “현지화 전략 부재, 국내 납품업체와의 마찰과 사회적 책임의식 결여 등으로 까르푸의 10년간 투자수익률은 1.48%에 불과했다”며 “전국 32개 매장을 이랜드에 1조7천억원에 넘기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으나, 기막힌 철수 전략으로 실질적으로는 1백66%의 양도차익을 남기는 성공적인 철수를 했다”고 평가했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 2위 소매 유통 업체 까르푸는 ‘2위 권내에 진입하지 못하면 과감하게 철수하되, 가장 유리한 시점에 가장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전략을 세웠고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며 ”까르푸는 96년 6억9천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훌륭한 매각 협상으로 2006년 18억4천만 달러를 손에 쥔 채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은 “2위권 진입에 실패한 일본과 멕시코에서 철수한 것처럼 까르푸의 한국 철수는 예정된 결론이었다”며 “그러나 까르푸는 롯데가 이마트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올 시점을 협상 시기로 선택했고 결론적으로 까르푸는 대박을 안은 채 여유만만하게 한국을 떠나게 됐다”고 이 평가했다.

연구원은 까르푸의 한국시장 실패 3대 요인으로 ▲현지화 노력 미흡 ▲현지 파트너와의 마찰 ▲사회적 책임 의식 부족을 꼽고, “한국 소비자의 경우 대형 할인점에서 신선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까르푸는 유럽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 적합한 공산품 위주의 제품 구성으로 한국 소비자를 대하는 등 현지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획일적으로 고집하려는 까르푸의 글로벌 경영 방식 때문에 결국 한국시장 정착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1996년 부천 중동점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던 까르푸가 세계 2위 소매 유통 업체라는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채, 더구나 철수 과정에서 보여준 까르푸의 비상식적인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고 당분간 한국 사회에서 까르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비난 여론 속에서도 까르푸는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의 결과로 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철수 시점, 의사결정, 철수방법, 인수방법 등 4대 적정성 확보해야

연구원은 “철수 과정에서 까르푸가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우 효과적인 철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특히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비즈니스적인 결정이었는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며 “모든 경쟁업체가 한국까르푸 인수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한국까르푸는 매각 절차의 정당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철수 시점의 적절성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철수시점의 적절성과 함께 ▲철수 의사 결정의 적정성 ▲철수 방법의 적정성 ▲인수 방법의 적정성 등 '4대 적정성 효과'가 까르푸의 성공적인 철수전략으로 이어졌다며 “기업이 실패한 사업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빠져 나올 수 있기 위해서는 ▲사업 지속 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 수용 ▲기존 조직의 역할 갈등 극복 ▲타당하고 명확한 철수 이유 제시를 통한 철수 전략의 적정성 확보라는 교훈을 까르푸의 철수에서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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