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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압승, 돈 아닌 '풀뿌리 시민참여'의 승리"

[김동석의 '아이오와 코커스 현장' 중계] '그래스 루트' 전술 적중

2004년 1월 아이오와 코커스를 일주일 앞두고 민주당의 다크호스인 하워드 딘은 바람처럼 몰아친 상승세에 그만 심취해 버렸다. 지나친 자신감에 스스로 오만해졌고 그러한 오만이 심지어는 보좌관들에게도 영향을 끼쳐서 모두가 자만에 빠지고 말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아이오와 유권자들이 그것을 그냥 지나칠리 만무했다. 그렇게 기세가 등등했던 하워드 딘은 그만 경선의 시작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일순간에 추락했다.

경선의 시작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예상을 뒤엎고 오바마가 큰 격차를 벌려 힐러리를 따돌렸다. 변화를 강조하면서 바람을 몰고 온 오바마는 화려한 경륜을 강조하고 준비된 대통령후보로서의 대세론으로 조직을 장악해 온 힐러리의 콧대를 눌렀다. 수천명의 지지자들과 당 위원장인 '하워드 딘'이 지켜보는 승리연설에서 오바마는 승리의 공을 전국으로부터 몰려온 수천명의 자원봉사 운동원들에게 돌렸고, 현명한 아이오와 유권자들에게 꼭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겸손한 약속을 했다.

그야말로 신중하고 겸허하고 그리고 치밀하게 준비한 모습을 보였다. 캘리포니아에서 날라와 일주일째 오바마의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중년여성 한 사람은 "오바마의 매력은 약간의 부끄러움이 보이는 넘치는 자신감, 바로 그것"이라며 오바마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다수 유권자를 점유하고 있는 중남부의 보수층이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것인가'란 질문에 그는 "중남부 유권자층에선 오히려 반힐러리 세력이 더 강하다" 라고 반박했다.

투표율을 끌어올려야 이긴다고 결론을 낸 오바마 캠프는 코커스 일주일 전 연말과 주말에 전국에서 수천명의 운동원들을 불러 들였다. 4년전 코커스 참가 당원의 숫자가 12만명이었다. 이번에는 20만명이 훨씬 넘는 당원들이 아이오와 코커스에 참가했다. 부동층과 젊은층을 끌어들이면 승산이 있다는 오바마 캠프의 전략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은 것이다. '여론몰이' 로 미디어에 자금을 쏟아부은 힐러리 방식과 좋은 대비가 된다.

오바마는 그래스 루트(Grass Root, 풀뿌리 시민참여) 운동 전략으로 갔다. 남녀노소를 막론한 헌신적인 운동원들이 풀뿌리 당원들을 만나는 방식이었다. 에드워즈 전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훈련되고 준비된 소수 운동원들의 현장 방문식 그래스 루트 운동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3일 드모인공항에 도착한 필자는 곧바로 오바마측 본부로 갔다. 중년의 흑인여성 한사람이 본부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모두가 코커스 현장으로 나가 당원들을 직접 만나 오바마 지지를 설득한다는 방침이라서 정작 본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어 곧바로 힐러리 캠프로 갔다. 보좌관들과 당간부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코커스에서 이긴 뒤 일정을 의논하는 모습도 보였다. 코커스 시작 훨씬 전인 낮 시간에 양 진영간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운동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바닥을 누볐는지 오바마가 코커스 첫 관문에서 15%를 얻지못한 후보들의 표를 2차투표에선 독점하는 현상이 나오기도 했다. 어느 카운티에서는 빌 리차드슨이나 조 바이든 지지자들이 2차 투표에서는 오바마를 밀어 주기로 합의를 본 곳도 있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며 사상 첫 흑인대통령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오바마 ⓒ 위키피디어

공화당에선 지난 11월 말경부터 공화당쪽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질주해 온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주지사가 거의 1천만달러 수준의 선거자금을 쏟아 부은 미트 롬니를 큰 격차를 벌리면서 따돌렸다. 만일에 허커비가 뉴햄프셔에서도 1등을 한다면 그야말로 공화당에서는 허커비 대세론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뉴햄프셔에선 존 매케인이 버티고 있으며 오래 전부터 미트 롬니가 아성을 쌓아왔기 때문에 허커비에게 아이오와 같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일찌감치 아이오와를 포기한 전국 지지율 선두주자 루돌프 줄리아니는 상위권에서 밀려난 6위에 그쳤다. 미디어 관계자들에겐 그것이 큰 이야기거리이기도 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허커비는 그의 선거운동원들이 마치 어느 기독교 교단에서 파송하는 선교단원들을 연상시키게 하고 있다. 취재에 열을 올리는 기자들은 남부지역의 기독교 보수세력들이 합의를 한것 같다고 이구동성이다.

드모인시 컨벤션센타에 마련된 프레스 본부는 전세계의 3천여개 이상의 미디어 회사들이 등록을 해서 취재경쟁을 벌렸다.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엔 전세계 TV방송사들의 카메라 조명으로 그 큰 실내의 온도가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역시 아시아권에선 일본의 미디어세가 강했다. <NHK>는 별도의 스튜디오를 마련해서 중계를 하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중국이나 인도계의 커뮤니티 방송이 나왔으며, 워싱턴의 한국특파원들의 취재경쟁도 눈에 들어왔다. 프레스센터에는 각 테이블에 인터넷 라인과 유선전화도 설치를 해서 각 나라의 라디오 방송 중계의 편의도 배려를 했다. 필자도 KBS, MBC라디오방송의 요청으로 실시간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LA나 뉴욕의 동포사회 한국어 미디어도 이렇게 미국 정치행사의 절정인 예비경선장을 동포들에게 생생하게 소개를 할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2008년엔 예비경선 일정이 좀 변경되어서 한인들이 밀집된 캘리포니아,뉴욕,뉴저지가 같은 날 동시에 예비선거가 치뤄진다. 이것은 기회이다. 한인유권자센타 소장으로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에 참가한 목적은 유력후보 캠프의 담당자들을 만나서 한인유권자들의 투표율 상승세와 표쏠림현상(몰표 가능성)을 설명하고 그들이 한인 커뮤니티 언론매체(한국어 방송이나 신문)에 선거광고를 내라고 설득하기 위해서다.

자본주의 시회에선 돈이 가장 정직하다. 한인사회내에 정치인들의 투자가 생기면 곧 그것이 한인유권자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것이 된다. 지금까지 정치인들에게 한인들이 지원하고 지지한 것을 되찾아옴으로써 한반도와 미국내 한인들에게 의미 있는 2008년 미국 대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발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미국의 대선열기를 한반도와 미국, 그리고 세계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드는 현명한 참여와 지원이 필요한 때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4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고,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한국어 정치광고를 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을 높임에 따라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미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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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9 14
    락펠러

    안 웃기는 쇼지
    저래본들 기득권의 졸개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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