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미친 바람'이 불고 있다" 파문
"우리당 안되고 한나라당이니 괜찮다는 건 억지논리"
임 의원은 28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올린 '고난의 십자가를 진 강금실을 지켜주소서!'라는 글에서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서울시장을 비롯한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승리의 여신은 열린우리당이 아닌 한나라당을 향해 미소 짓고 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캠페인본부장을 맡고 있는 임 의원은 "열린우리당이라서 안되고 한나라당이니까 괜찮다는 억지논리, 서울 은평구에서는 재개발비리에 연루되어 선거운동 중 구속된 한나라당 시의원 후보조차도 압도적 차이로 당선되기 직전에 있을 정도로 비이성적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며 "광풍(狂風)이 불고 있는 것 같다. 광풍을 피해갈 수 있는 열린우리당 후보는 불행하게도 별로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어 "광풍의 한가운데에 강금실이 서 있다. 그녀는 지금,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형극(荊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며 "기성 정치권이 범했던 모든 잘못이,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가 보여주었던 모든 오류가 지금 강금실의 어깨를 내리누르는 십자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녀는 심판받아야 할 기성 정치인을 대신하여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서 있다"며 "광풍이 휘몰아치는 허허벌판에서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선 강금실을 지켜주소서"라고 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임 의원은 "단 한번이라도 강금실과 오세훈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노란 셀로판지에 비친 세상이 노랗게 보이듯, 불신의 셀로판지에 비친 정치, 정당(政黨)의 셀로판지에 비친 후보 또한 제대로 볼 수가 없다"며 "불신의 눈이 아닌, 정당의 눈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한나라당이 어찌 만능키일 수 있느냐? 어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려 하신단 말이냐"며 "오세훈후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서울시민은 4년간을 후회와 실망 속에 살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경고로 글을 마감했다.
임 의원의 '광풍' 주장은 우리당이 펴고 있는 선거전술인 '인물론'이 먹혀들어가지 않는 데 대한 불만 토로로 해석되나, 5.31선거 과정에 터져나온 '성난 민심'을 '미친 바람'에 비유한 대목은 아직도 임 의원 등이 한나라당이 예뻐서가 아니라 우리당이 너무 싫다는 민심 이탈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또하나의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임 의원은 민심을 '미친 바람' '억지논리'로 매도하기에 앞서 이라크 파병에 반대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강행하자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하는 등 일관되지 못한 정치행보를 보여온 대목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임 의원의 글 전문.
고난의 십자가를 진 강금실을 지켜주소서!
지금 이 순간 제 가슴은 미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가슴 한 가운데가 뻥 뚫린 것 같습니다.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서울시장을 비롯한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승리의 여신은 열린우리당이 아닌 한나라당을 향해 미소 짓고 있습니다.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차분하게 따져볼 마음도,
TV토론에서의 우열을 평가할 여유도,
후보의 인생역정과 업무능력을 판단해볼 이유도 없을 정도로
유권자의 표심은 굳어져 가는 듯 합니다.
열린우리당이라서 안되고 한나라당이니까 괜찮다는 억지논리,
서울 은평구에서는 재개발비리에 연루되어 선거운동 중 구속된
한나라당 시의원 후보조차도 압도적 차이로 당선되기 직전에 있을 정도로
비이성적 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풍(狂風)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광풍을 피해갈 수 있는 열린우리당 후보는 불행하게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광풍의 한가운데에 강금실이 서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형극(荊棘)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기성 정치권이 범했던 모든 잘못이,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가 보여주었던 모든 오류가
지금 강금실의 어깨를 내리누르는 십자가입니다.
우리시대 모든 정치인이 져야할 고난의 십자가를
그녀가 져야하는 것은 과연 정당합니까?
불신의 죄를 패배의 벌로 받고 있는 강금실은 과연 유죄(有罪)입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그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고독과 설움을 벗 삼으며 책과 씨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그녀가 되었습니다.
최초의 여성 법무부장관으로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불법 대선자금을
명명백백히 밝혀냄으로써 깨끗한 정치의 신기원을 열었습니다.
그녀가 정치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열린우리당과 정치권 전체를 향하여
정치혁명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정치인들 그동안 뭐했습니까?”라며.
그녀는 심판받아야 할 기성 정치인을 대신하여
고난(苦難)의 십자가를 지고 서 있습니다.
광풍이 휘몰아치는 허허벌판에서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선 강금실을 지켜주소서.
열린우리당에게 가해지는 채찍과 경고를 받을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참여정부에게 보내는 불신과 비판의 호통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어찌 만능키일 수 있습니까?
어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려 하신단 말입니까?
지금 선출되는 단체장과 지방의회는
앞으로 4년간 우리 국민의 생활과 지역발전을 책임져야 할 지방권력입니다.
서민의 의견을 ‘가급적’ 받아들이겠다는 反서민의 철학,
자립형사립고를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하는 게 안 된다면
자립형이란 말을 떼어내면 되지 않겠냐는 철학부재의 교육관,
세운상가 재개발 공약에 대해 입주상인들과 합의가 안 되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빈곤한 개발관.
이런 오세훈후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서울시민은 4년간을 후회와 실망 속에 살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선거는 과거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미래(未來)에 대한 계약(契約)입니다.
단 한번이라도 강금실과 오세훈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합니다.
노란 셀로판지에 비친 세상이 노랗게 보이듯,
불신의 셀로판지에 비친 정치,
정당(政黨)의 셀로판지에 비친 후보 또한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불신의 눈이 아닌, 정당의 눈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눈으로 봐야 합니다.
강금실을
과거에 대한 심판으로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계약으로서
선택해 주십시오.
강금실에게서 고난의 십자가를 내리고
희망(希望)의 무지개를 받쳐 들게 하소서.
강금실을 지키는 힘은
5월 31일 청년세대의 투표에 달려 있습니다.
민주주의(民主主義)는 참여의 예술입니다.
미래에 대한 계약, 오세훈이 아니라 강금실입니다.
서울시민의 결단을 호소합니다.
2006년 5월 28일
서울시장후보 강금실 선거대책본부 캠페인본부장
국회의원 임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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