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도중 "박근혜 대표님, 고맙습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 공방이 벌어졌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23일 성동구에서 가진 유세에서 "박근혜 대표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우리 구호 한 번 외치자"라고 말한 뒤 "박근혜 대표님, 고맙습니다"라고 외쳤다. 이를 두고 열린우리당을 비롯, 민주-민노당까지 맹성토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의 우상호 대변인은 25일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서울시를 이끌어가겠다는 서울시장 후보가 박근혜 대표의 사건으로 자신에게 다가왔을 정치적 이득을 생각해서, 그 정치적 이득이 고마워서 선거운동원들에게 고맙다고 독려할 수 있나"라며 "그것이 과연 정치를 하는 정치인의 자세인지 참으로 통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장전형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표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뭐가 고맙다는 것인지 우리 상식으론 알 수가 없다"며 "위로하고 쾌유를 빌어야 할 판에 고맙다고 한 것이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노당의 박용진 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실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실언이기는 하겠지만 오세훈 후보의 감사 구호는 한나라당이 이번 테러에 겉으로는 침울하지만 화장실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는 눈총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꼬았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오세훈 후보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나 대변인은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표가 수술 전 '선거운동 차질없이 하라'고 말한 것이 생각나 순간적으로 고맙다고 말한 것"이라며 "피습사건으로 지지율이 올라서 고맙다고 했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말도 안되는 공세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