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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압승전략, "이명박 55%는 득표해야"

검찰 발표후 이명박쪽 지지 봇물, 이회창-정동영쪽은 급제동

검찰의 '이명박 무혐의' 발표 직후부터 정가에 간단치 않은 변화가 읽히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쪽으로는 인사들이 쏠리는 반면, 이회창-정동영 측으론 발길이 끊기는 조짐이 곳곳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것.

민첩한 JP "이명박 지지"

가장 민첩한 반응을 보인 쪽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다. 그는 검찰 발표 직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의 무혐의 발표를 축하하며 "이명박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에 화답, 6일 청구동 자택으로 김 전총재를 찾아가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이회창 후보가 독자출마한 데다가 최근 심대평 국민중심당대표까지 이회창 지지선언을 하자, 충청권 표를 크게 잠식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구멍가게" 발언으로 심 후보에게 이회창 지지 빌미를 제공한 이방호 사무총장이 이명박 후보에게 크게 질책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검찰 발표후 JP가 먼저 전화를 걸어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한나라당 분위기는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비록 JP가 퇴장한 정치인이기는 하나, 그가 충청권에서 갖는 상징성이 아직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발표후 한나라당에는 JP외에 민주당 인사 등 그동안 검찰 수사발표를 주시해온 여러 곳에서 입당 타진이 봇물 터진 상태다.

검찰이 5일 이명박 후보의 각종 연루 의혹에 대해 `전면 무혐의'를 밝히자, 당사에서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보던 한나라당 박형준, 나경원 대변인과 부대변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이회창 쪽엔 급제동

반면에 정동영-이회창 후보쪽에선 반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동영 신당 후보측은 검찰 발표가 나오기 전만 해도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지지선언, 문국현 후보의 단일화 협상 수용 등으로 세를 모아가는 분위기였다. 정동영 후보는 곧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고건 전총리를 만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특히 고건 전총리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오비이락인가. 고건 전총리가 검찰 발표직후 성명을 통해 "대선에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로서는 극히 낙망스런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회창 후보측도 오십보백보다. 이 후보측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박근혜계의 추가탈당 등을 자신했었다. 또한 다른 군소후보들의 추가 지지도 기대했었다. 실제로 정근모 참주인연합 후보는 며칠전 이회창-심대평의 실명까지 직접 거명하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발표후 정근모 후보는 성명을 통해 "며칠 전 ‘정근모 후보가 모 후보를 지지하고 사퇴한다’라는 오보가 신문, 방송에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명백한 오보이기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바이며 저 정근모는 대선 레이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 후보와 같이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

"55%는 득표해야", 한나라 '압승 전략'

물론 검찰 발표에 대해 신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이회창 후보측은 '김경준 육필메모'를 근거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BBK 특검 추진 등 강도높은 대응을 선언한 상태다. 또한 에리카 김이 추가폭로를 예고하는 등 BBK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최대 고비를 넘었다는 분위기다. 당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하 검찰이 이런 발표를 했는데 여당의 정치공작 운운은 웃기는 얘기 아니냐"며 "대다수 국민들도 검찰 발표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기세를 몰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이명박 후보가 최근 유세장에서 "참여정권의 실정을 청산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힘을 몰아달라"고 호소하고, 검찰 발표직후 "좌파세력, 국정실패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권교체세력과 연대하겠다"며 외연확대 의지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후보측은 이렇게 외연을 최대한 확대할 때만 당내에서 절반의 지분을 쥐고 있는 박근혜 전대표 등과의 향후 관계도 우월적 위치에서 컨트롤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정몽준 의원 영입을 통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이 후보측 판단이다.

이 후보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위인사는 연말대선 목표와 관련, "55%는 득표해야 하고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압승을 거둘 때에만 집권후 이 후보가 소신껏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가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을 '이명박 대 김경준' 대결구도로 묘사하기도 했다. BBK 의혹의 비중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검찰의 무혐의 판정으로 대선의 균형이 급속히 흔들리는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섭,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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