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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택연금, 출발지 봉쇄, 총기 위협까지...”

범국민대회 조직위 경찰 불법사례 폭로, 손배 청구 검토

<사례1> 11일 광화문. 종각에 친구를 만나러 가던 이승기(72)씨는 마침 집회 참가자들의 해산 작전에 나선 경찰들이 시위대로 오인, 폭행을 강해 중상을 입었다. 머리를 12바늘 꿰맸고 오른쪽 갈비뼈 4개가 골절됐으며 폐에서는 출혈이 발생했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산소공급 및 치료를 받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경찰에게 응급 후송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사례2> 11일 진주시 명석면. 농민들은 전세버스 6대를 빌려 서울에서 열리는 범국민대회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전경버스를 동원해 면사무소 앞 도로를 봉쇄했다. 농민회 간부들은 아예 집 앞에서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이날 진주농민회는 전세버스 대여료 1천80만원을 허공에 날렸다.

조직위 “각종 인권탄압, 정부와 경찰은 이성을 잃었다”

‘한미FTA 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를 위한 2007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위원회가 16일 공개한 경찰의 불법 사례들이다.

조직위와 인권단체연석회의,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 인권단체들은 이날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1일 범국민대회에서 벌어진 경찰의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했다.

범국민대회 조직위와 인권단체들은 16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이택순 경찰청장 퇴진, 관계자 직위 해제를 요구했다.ⓒ민주노총


조직위는 “경찰 당국은 지역의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군사독재시절을 방불케 하는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직위는 또 “경찰의 저지에도 2만5천명에 달하는 이들이 서울시청 광장에 집결해 대회가 성사되자 경찰은 온갖 방법으로 시위대를 위협하고 자극했다”며 “정부와 경찰 당국은 당시 이성을 잃어버렸다”고 맹비난했다.

조직위가 공개한 경찰의 인권유린 및 폭력진압 사례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서울에서 열린 한미FTA저지 범국민대회와 마찬가지로 공안정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동 제한과 감시, 미행과 협박이 되풀이됐다.

“경찰, 상경 저지 위해 농민 감금하고 버스 이동 차단”

경남 창원에서는 경찰이 전세버스의 열쇠를 빼돌려 상경을 저지하거나 도심 대로에서 전경차량으로 버스를 둘러싸고 이동을 막았다.

경남 거창과 경기도 성남에서는 경찰서장 명의로 버스회사에 협박공문을 보냈고 남해에서는 전세버스 회사에게 계약을 하지 못하게했다. 산청에서는 경찰이 면담을 명목으로 오전 내내 농민회 회장을 감금하기도 했다.

경남 의령에서는 노동자와 농민들이 경찰의 봉쇄를 뚫고 상경 하려 하자 경남지방경찰청 소속 이 모 경위가 “다 쏴버리게 총을 달라”고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경찰은 농민들의 항의가 거세자 발언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경남조직위는 이 모 경위의 직위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경남 함안과 청주 흥덕에서 경찰이 전세버스 회사에게 보낸 공문.ⓒ한국진보연대


이날 전국적으로 상경을 저지당한 노동자, 농민은 3만여명(경찰 추산 1만5천명)에 달했다. 전국에서 올라오지 못한 전세버스는 파악된 지역만 3백40여대였고 피해액은 3억원을 넘었다.

임산부 보호하려던 농민, 방패 가격으로 전치 6주 부상

경찰의 인권탄압 사례는 어렵게 성사된 서울 본대회에서도 이뤄졌다. 집회 참가자가 아닌 일반시민들에 대한 폭행사례는 이승기씨 말고도 여럿이었다. 인권단체 인권운동사랑방의 집회 실시간 모니터링에 따르면 광화문 동화면세점 뒷 길에서 한 여성이 통행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욕설을 퍼붓고 발길질을 가했으며 종국에는 방패로 이 여성을 가격했다.

집회 참가자들의 광화문 진출 과정에서도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의해 5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진군 농민회 곽모씨는 주변의 임산부를 보호하다가 방패에 가격당해 갈비뼈 4개가 나가는 전치 6주의 중상을 입는 등 충돌이 벌어졌던 광화문, 안국동, 서대문 일대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조직위는 “11일 집회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성을 잃은 정부와 경찰 당국에게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 ▲이택순 경찰청장 퇴진 ▲지역 경찰 담당자 직위해제를 요구했다.

이날 경찰과 집회 참가자, 양측의 충돌로 모두 1백여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한국진보연대


조직위 “노무현 사과, 이택순 퇴진”, 경찰청 “성공적인 집회 차단.관리, 표창할 것”

조직위는 또한 경찰의 과도한 집회 방해에 의해 초래된 물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국가인권위 제소, 고소.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12월 1일로 예고한 2차 범국민대회를 대규모로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은 15일 1차 범국민대회와 관련해 성공적인 상경차단, 대규모 집회 안전관리를 명목으로 60여명의 집회관리 유공자와 지역별 우수 지방청을 선정해 표창 및 격려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전국에 총 4백21개 중대, 6만4천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본대회가 열린 서울에는 특히 총 2백31개 중대와 헬기, 물대포 등을 동원했다. 경찰이 이날 검거한 집회 참가자는 1백41명, 경찰 부상자는 47명이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21 16
    답답

    데모하는쪽으로 뭐하러 걸어가냐?
    척보면 모르냐?

  • 19 10
    박민수

    경찰관 쏴죽이겠다는 사건 관련은..
    전혀 사실과 다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내용만 가지고 기사를 쓰지 마시고 경찰 보도 해명이라던가
    그런걸 들어보셨으면 좋겠네요.
    이런 편파적인 보도는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전 참고로 전경이고 저 기자회견 내용과 경찰 해명을 모두 들었고, 40명의 집회자들이 16명의 의경,경찰직원을 집단 구타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산부가 집회 참가했다는것도 좀 어이없고..
    폭력사태 있을것을 뻔히 알면서 참여했다는게..다른 의도가 있는게 아닌가 싶고..
    너무 편파적 보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중앙지에서도 경찰 보도 해명이 짧게라도 다 들어갔는데..이 기사는 농민 보도만 다루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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