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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광주 폭도로 몰았던 <조선>이 또 왜곡"

민언련 등 ‘평택 왜곡 보도’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

“조선일보에 거듭 경고한다.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평택 문제에 입을 다물라. 그것이 한국사회를 더 이상 ‘혼란 속으로’ 몰아넣지 않는 길이다.”

평택 범대위와 민언련, 언론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앞에서 ‘평택 미군기지 반대운동 음해, 폭력진압 선동 조선일보 왜곡보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의 17일, 18일 기사와 사설을 맹성토했다.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았던 조선일보, 이제는 평택인가”

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쟁 없는 나라, 평화가 깃든 나라, 민족의 주체성이 확립된 나라”라며 “이런 우리의 꿈을 무조건적인 친북과 반미라는 저열한 색깔공세로 몰아가는 조선일보가 원하는 나라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평택 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조선일보는 광주에서 시민들이 피눈물을 흘릴 때도 앞장서서 그들을 폭도라 칭했고 이후 민주화운동을 인정받았음에도 아직까지 공식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며 “우리는 국수적이고 폐쇄적인 시각으로 미국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한반도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평택 이전반대운동의 취지를 밝혔다.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도 “평화를 외면하고 주민들의 최소한의 저항권에 공권력 동원을 운운하는 조선일보는 더 이상 언론으로 볼 수 없다”며 “여전히 자신들이 권력 위엑 군림해 이 나라를 좌우할 수 있다고 믿는 범죄집단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19일 오전 문을 걸어자금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최병성


조선일보는 지난 17일 ‘2002년 여중생 범대위를 구성한 52개 단체 가운데 33개가 평택 범대위에 참가하고 있음을 밝혀냈다’는 기사를 1면 톱으로 실었다. 이어 18일에는 ‘평택 범대위가 꿈꾸는 나라는 무엇인가’라는 사설에서 전날 기사를 인용하며 “이 같은 사실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소요가 현지 농민의 농지 경작권과 무관한 반미 이념투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범대위를 향해 “그들이 지금 안절부절못하고 몸 달아하는 것은 오로지 북한 김정일 정권의 안위”라며 “몸만 대한민국 영토를 딛고 있을 뿐 그들의 마음속 조국은 따로 있는 것”이라고 원색적인 색깔공세를 퍼부었다.

사설은 한발 더 나아가 평화적 대화를 강조한 국무총리와 민간인과의 충돌 자제를 군에 명령한 국방부장관에게 "무엇 때문에 당신들이 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뒤엎고, 대한민국의 헌법을 짓밟고, 대한민국의 국기를 모독하고, 대한민국 국군을 능멸하는 세력들 앞에서 넉을 잃고 손을 놓고 대한민국을 그들의 손아귀에 송두리째 내주려 하고 있는가”라며 강경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민언련 “조선일보는 한국사회 혼란 속으로 몰지 말고 입 다물라”

한편 이와 관련, 민언련은 이날 논평을 내고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비논리적이고 악의적인 음해로 평택 주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나섰다”며 조선일보의 기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민언련은 조선일보가 17일자 기사와 18일자 사설을 통해 ‘여중생 범대위와 평택 범대위의 중복을 평택 주민과 관계없는 반미운동’으로 보도한 것과 관련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운동에 대한 악의적 음해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여중생 범대위에 참가한 단체들이 평택 범대위에도 참가했다는 사실이 왜 문제가 되는지, 어떻게 ‘평택 주민들과 무관한 반미 이념투쟁을 확인시켜주는 이해할 수 없다”며 “조선일보의 이같은 근거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을뿐더러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고 나선 평택 주민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민언련은 “(한반도 전체의 평화를 깨뜨리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반대하는 것이 어떻게 ‘오로지 북한 김정일 정권의 안위’를 위한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조선일보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북한 정권만 무너뜨린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국민의 안위는 아랑곳없이 미국의 요구에만 충실하겠다는 ‘맹목적 숭미’의 발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언련은 조선일보가 정부의 강경대응을 촉구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다치고 연행됐다”며 “도대체 조선일보는 평택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더 폭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언련은 “다시 한번 조선일보에 거듭 경고한다”며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평택 문제에 입을 다물라. 그것이 한국사회를 더 이상 ‘혼란 속으로’ 몰아넣지 않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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