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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공격축구 살아났다.

컵대회 개막후 12경기중 0-0 무승부 단 1경기. 경기당 2.75골

월드컵대표선수들이 빠진 K리그가 화끈한 공격축구로 부활하고 있다.

K리그 정규시즌 전기리그를 마감하고 지난 14일부터 2006 삼성하우젠컵대회(이하 컵대회)가 개막된 가운데 지난 17일까지 모두 12경기가 펼쳐졌다.

2006 독일월드컵 대표선수들이 빠져나간 각 구단은 그동안 벤치를 지키던 백업멤버들과 신예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이들이 펼치는 활기차고 참신한 플레이로 K리그가 훨씬 공격적이고 재미있어졌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올시즌 K리그는 전기리그 내내 0-0 무승부 경기를 양산하며 재미없는 수비축구로 축구팬들을 실망시켰고, 결국 전년대비 경기당 관중수가 무려 10% 가량이나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화끈한 공격축구 살아나고 신예선수들 맹활약에 경기당 2.75골 터져

전기리그 경기당 평균득점은 2.11골로 그나마 2.11골이라는 수치도 가뭄에 콩나듯 몇 경기에서 6골 이상의 다득점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평균득점을 올려 놓았을뿐, 실제로 이들 다득점 경기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평균득점은 경기당 2골이 채 안된다.

여기에 총 91경기중 0-0 무승부경기가 전체의 22%인 20경기에 달했다. 수비위주의 경기운영에 골도 나오지 않고 맥빠진 무승부경기가 속출하는 K리그 경기를 팬들이 외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컵대회들어 지난 17일까지 치른 12경기중 득점이 나지 않은 0-0 무승부 경기는 단 1경기에 불과하고, 총 33골이 터져 경기당 2.75골을 기록했다. 전기리그 경기당 평균득점보다 0.68골이 더 늘어난 수치다. 또한 지난해 K리그 경기당 평균득점 2.59골을 능가하는 수치다.

당초 이번 컵대회는 대표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경기를 펼쳐야하는 이유로 축구팬들의 관심이 더욱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축구팬들의 모든 관심이 파주NFC로 몰려있는 상황에서 컵대회를 치르고 있는 각 구장의 관중석은 전기리그 때보다도 더 썰렁한 모습이다.

주전선수 대표차출로 빠진사이 코칭스텝 눈도장 받기위한 후보선수들 경쟁 치열

지난 17일 성남일화와의 경기에 앞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는 수원삼성 선수들 ⓒ뷰스앤뉴스


그러나 경기내용만큼은 대표선수들이 모두 활약했던 전기리그의 내용보다 오히려 화끈하고 재미있어졌다는 평가다. 골도 많이 터지고 경기진행템포도 훨씬 빨라진 모습을 보이는 등 그동안 팬들이 요구하던 '재미있는 축구'에 근접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주전선수들에 밀려 좀처럼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던 비주전선수들과 새로이 프로팀에 입단한 새내기 선수들의 입장에선 주전선수들이 월드컵대표팀으로 빠져있는 이번 컵대회 기간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코칭스텝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까닭에 포지션을 막론하고 사력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최근 K리그 경기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때마다 관중들 사이에서 "저 선수는 누구야? 처음 보는데..."라며 관심을 보이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차범근 감독(수원삼성)은 "팀성적은 부진하지만 신예선수들의 플레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팀의 '뉴페이스'들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기리그 부진했던 팀들 컵대회 좋은 성적으로 명예회복, 분위기 반전 노려

또한 이번 컵대회에서는 전기리그에서 부진했던 팀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7경기 연속 무승의 무진에 시달리던 FC서울은 김병지를 위시한 국가대표급 멤버진을 앞세워 컵대회 개막 2연승을 기록하며 컵대회 중간순위 선두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명예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전기리그 꼴찌 제주 유나이티드도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며 역시 개막 2연승을 거둠으로써 후기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반전에 일단 성공했다.

이밖에도 아쉽게 전기리그 우승을 놓친 포항스틸러스와 전기리그 우승에 이어 컵대회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K리그 최강팀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하겠다는 각오에 불타는 성남일화 등 우승컵을 향한 각 구단의 경쟁이 정규시즌보다 오히려 더 치열한 양상이다.
팀별로 13경기만을 치러 최종우승팀을 가리는 대회이니 만큼 매회 펼쳐지는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 없는 의미를 갖는 점도 구단들이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맥빠진 수비축구로 팬들을 실망시킨 K리그가 무명 신예선수들의 참신한 플레이와 명예회복을 노리는 각 구단들의 강한 우승의지가 맞물려 다시금 부활하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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