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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DJ 말씀" 앞세워 광주 유세

학생들 시위로 당초 유세일정 대폭 축소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가 18일 광주에서 지방선거 첫 유세를 가졌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광주 지역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것에 비교하면 다른 날도 아닌 5월18일 광주 도심에서 유세를 가졌다는 것은 큰 변화이나, 학생들의 시위로 당초 예정시간을 크게 앞당겨 끝내야 했다.

박근혜 대표는 당초 5·18기념식에 참석한 후 오전 11시30분부터 옛 전남도청 맞은편 '민주의 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한 뒤 낮 12시30분까지 광주우체국과 충장로 1가부터 3가까지 거리 유세를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오전 11시부터 한총련 소속 대학생 1백여명이 먼저 '민주의 종' 앞을 차지하고 "광주학살의 후예는 광주를 모욕말라"는 플래카드와 "5월 광주학살의 후예, 반민주정당 한나라당은 광주를 당장 떠나라" 라고 구호를 외치며 격렬히 항의, 기자회견을 포기하고 거리유세도 시위가 계속되자 20분만에 끝내야 했다.

박 대표는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지난번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 김 전 대통령께선 앞으로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당부하셨다"며 "저는 할 수만 있다면 앞장 설 것"이라고 DJ와의 친분을 앞세워 지역의 차가운 민심을 녹이려 애썼다. 박 대표는 이어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명"이라며 "광주는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 왔는데 이제 국민통합과 선진한국을 이루는 데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날 광주 유세는 종전에 비해 크게 발전한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자평이나, 이날 유세 단축에서도 볼 수 있듯 아직 한나라당이 넘어야 할 산은 많고도 많아 보였다. 한나라당의 '진정성'을 아직 믿을 수 없다는 게 대다수 광주시민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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