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대선시계" 빨라지기 시작?
尹에 "결자해지" 요구. 연일 이재명 맹비난, 국힘 고문들과 회동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박형준 부산시장, 김기현-권영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5인 회동'을 갖고 "국리민복을 책임진 세력 내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참으로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 할 수밖에 없다"며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싸잡아 비판한 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외형상 전형적 '양비론'이나, 윤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한 '결자해지'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범친윤 진영에서도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오 시장의 행보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육성' 공개후 정국이 요동치자 더욱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집중 포격, 보수진영내 표심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는 다음날인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며 "결국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달에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이 두 차례 나올 예정"이라며 "'사법 리스크'에 탄핵과 개헌으로 맞불을 놓고 이재명 대표의 대선에 '꽃길'을 깔아주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 당의 ‘아버지’인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를 위해 모든 제도가 총동원되고 있는 모습이 목불인견"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3일에도 또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악이 승리하는 유일한 조건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 모두 이재명 대표가 한 말"이라며 "과거, 선과 악을 나누고 여론재판으로 역사를 후퇴시킨 것은 홍위병들이 했던 일이었고, 단결을 위해 '공동의 적'을 찾았던 것은 나치의 수법이었다"며 이 대표를 홍위병, 나치에 빗대 원색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4일에는 12명의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나라가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임고문단의 조언을 바탕으로 시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당의 중진으로 맡은 바 역할과 책무를 충실하게,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정가에서는 그간 정치 현안과 일정 거리를 두어온 오 시장이 이처럼 적극적 정치행보를 시작한 것은 윤 대통령 '육성' 공개후 대요동치기 시작한 정국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사시 '대선시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지지기반 확충에 본격 나서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인 셈.
오 시장측은 현재 지지율이 정치 중심부에 있는 한동훈 대표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으나, 윤대통령과의 정면 충돌로 인해 한 대표도 동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럴 경우 구심점이 없어진 보수진영에 행정력과 정치경험이 많고 승부처인 서울 및 중도층에도 확장 가능성이 있는 자신이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윤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져들면서 "임기 1년 전까지는 국정에 협조해야 한다"며 한동훈 대표를 비판해온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기 시작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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