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고 10억원을 지원대상이 아닌 영배스님의 흥덕사에 지원하라고 외압을 가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20일 변 전실장이 잘못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의 자성능력이 얼마나 심각한 마비상태에 있는가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증거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변 실장 행위가 적절한지 부적절한지 아직 판단이 안 섰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그 부분은 검찰이 판단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변 전 실장을 통해서 들은 바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특별교부세는 정부부처 어디서든지 요청할 수 있다. 그걸 최종적으로 행자부에서 관리하고 집행한다. 최종적으로 그것이 타당한가 아닌가는 행자부가 판단하게 돼 있다"며 "따라서 변 전 실장의 의견을, 입장을 직접 듣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우리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변 전 실장이 요청했다는 사실만을 놓고 우리가 이것이 문제다라고 볼 수는 없는 대목"이라고 부연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