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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미국, 석유 때문에 이라크 침공"

ORB "이라크전 사망자 120만명", 자이툰 파병연장 쟁점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연장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준(FRB)의장(81)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석유 때문이었다고 폭로해 부시 정권을 궁지에 몰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망한 이라크인 숫자가 1백20만명을 넘어섰다는 조사결과도 나오면서 부시 정권에 대한 국제적 비난여론이 재차 비등하고 있어, 이라크 파병 연장이 연말 한국 대선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어서 노무현 정부와 대선후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그린스펀 "이라크 전쟁은 석유와 관계된 것이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7일 공식출간된 회고록 <격동의 시대>를 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원인과 관련, "이라크 전쟁이 대부분 석유와 관계된 것이라는,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을 인정하기가 정치적으로 불편하다는 게 슬펐다"고 털어 놓았다.

그린스펀의 이같은 토로는 그동안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위해 이라크를 공격했다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과 180도 다른 것이어서, 백악관을 크게 당혹케 하고 있다.

그린스펀은 이밖에 "미연준의 독립성은 절대적인 게 아니었다"며 "미국 정치의 기능 불안정이 내게 큰 신뢰를 주지 않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특히 부시 정권에 대해 "현 정부에선 장기적인 결과에 비중을 둔 엄밀한 경제 정책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며 "현 의회 내 공화당원들과 부시 대통령 모두 회계 원칙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은 "부시 행정부의 이너 서클(inner circle)이 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백악관은 단지 경제 정책에 대한 대변인만을 원한다"고 질타했다.

ORB "이라크전 사망자 120만명 넘어"

그린스펀의 발언과 발 맞춰 이라크전쟁 발발 후 이라크에서 사망한 희생자가 무려 1백2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부시 정권을 한층 궁지로 몰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기관 ORB가 이라크 전국에서 추출한 성인 1천4백61명을 대상으로 '집안에서 자연사가 아닌 전쟁 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인가'를 묻는 샘플 조사를 한 뒤 전국적인 추정치를 계산한 결과 이같이 추정됐다. 그동안 반전시민운동가들은 이라크 전쟁 사망자가 1백만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해왔다.

ORB 조사 결과 유혈 폭력사태가 심각한 수도 바그다드의 경우 성인 2명 중 1명이 가족 중 사망자가 있다고 답했다. 사망 원인별로 보면, 48%가 총격 부상, 20%가 자동차 폭탄 테러, 9%가 공습 폭격, 6%가 사고, 6%가 다른 폭발이나 대포로 각각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학교를 위시한 연구진은 2006년 10월 의학저널 <랜싯>을 통해 이번 추정치의 절반인 65만4천9백65명이 이라크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작게는 39만명, 많게는 94만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옵서버>는 "이번 통계가 맞을 경우 이라크전 희생자는 80만명이 사망한 르완다 대학살 희생자 수를 넘어선다"며 21세기 최악의 민간희생 참극으로 규정했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6 7
    부시

    이젠 이란으로 진군이다
    전쟁이 먹여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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