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17일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며 4월 총선에 강한 위기감을 나타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공언한 것과 달리 이재명 대표 등 ‘친명’ 지도부가 배후에서 좌지우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이재명 지도부를 직격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전략 지역구의 전현직 의원들을 직접 접촉해 지역 경쟁력 등을 거론하며 불출마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그러나 전략 지역구 공천은 당 지도부가 별도로 설치된 전략공관위와 협의해 정하는 게 관례다. 이런 불투명한 행태는 결과에 대한 승복을 저해하고 공천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인적 쇄신 원칙이 현재까진 지도부와 핵심 ‘친명’ 다선 중진들을 피해 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친명계에선 ‘윤석열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인물’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목하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책임이 더 가볍다 할 수 없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후보 경쟁력’을 들어 이 대표가 직접 면담하고 임 전 실장이 신청한 서울 중·성동갑 전략공천까지 검토하고 있다. 인적 쇄신에 찬성하는 이들조차 이런 식의 무원칙에는 고개를 갸웃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조사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36%, ‘제1야당인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가 31%로 나타났다"며 "물론 ‘제3지대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18%에 이른 점이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실정과 경제위기 속에서도 제3지대 여파가 왜 국민의힘보다 민주당 지지도의 더 큰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하는 점은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갤럽 조사결과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설은 "당 주류의 헌신과 자기희생이 전제되지 않은 물갈이로는 감동을 주기는커녕 불필요한 갈등과 분열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역대 총선에서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공천 파동’은 늘 민심 이반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며 총선 참패를 강력 경고했다.
설 연휴 전, '김건희 명품백 수수' 파문이 정점에 달했을 때 조중동은 4월 총선에 극한 위기감을 나타냈었다. 설 연휴 이후에는 <한겨레> 등 진보매체들이 극한 위기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양측 모두 '수뇌'가 문제인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