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6일간 러시아 방문 마치고 귀국길 올라
코로나 후 첫 해외 방문서 역대 최장 체류
양측이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무기 거래'라는 위험한 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면서 서방의 우려가 고조되는 등 신냉전 구도가 가속화, 동북아 정세가 격랑에 휩싸인 양상이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이 탄 장갑 열차가 러시아 연해주 아르툠1 기차역에서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 방문에 나선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인 하산역에 도착, 이날까지 5박 6일 일정을 소화했다.
5박 6일은 김 위원장의 역대 최장 해외 체류 기간이다.
김 위원장은 18일 북한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한 평양에서 출발한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하면 8박 9일의 여정이 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이 해외로 나온 것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처음이다.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것이 그의 마지막 외국 방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에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4년 5개월 만에 다시 만나 약 4시간 동안 회담했다.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는 등 군사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항상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다"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주권 국가를 건설하는 데 항상 함께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후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에 방문할 것을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를 수락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러의 군사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위성 등 첨단 군사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방은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를 거래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우려하며 추가 제재 등을 경고하고 있다.
회담 후 김 위원장은 러시아 극동 지역을 돌며 러시아의 주요 군 시설을 연달아 방문했다.
15일에는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고, 16일에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만나 군 비행장과 태평양사령부를 시찰했다.
이 과정에서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5와 스텔스 전투기 Su-57,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장거리 전략 폭격기 등 러시아의 전략 무기들을 관찰했다.
김 위원장은 일정 막바지에는 군사 분야뿐 아니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둔 행보를 보였다.
지난 16일 저녁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을 관람했고, 이날은 극동연방대를 방문 후 아쿠아리움에서 바다코끼리 공연을 봤다. 또 연해주의 식품 산업 시설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리무진을 타고 이날 아르툠1 역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러시아 동부군관구 의장대와 태평양함대 사령부 군악대의 북한·러시아 국가 연주로 환송을 받았다. 군악대는 열차가 떠날 때 '슬라브 여인의 작별' 행진곡을 연주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관계자들과 악수한 뒤 레드카펫이 깔린 임시 계단을 밟고 기차에 올라타 손을 흔들고, 군 경례를 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 등 러시아 관계자들도 천천히 출발하는 김 위원장의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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