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일 자신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관계에 대한 옹호 발언을 요청했다는 MBC 보도에 대해 "그런 얘기를 전혀 나눈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것이지, 여기서 하는 게 아니다. 내가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고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태 최고위원과 대화 내용에 대해선 "통화를 한 게 아니고 전당대회 다음날 당선축하 인사를 한 것"이라며 "차 한잔하면서 인사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3을 얘기할 때 먼저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멘트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니까 태 최고위원이 자기는 얘기를 했는데 언론이 안 받아줘서 보도가 안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태 최고위원이 전화를 걸어와 '죄송하게 됐다. 과장되게 이야기한 거 같다'고 했고, 그렇게 사과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향후 조치에 대해선 "본인들이 했던 이야기를 내가 조치할 수 있는 일이 있겠나.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MBC가 1일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보좌진들을 모아놓고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돼!' 바로 이진복 수석이 이야기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 수석이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내가)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태 최고위원이)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 최고위원은 보도후 입장문을 통해 "이 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녹취에서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윤석열 정부 1년 -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세미나 참석 후 기자들의 질문에 "본인이 과장했다고, 자기가 부풀렸다고 그러잖아"라며 "왜 자꾸 안했다고 하는데 질문을 하나. 태영호 의원이 아니라고 그랬다"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