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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전성시대' & 민주신당의 앞날

<뷰스 칼럼> 민주신당 지도부 "김진표밖에 사람이 없다"

민주신당과 손학규 '김진표 영입 경쟁'

며칠 전 일이다. 지금은 민주신당에 합류한 열린우리당 출신 중진의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왔다.

"큰일 났다. 김효석이가 김진표를 정책위의장에 앉히려 해. 글쎄 어이없게도 김진표 말고는 사람이 없다는 거야. 이걸 막지 못하면 빼도 박도 못하고 '도로 열린우리당'이 될 텐데, 큰일이야."

비슷한 시기에 손학규 캠프의 한 인사로부터도 '김진표 얘기'를 들었다.

"김진표를 선대본부장으로 데려오려 하는데 쉽지 않아. 김효석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을 시키겠다며 놔줄 수 없다는 거야. 큰일이야. 김진표를 꼭 데려와야 하는데."

비록 정반대 의미이긴 하나, 양쪽 모두에게 김진표 의원이 '큰일'을 야기한 셈이다. 결국 김진표 의원은 28일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으로 확정됐고, 손학규 캠프는 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놓고 선대위를 발족시켜야 했다.

김진표의 놀라운 정치적 센스

김진표 의원은 강점이 많은 사람이다. 전형적 호인 스타일로 경제관료 출신답지 않게 유연하고 친화력이 대단한 데다가 두주불사다. 그를 좋아하지 않은 기자들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재계와도 내로라하는 왕발이고, 정치적 센스도 대단하다.

특히 놀라운 정치적 센스가 오늘날 그가 있게 한 동인이었다. 2002년 '이회창 대세론'이 한창일 때 그는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에 있었다. 이때 그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노무현 후보에게 승부수를 던졌다.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였다. 승부수가 적중했다. 그는 투표전날 정몽준의 지지철회로 노무현 후보 자신조차 패했다고 여기던 시점에 가장 먼저 '노무현 당선'을 확신했다. 투표일에 3개 방송사 출구조사를 실시간으로 점검한 결과, 점심시간 이후 젊은 세대들의 투표장 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이날 오후 3시께 승리를 확신, 낙담하고 있던 노 후보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했다.

노무현 후보가 당선후 "내가 아는 가장 유능한 관료 두 명중 한명"으로 그를 꼽으며, 재임기간 내내 초대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 열린우리당 의원 등을 시켜주며 편애에 가까운 사랑을 쏟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김진표야말로 노무현 시대의 최대 수혜자인 것이다.

김진표는 누가 뭐래도 노무현 정권의 최대 수혜자였다. ⓒ연합뉴스


노무현의 비극

노무현의 비극은 그러나 여기서 시작됐다.

김진표 초대 경제부총리는 '노무현 공약'과 정반대 길을 걸었다. 경제부총리 취임후 제일 먼저 하려 한 게 법인세 대폭 인하였다. 경기부양을 위해선 대기업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는 거였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불과 두어달 전만 해도 TV에서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던 이회창 후보를 향해 "법인세를 깎아주면 대기업이 90% 혜택을 가져간다. 이것이 이 후보 당신이 재벌후보란 증거"라고 질타했었다. 공약 파기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자 노대통령은 김 부총리의 법인세 인하 추진에 슬그머니 제동을 걸었다.

김 부총리는 그러자 '부동산경기 부양'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노무현 후보는 '7% 경제성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취임 첫해 상황은 그게 아니었다. 경기가 형편없었고 무디스, S&P 등 미국의 신용평가기관들은 노 대통령과 미국간 갈등을 이유로 한국 신용등급을 2단계 내리겠다고 협박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노 대통령은 지금은 유엔사무총장이 된 반기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무디스 등으로 긴급출장보내는 등 발등의 불을 끄기 급급했다.

유세때는 "아파트값을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지만 김 부총리가 내민 '부동산경기 부양'의 유혹을 떨칠 수 없었다. 그 결과 아파트값이 대폭등하기 시작했다. 김진표 경제팀은 애당초 아파트값을 잡을 생각이 없었다. 성장률 숫자를 끌어올릴 거품이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이에 반비례해 노무현 정부 인기는 수직하락했다. 이 대목은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유시민, 김두관 등 친노세력들조차 지금 '최대 패착'으로 인정하는 대목이다.

당연히 "김진표를 갈아치라"는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교체 1순위'로 김진표 부총리가 꼽혔다. 노 대통령은 그해말 총선 출마를 명분으로 김 부총리를 교체했다. 교체이기는 했으나 '문책성 경질'이 아닌 '보호성 자리이동'이었다. 그후 열린우리당 의원이 된 김 부총리는 교육부총리 등을 맡으며 전성시대를 계속 구가했다.

계속되는 '김진표 전성시대', 그리고...

외형상 김진표 전성시대는 아직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민주신당 정책위의장이 된 게 그 증거다. 손학규 측에서 그를 '모셔가려고' 몸살 나 했던 것도 한 증거다.

하지만 여기에 민주신당의 태생적 한계이자 본질이 담겨 있다. '국민 눈'은 아예 관심밖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체를 애당초 모르는 것 같다. 그저 끼리끼리 생각하고 끼리끼리 결정하고 하는 모양새다.

신중하기로 유명한 '한나라당 책사' 윤여준 전 의원이 "이번 대선은 심판론이 지배할 것"이라며 '이명박 압승'을 호언하는 것도 민주신당의 이런 헛발질 때문일 게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88 65
    CY Kim

    결국 범여권 등은 지리멸렬로 사라지게 될 듯하다
    마지막 희망은,
    결국 문국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이나 네이버가 문국현 후보가 그의 사상과 실천을 바탕으로 국가를 이끄는 자리에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자 공유의 장인 것 같다.
    사이월드나 카페에 조직적으로 퍼나르기를 하는 것이 우선적인 수순인 것 같다. 문국현의 삶과 희망을...
    김진표가 바로 나라를 희망이 없게 만든 핵심 인사 중의 하나인데, 정말 정신 못 차리는 범여권이다.
    그나마 오마이나 뷰스앤뉴스가 그래도 다시 살아나서 희망의 싹을 키우는 게 마지막 희망이구나.
    우리집은 전부 문국현의 삶과 진실에 감동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인터넷 공유 세상의 힘을 보여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마치 기적이 이루어지듯이...

  • 82 61
    제부도

    강남족의 힘
    평당 3천만원은 진표없이 가능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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