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술집에서 한 여성을 신체적으로 더듬는 장면을 몰래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박 의원은 오세훈 후보를 영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여야간 정치공방이 일고 있다.

몰카로 여성 더듬는 장면 촬영

3일 한 여성단체 게시판에 올라온 이 동영상은 51초 분량으로 편집돼 있다. 동영상은 박계동 의원이 룸살롱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한 여성의 가슴에 손을 넣는 장면 등이 그대로 찍혀있다. 동영상이 찍힌 시기는 3월 중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과 문제여성은 촬영이 되는 줄 전혀 모르고 자연스럽게 행동한 점으로 보아 이 영상은 몰래카메라로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박계동 의원측은 이와 관련, 3일 <뷰스앤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후보의 영입 전 영입인사 추진 과정에서 여러 인사들을 카페 등에서 자주 만났는데 그런 자리였던 것 같다"며 "그 자리에서는 박 의원 뿐만아니라 여러 인사들도 많이 있었는데 둘이 있는 장면만 편집해서 유포한 것을 보면 악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측은 이어 "현재 이에 대해 논의 중이고 조만간 박 의원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계동 의원의 홈페이지는 지금 현재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에 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번 파문을 정치공세화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규의 부대변인은 3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 성추행으로 이 땅의 여성들과 온 국민의 가슴을 분노하게 만들고서도 또다시 이를 망각하고 '술집 추태'를 벌이고 말았다"며 "한나라당이 최연희 의원 성추행에 이어 박계동 의원이 보여준 ‘술집 추태’는 한나라당의 뿌리 깊은 성윤리 의식의 마비와 도덕적 타락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계동, 잇따른 경기지사-서울시장 '킹 메이커'로 상종가

서울시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박 의원은 오래 전부터 '외부인사 영입론'을 펴온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흥행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지방선거 본선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장은 외부인사 영입이 필수조건"이라며 그동안 정몽준의원, 박세일, 오세훈 전 의원 등에 대한 전 방위적인 영입작업을 벌여왔고, 결국 오세훈 카드를 성사시켰다.

박 의원은 지난 4월11일 "오세훈 후보야말로 강풍이라는 황사바람을 오풍이라는 깨끗한 바람으로 잠재우고 강금실 치장효과를 말끔히 거두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승리를 위한 확고한 교두보를 마련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후보사퇴를 해 오세훈 바람이 일어나게 하는 데 1등공신 역할을 했다.

박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동안 선거운동을 준비해온 여의도 사무실도 오 변호사에게 물려줬으며 오세훈 선대본부장도 맡았다. 박 의원은 대표적인 이명박 계보다.

박 의원은 이에 앞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단일화를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당내 소장파 남경필 의원을 설득, 후보출마를 포기하고 김문수의원을 지지하도록 해 당내 입지를 크게 확대했다.

따라서 박 의원측은 이번 몰카 동영상이 자신은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를 겨냥한 정치공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커다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