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언론인들도 "중재법, 언론자유 심각한 제약"

"정치권 입맛대로 정해선 안돼", "민주당, 강행처리 즉각 중단하라"

2021-08-23 14: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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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투위' '조선투위' 등 군사독재정권시절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해온 원로언론인들이 23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을 꾸짖으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내외 언론계와 야당들의 반대에 이어 진보적 원로언론인들도 개정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민주당은 더욱 고립무원의 궁지에 몰리는 양상이다.

동아투위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성한표 조선투위 위원장, 유숙열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등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에서 발표한 '언론중재법 개정에 대한 원로언론인들의 입장'을 통해 이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 상임위의 수장을 독차지한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이 언론개혁의 시작이라면서 충분한 대화와 설득을 멀리한 채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불과 얼마 전까지 협치와 상생을 하겠다던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고 민주당을 질타했다.

이어 "언론피해의 심각성과 피해자 구제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 법안이 1987년 이후 기나긴 군부독재의 터널을 뚫고 얻어진 언론자유에 심각한 제약과 위축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며 언론중재법 개정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현 법안은 법의 실익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 특히 언론 관련법은 정치권 입맛대로 정해서는 안 된다"며 "이 법안에는 고의·중과실 추정에 대한 모호한 기준과 입증 책임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논란, 법의 실효성 등 법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쟁점들이 존재한다"며 개정안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현 법안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고 법의 실익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며 "이 법안의 강행처리 중단을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표결처리하려는 민주당에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와 학계, 언론 현업단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국회 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충분한 숙려기간을 거쳐 여러 쟁점을 조율·정리하고, 시민의 피해구제를 중요 과제로 두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상업주의, 정파주의 저널리즘을 타파하고 공영언론의 역할, 건강한 언론시장, 신뢰받는 언론 등을 위한 언론개혁을 완성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업단체장으로 회견에 배석한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은 "이 법은 허점 투성이"라며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나라 망하게 생겼다'고 제목을 달았다고 치면 허위 보도냐. '코에 걸면 코걸이'로 작동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남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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