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남인순, 의원직 내려놓으라"
피해자 가족들도 성추행 은폐에 울분 토해
A씨는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남 의원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 명예를 훼손시켰고, 더욱 심각한 2차 가해가 벌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제라도 본인이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해 은폐했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전 상대방에게 고소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며 "남 의원은 피소 사실과 피소 예정 사실이 다르다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것 같은데, 피소 사실보다 피소 예정 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10시간 조사를 받는 중에 피의자 쪽에서는 대책 회의를 통해 이미 모든 상황을 논의하고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지 않아 시신으로 발견됐다. 계획대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저는 법적인 절차를 밟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사과를 받고 상대방을 용서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모든 기회를 세 사람(남 의원·김영순 전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이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의 편에서 상처를 보듬어줘야 할 대표성을 지닌 세 분이 함구하고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보호함으로써 2차가해 속에 저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남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은 자기 진영을 보호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당신의 자리는 당신의 것이 아닌, 여성과 인권의 대표성을 지닌 자리다. 당신은 작년 7월 그 가치를 포기했다. 당신의 지난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행동을 이제 그만 멈추시길 바란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피해자 가족들의 편지도 함께 공개됐다.
A씨 동생은 "누나는 불안감과 공포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심리상태"라며 "누나는 혼자 잘 수가 없어 어머니가 24시간 곁에 같이 있어야 한다. 저는 아침이 되면 혹시 누나가 밤사이에 나쁜 마음을 먹고 실행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면서 누나와 엄마의 안위를 확인해야 했다"고 밝혔다.
A씨 어머니도 "피해자는 하루에도 몇번씩 '엄마 내가 죽으면 인정할까?'라는 말을 한다"며 "그런데 책임지고 피해자를 지켜주어야 할 당사자들과 서울시 고위직들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고, 있던 사실을 지워버리려 서울시 소유의 가해자 핸드폰을 가족들에게 이관했다는 사실까지 전해 들었을 때 느꼈던 비통하고 참혹한 감정을 어떠한 말로도 토해낼 수가 없다"고 분노했다.
A씨 아버지 역시 "지금이라도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한다"며 "특히 남 의원은 지금이라도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죄하고 의원직을 즉시 내려놓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