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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거품 곧 파열, 세계경제 위기"

스티븐 로치 "미국-중국 경제 흔들", "원화 환율 9백원도 붕괴"

'월가의 불길한 예언자'로 불리는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글로벌 이코노미스트가 미국의 부동산거품이 터지는 등 세계경제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치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기관투자가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로치는 "올해가 불균형 심화에 따라 세계 경제가 어긋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불균형 해소는 전세계적으로 수년간 걸쳐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만 결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상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독일,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지만 경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스페인,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등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의 경상적자는 2005년 세계 경상적자의 70%에 달하는 8천억달러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로치는 "미국 경상적자는 작년 4.4분기 9천억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매일 35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돼야 경제가 지속 가능한 심각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스티븐 로치가 부동산거품 파열을 신호탄으로 세계경제에 위기가 도래할 것을 예고, 재계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치는 특히 이같은 불균형으로 인해 국제 경제를 이끄는 두 엔진인 `중국의 산업생산`과 `미국의 소비`가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로치는 우선 중국의 산업생산은 지난 4년간 급성장해 왔으며 미국의 소비도 국내총생산(GDP)의 71%에 달할 정도로 과열돼 있어 마치 어린아이가 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듯한 위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미국에 기대왔던 한국 등 많은 국가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로치의 판단이다.

로치는 그 결과 "올 세계경제는 1.4분기 GDP 성장률이 5% 가까이 도달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점차 강도가 약해져 연말(4.4분기)에는 3%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미국 소비의 경우 소득증가 둔화에도 불구, 부동산 호황에 기대어 경제를 지탱해 왔지만, 부동산 시장이 곧 정점을 찍으며 둔화될 것"이라며 이것이 세계 경제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우려했다. 로치는 한국에 대해서도 "부동산 거품 우려가 있어 한국은행은 좀 더 강력한 통화정책을 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른바 '미국발 부동산거품 파열 공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치는 이같은 세계 경제의 재균형잡기를 통해 수년간 성장이 둔화되고, 주식시장도 조정을 맞을 것이며 원유를 포함한 상품 가격도 떨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달러화 약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경제 둔화로 엔화 강세가 두드러지게 될 것"이며, 엔-달러 전망치를 모간스탠리 기존 전망치 110엔보다 낮은 105엔을 제시했다. 그는 또한 "원화는 엔화보다도 중국 위안화에 더욱 동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위안화는 1% 내외, 원화는 3~4% 가량 절상될 것으로 내다봐, 원-달러 환율이 9백선까지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불필요할 정도로 많아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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