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소미아에 초당적 협력 필요"
"선거구제, 국회가 협의해 처리", "여야정 상설협의체 복원하자"
문 대통령은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청와대 대통령관저에서 2시간 55분 동안 가진 만찬회동에서 각종 현안들을 논의한 뒤 이같이 제안했다.
야당대표들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호응했고, 황교안 대표도 "당에 돌아가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해선 "개헌안을 냈다가 무색한 경험이 있어서 뭐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서 총선 이후 쟁점이 되면 민의를 따르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선 심상정 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그동안 선거제 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바로 나였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여야 간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회가 이 문제를 잘 협의해 처리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국회가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해 어려운 점이 있다"며, 군소야당의 의원 증원 주장에 대해 증원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을 들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과정에 선거구제 개편을 놓고 황교안 대표와 손학규 대표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선거구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고 제동을 걸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들은 "한국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 손학규 대표가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황 대표는 "그렇게라니요?"라고 고성으로 맞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 논란과 관련해선 "일본의 경제침탈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지소미아 문제 같은 경우는 원칙적인 것이 아니냐"라며 종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서도 "일본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금강산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대해선 "북미회담이 아예 결렬됐거나 그러면 (재개할 수 있는) 조치를 했을 텐데, 북미회담이 진행되며 미국이 보조를 맞춰달라고 하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문제와 관련, 손학규 대표가 "정부 재정으로만 경제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되며,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특히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지금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 같은 것은 좀 노동계에서도 수용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화답했다.
황교안 대표는 "위기에 빠진 경제를 비롯한 안보 등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자유한국당이 제시한 민부론, 민평론을 잘 검토해서 국정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두 책을 보내달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 모친상 조문에 답례 형식으로 마련된 이날 회동에는 여야 5당 대표가 배석자 없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만 자리를 함께 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만찬은 2시간 55분 동안 돼지갈비와 막걸리 반주를 곁들여 진행됐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