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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주민들 “10년전 이명박 부부 다녀가”

이명박 선대위 '옥천땅 해명'에 주민들 상반된 주장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난 77년 충북 옥천군 임야 50만평을 매입했다가 처남에게 매각해 재산 은닉 의혹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 전시장측 해명과 상반되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 전 시장이 매입한 땅이 있는 충북 옥천군 강청리의 한 주민은 14일 KBS <9시뉴스>와 인터뷰에서 10여년전 “본인(이명박)이 직접 왔었죠. 본인도 오고 사모님하고도 한번 오고 그랬어요”라고 증언했다.

이명박 선대위의 은진수 법률고문이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옥천 땅 매입은 마을에서 복지회관을 지어달라고 이 전 시장측에 부탁했다”고 한 매입 배경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다른 얘기를 했다. 강청리 이장 김은하(54)씨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지금도 돈만 있으면 그 땅을 되사고 싶다. 마을 공동의 산인데 누가 돈 몇푼 때문에 팔고 싶었겠나. 마을에 관광지를 만들어 농촌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이 잘살 수 있게 해준다니까 판 것”이라며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강청리 염동민(70)씨 역시 “마을 산이라서 안 팔려고 했지만 주변의 다른 산이 다 팔리고 강청리만 남았다고 해 주민 투표까지 해서 맨 나중에 팔았다”고 말했고, 강청리 이기만(80)씨는 “왜 그런 말을 해? 그때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살아 있는데 그러면 안 되지”라고 이 전 시장측 해명을 적극 부인했다.

옥천군 강청리 주민들은 이 전 시장이 매입했다 처남에게 판 문제의 땅이 아직도 이 전 시장의 땅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특히 10여년전에도 이명박 부부가 옥천 땅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고 증언했다. ⓒKBS 화면 캡처


또한 이 전 시장측이 “이 후보가 땅을 매입한 시기는 1977년 12월인 데 반해, 박정희 정부가 임시수도 계획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시점은 77년 2월10일이며, 후보지도 이 후보가 매입한 충북 옥천에서 멀리 떨어진 충남 공주 일원이고, 당시 옥천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곳이어서 땅 투기가 목적이라면 굳이 옥천 땅을 살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한 강청리 주민들의 증언도 달랐다.

이 마을 이장 김 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행정수도가 옥천으로 온다는 얘기가 나돌았다”며 “현대건설이 관광지를 개발한다며 마을 공동소유인 이 땅을 사들였다는 말을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양무웅(당시 옥천군 약사협회장) 씨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옥천 동이면 쪽에 행정수도가 들어온다는 얘기가 돌면서 대단한 부동산 바람이 불었다. 이제까지 살면서 그때가 부동산 경기가 가장 좋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유봉열 전 옥천군수는 “행정수도가 옥천 쪽으로 옮겨 온다는 얘기가 암암리에 돈 데다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대청댐 공사가 되면서 옥천지역이 술렁였다”고 말했다.

당시 옥천 땅 구입 과정에서 당시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의 부동산을 관리하던 모 임원이 대신 매입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현대건설측은 1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과거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경영진에게 경영 성과에 대한 보너스로 땅을 주거나 싼값으로 넘기는 경우는 있었다고 전해들었지만, 회사 쪽이 땅을 사주고 사후 관리까지 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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