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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바보’들을 향한 두 형제의 쓴소리

<신간> 김태동-김헌동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

“누가 바보인지 모르겠다. 거품을 거품인지 모르고 긴 투기대열에 서는 사람이 바보인지, 거품문제를 해결했다고 자신하는 높은 분들이 바보인지, 재벌건설사를 핵으로 한 개발5적의 세력에 맞서 책을 내려고 하는 우리가 바보인지. 그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김태동)

김태동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둘은 형제다. 형인 김태동은 서울대와 예일대를 거쳐 1995년 경실련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1998년 국민의 정부 초대 대통령경제수석으로 발탁된 뒤 정책기획수석, 정책위원장을 역임했다.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던 1989년 저서 [땅, 투기의 대상인가 삶의 터전인가]는 부동산 투기를 경고한 흔치 않은 텍스트였다. 현재 그는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제석학-부동산 투기 전문가, 두 형제의 만남

동생 김헌동은 재벌 계열 건설사에서 18년을 보내면서 실물경제를 두루 익혔다. 경기부양과 주택공급론을 연결시키는 각종 전문가들의 감언이설에 분노했고 1997년 경실련을 찾은 이후 현재까지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이라는 생소한 활동을 범국민적인 저항운동으로 확산시킨 장본인이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인 2004년부터 책을 써보자고 약속했던 두 형제는 각자 바쁜 일정 탓에 한동안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해, 다섯 형제를 뒷바라지한 그들의 노모가 돌아가신 장례식에서 그들은 다시 책을 내자고 약속한다. 그리고 2006년 12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여섯 달 동안 두 형제의 대담을 모은 책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궁리출판사 간)를 펴냈다.

두 형제가 바라보는 대담의 지향점은 형제를 대표해 김 전 위원이 말미에 적은 글을 통해 좀 더 명료하게 드러난다.

“많은 시민들과 현장운동을 끈질기게 한 동생과의 대화를 통해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국민경제의 암을 제거하고 국민경제의 건강을 회복시킬 정책대안을 내놓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다”(김태동)

대담은 2003년부터 시민단체와 건설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부동산 거품의 위악을 폭로한 김헌동 본부장의 치열함과 한국 경제계의 석학 김태동 교수의 이론이 시시각각 맞물린다.

거품을 추정하고 진단하는 방식에 있어서 김태동 전 위원은 김헌동 본부장에게 버블세븐 지역을 언급하며 실례를 들어달라고 주문한다.

김헌동 본부장은 반대로 분양가 중심이 아닌 한국 경제사의 흐름 속에서 거품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는다.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궁리출판사


김태동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 김헌동 “강남규제 완화론자들 정권 잡는다면...”

김 전 위원은 원가를 기본가치로 보는 방법,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비교하는 방법, 부동산 시가총액과 연간 국민총생산(GDP)을 비교하는 방법, 주택가격을 연간 임차료 나눈 비율로 따져보는 방법, 건교부의 공시지가와 적정가격의 총액을 비교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김 단장이 실물경제로서의 부동산 거품을 생생하게 지적하면 김 교수는 국제경제학의 흐름을 통해 한국 부동산시장의 이상현상에 진단을 내리는 방식이다.

둘의 대화는 집값 폭등을 이끌었던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부터 최근의 거품 경착륙 논쟁, 그리고 공급부족론과 세금폭탄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개발오적들에 대한 논리적 공박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두 형제가 최근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대목은 단연 이미 부풀릴 대로 부풀려진 아파트값 거품. 2001년부터 시작되는 부동산 투기사에서 이들 형제의 이견을 찾아보기란 여간 힘든 일이지만 거품 붕괴의 전망에서는 엇갈리는 입장을 볼 수 있다.

거품의 경착륙이 한국경제의 더 큰 혼란을 자초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김태동 전 위원은 이렇게 말한다.

“분명한 것은 거품은 언젠가는 반드시 꺼진다는 것, 그게 꺼질 때 집값이 오를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심하게 경우에 따라서는 3분의1, 4분의1로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는 명제만큼은 일본의 예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러 사례에 비추어 얘기할 수 있다”(김태동)

반면 김헌동 본부장은 학자인 형에게 부동산 투기와 정치적 지형의 함수관계를 풀어놓으며 여전히 경착륙해야하는 거품의 지속을 우려한다.

“내 의견은 조금 다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 특히 강남지역에 집을 보유한 사람들은 현재 대권후보인 이명박씨 또는 박근혜씨가 지난 4년 동안 발언해온 내용을 근거로 부동산가격을 전망한다. 그 사람들이 어떤 발언을 해왔냐 하면 강남규제를 풀어줘라, 노무현 정부가 강남재건축 등 규제를 너무 심하게 하는 바람에 오히려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집값을 올렸다고 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강남지역이 평당 1억원 넘는 것은 순식간일지 모른다”(김헌동)

책은 ‘투기와 거품’,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 ‘대통령 잘 뽑아야 나라가 바로 산다’ 등 총 3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에서 두 형제의 대화는 투기가 어떻게 거품을 형성하고 부풀리는지에 집중된다. 2부에서는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거품의 본질과 경제적 폐해를 실증적 근거와 학문적 논리를 뒤섞어 전망한다. 3부에서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점검하면서 두 형제가 제시하는 정책대안을 정리하고 있다.

“개발5적 포로들의 항변에 우리 형제는 이렇게 답한다”

김태동 전 위원은 ‘우리 형제가 내놓은 정책대안’을 ▲임대소득 철저 과세 ▲아파트 후분양제 전면 도입 ▲종부세 외 6억원 이하 주택 재산세 1%로 인상 ▲정책금리 인상 및 DTI(총부채상환) 비율 적용 ▲공시지가 정비 등으로 정리한다.

두 형제는 이제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개발오적’을 향해 ‘바보’라고 조롱을 퍼부으며 ‘우리가 왜 바보냐’는 그들의 예상된 항변에 이런 답을 준비했다.

“개발5적의 포로가 된 ‘바보들’은 이렇게 주장할 것이다. 우리도 부동산값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소. 주택법을 여야합의로 지난 4월 개정해 민간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도록 하였고, 아파트분양원가도 공개하도록 하였소. 지난 몇 달동안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이으니, 이만하면 잘한 것 아니오”

“우리 형제는 답한다. 2006년에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의 아파트값이 35.5% 올랐는데 금년에는 4개월간 0.95%가 내렸다고 하오. 거품이 50%이면 반값으로 내려야 하는데 1% 내린 것 가지고 자랑하지 마시오. 평당 400만원이면 될 것을 550~600만 원으로 건축비를 부풀리는 것을 공인하고 분양가상한제 운운하는 것은 사기행위요. 원가공개도 마찬가지요. 토지비용은 감정가로 부풀리고, 건축비도 부풀리고, 그렇게 이중으로 뻥튀기한 것을 공개한다는 것은 폭리를 숨긴 거짓 공개이지 진실된 공개가 아니지 않소. 이런 것은 우리 형제 뿐만 아니라 건설업자들 스스로가 더 잘 안다오. 우리는 서울시처럼 신뢰 가능한 원가공개를 원하오”(김태동 ‘형제 대화를 마치면서’)

필자인 김헌동 본부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 대담집을 “경실련의 실증적인 지적마저 틀렸다는 사람들, 거품 붕괴에 대한 학계의 주장을 현학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그리고 양자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정책담론”이라고 말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0 0
    봄향기

    https://youtu.be/qaqvPsGXO2k
    확인해 보세요^^

  • 0 0
    김ㄴ태동

    김태촌 ㅋㅋㅋㅋㅋㅋ
    오타 안고치면 피바다 되겟네

  • 34 19
    김태촌

    오타 있어요
    살마들 ->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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