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그 원로시인은 상습범. 피해자 셀 수 없이 많아"
"내게 성추행한 문인들 수십명. 거부하면 조직적 보복"
최영미 시인은 이날 밤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한 두 번이 아니라 정말 여러 차례, 제가 문단 초기에 데뷔할 때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희가 목격했고 혹은 제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이어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대한민국 도처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문단내 성추행에 대해서도 "제가 등단할 무렵에는 거의 일상화돼 있었어요. 제가 1992년에 등단하고 첫 시집을 94년에 냈는데 주로 제가 그 사이에, 93년 전후로 제가 문단 술자리 모임에 많이 참석했어요. 문단 초년생이니까 '이 동네가 어떤 곳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데 제가 그때 목격한 풍경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라며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는데 '내가 문단이 이런 곳인지 안다면 내가 여기 들어왔을까', 그런 후회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조적인 문제라고 저는 생각해요"라면서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데 이런 식이죠. 그러니까 어떤 여성 문인이, 젊은 여성 문인이 권력을 쥔 남성 문인, 평론가일 수도 있고, 시인일 수도 있고, 소설가일 수도 있죠. 남성 문인의 어떤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면, 술자리든 아니든 간에 그것도 거절할 때도 세련되게 거절하지 못하고 좀 거칠게 거절하면은 뒤에 그들은 복수를 하죠"라고 폭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그들이 편집위원으로 있는 잡지가 있어요. 문단에 메이저 문예 잡지가 있는데 문예잡지의 편집위원들이 바로 그들인데 그들이 시 편집 회의를 하면서 그런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 그 여성 문인에게 시 청탁을 하지 않죠, 이런 식이죠. 그리고 그녀의 작품집이 나와도 그녀의 작품집에 대해서 한 줄도 쓰지 않아요. 그리고 그녀가 나중에 어떤 작품집을 내고 싶어서 그 메이저 문학잡지를 내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요. 시집 원고하고 소설 원고를 보낼 때 그 원고가 채택되지 않아요"라면서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피해, 그녀들의 피해가 입증할 수도 없고 왜냐하면 그들은 '이 작품이 좋지 않아서 우리가 거절한 거야', 이렇게 말하거든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러면 그녀는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죠. 그런데 그런 일이 몇 해 반복돼요. 10년, 20년 반복돼요. 그러면 그녀는 작가로서의 생명이 거의 끝나요. 왜냐하면 메이저 문학잡지에서 그녀의 책이 나오지 않고 어떤 평론도 한 줄도 실리지 않는다면…"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오랜 기간 시를 청탁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거절했던 그 요구는 한두 개가 아니고 한두 문인이 아니에요. 제가 문단에 처음 나왔을 때 제 나이가 30대 초반이었어요. 젊고, 그때 제가 문단 술자리에서 저에게 성희롱을 하거나 성추행이라고 하나요? 행동을 한 사람은 한 두 명이 아니라 수십명이었어요"라면서 "그런 문화를 방조하는 분위기, 묵인하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제가 만일에 제가 그들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해서 그들이 나한테 복수를 한다면 그들은 한 두 명이 아니고 아주 여러명이라는 거죠"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서도 "문학 담당 기자들도 책임이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신문사 문학 담당 기자들도 일부 가해자였고, 성추행의, 제가 목격한 문단의 성추행의, 그리고 그들이, 문학 담당 기자들은 대부분 평론가들 말을 아주 신뢰해요. 지나칠 정도로. 그래서 어떤 평론가나 몇 명의 평론가들이 '이 작품 좋지 않아' 그러면 그냥 그들은 그걸 무시하는 거죠, 가치를. 기자들도 마찬가지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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