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K스포츠에 70억 더 냈다
"45억 낸 뒤 불과 두달에 최순실-안종범이 추가지원 요구"
28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3월28일 작성된 K스포츠 재단의 내부 문건에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과 관련해 ‘㈜롯데와 후원 가능 여부 및 금액 타진 협의’라는 내용과 함께 ‘약 35억(건설비의 2분의 1) 지원 의사 있으나 협의 후 알려주기로 함’이라고 적혀 있다. 이 사업의 담당자로는 ‘정: 노숭일, 부: 박헌영’으로 기재돼 있다. 두 사람은 K스포츠 재단의 직원이자 최순실씨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17일 K스포츠 재단 관계자 2명은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의 24층에서 롯데그룹의 ㅅ 사장과 ㅇ 상무 두 명을 만나 K스포츠 재단의 사업을 설명했고, 이때 롯데그룹 쪽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재단 관계자들은 전했다.
롯데그룹은 앞서 지난 1월 K스포츠재단에 17억원(롯데케미칼), 미르재단에 28억원(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등 45억원을 이미 출연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두달 뒤 최순실측은 롯데에 추가로 돈을 낼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
재단 관계자들은 롯데와의 면담을 전후로 최순실씨와 안종범 수석으로부터 여러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안 수석은 면담 직후 “롯데와는 얘기가 잘 돼가고 있는 거냐”라고 재차 확인을하며 “VIP(대통령) 관심 사업이다”라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단과 롯데는 몇 차례 회동을 거친 뒤 최종 금액을 70억원으로 확정지었다. 실제로 롯데는 5월 초 70억원을 5~6개 계열사 명의로 나눠서 K스포츠 재단의 신한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애초 협의했던 금액의 두 배를 낸 것이다.
그러나 70억원은 재단에 입금된 지 10여일이 지난 5월 말 롯데 쪽으로 전액 반환됐다. K스포츠 재단 쪽은 “애초 롯데로부터 돈을 받은 명목인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에 필요한 부지 매입이 벽에 부닥쳐 돈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당시 검찰 수사가 롯데에 불리하게 진행된 점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재단이 돈을 돌려준 지 10여일 뒤인 6월10일 수사인력 240여명을 동원해 롯데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재단 관계자는 “최순실 회장님이 ‘그냥 돌려주라’고 지시해 그대로 이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종범 수석은 “롯데와 관련해서 재단과 전화한 적이 없다”며 “난 최순실씨와는 진짜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또 롯데 쪽은 “올 5월 70억원을 냈다가 돌려받은 것은 사실이나 K스포츠 재단의 사업 취지에 동의해서 낸 것”이라며 “당시 검찰 수사도 우리로서는 뜻밖의 상황이라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하지만 70억원의 거액을 추가로 받았던 최순실이 돈을 돌려주라고 한 것은 확인 결과 박 대통령의 롯데 수사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당시 청와대는 MB정권의 대표적 비리 의혹인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