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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호가호위'인가, DJ '복심'인가

[뷰스 칼럼] 동교동계와 친노직계의 '김홍업 출마 합창'

동교동 가신들의 '2.22 회동'과 DJ 메시지

정가의 한 소식통이 최근 전한 소식.

지난달 22일의 일이다. 서울 모처에서 4년간의 옥살이를 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 설훈 전의원의 특별 사면복권을 축하하는 오찬 모임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정균환 부대표, 김옥두, 김태식, 설훈, 박주선 등 내로라 하는 '동교동 가신'들 외에 김대중 전대통령 장남 김홍일 전 의원 등이 오래 간만에 모두 모였다.

한참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던 중 박지원 전 실장이 안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 들었다. 박 전실장은 김대중 전대통령 내외와 함께 오키나와 여행을 마치고 당일 막 도착한 상태였다. 박 전실장이 꺼내든 메모지는 김 전대통령의 전언이었다. 김 전대통령은 동교동 가신들에게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이니 절대로 주위의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 엄정한 정치중립 지시이자 경고였다.

그때였다. '동교동계 맏형'인 권노갑 전 고문이 김 전대통령 지시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우리가 욕심을 내 다시 뱃지를 달 것도 아닌데, 때때로 세상에 대해 할 말은 하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상도동은 다 소멸했지만 동교동은 이처럼 건재하니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어르신을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얼마 뒤 동교동을 다녀온 그는 "어르신께 말씀드렸더니 우리 진정성을 이해하시더라"고 가신들에게 말했다.

이상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김대중 정부의 두 실세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의 특별사면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동교동계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동교동 가신과 친노세력의 합창, "김홍업 출마해야"

권 전고문은 그후 광주와 전남 일대를 돌았다. 오비이락인지, 그 때부터 동교동 가신들 입에서 앞다퉈 김 전대통령 둘째아들인 김홍업씨가 신안-무안 4.15 재보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안-무안 터줏대감이던 한화갑 전대표가 김홍업 출마의 당위성을 주장했고, 설훈 전의원도 이에 가세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권 전고문이 출마를 희망하던 지역인사들을 주저앉혔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마침내 8일 노무현대통령 비서관을 지낸 서갑원 열린우리당 전남도당위원장이 "홍업씨 출마가 통합에 도움이 된다면"이란 전제조건을 붙여, 김홍업씨가 출마할 경우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동교동계 가신과 친노직계의 묘한 '의견 일치'다.

상황이 이렇게 묘하게 돌아가자, 정가의 관심은 김 전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김 전대통령은 김홍업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 일각에선 "성인인 아들이 출마하겠다면야..."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한나라당 '제발 출마해라' vs 신당 '절대로 출마해선 안돼'

주목해야 할 대목은 '김홍업 출마설'에 대한 각 정파 반응이다.

한나라당은 외형상 비판적이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며칠 전 회의에서 "김홍업이 출마한다니? 언제까지 3김시대의 잔재에서 살아야 하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는 '출마를 했으면 좋겠다'는 쪽이다. 김홍업이 출마할 경우 범여권이 암중모색하고 있는 '반한나라 서부연합(호남+충청)'의 허구성을 공격할 결정적 호재가 생기기 때문이다. 말로만 평화통일개혁세력 대연합이지, 실상은 '권력중독 집단연합'이란 쪽으로 몰아부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제3 세력'을 구축하려는 정파들도 내놓고 말하진 못하나 한결같이 부정적이다.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이 연말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대적하기 위해선 DJ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런 마당에 김홍업이 출마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여론의 대역풍이 예상되고, DJ도 치명적 타격을 입으면서 서부연합 결성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최근 김홍업 출마를 부추키고 있는 동교동 가신들의 움직임을 극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좀 국민 욕을 얻어먹더라도 DJ의 환심을 살 수 있으면 '괜찮은 장사'가 아니냐는 식의 분위기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

요즘 동교동은 문턱이 닳을 지경이다. 범여권 정파들이 쉼없이 들락거리며 김 전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낙점을 받기 위해서다. 김 전대통령이 이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하라."

김 전대통령은 2002년말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극적으로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인들에게 한 말이 있다.

"노무현 후보가 당선돼 다행이다. 노 후보가 떨어졌으면 내가 '아들들 관리'를 잘못해서 그렇게 됐다고 원망들 하지 않았겠나."

지금 국민들은 김 전대통령을 주목하고 있다. 지금 보이고 있는 동교동 가신들의 움직임이 '호가호위'인지, 아니면 'DJ 복심'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제 김 전대통령이 국민들의 물음에 답할 때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20 32
    쪽박이

    자넨, 정운찬이 기쁨조나 해.
    삼류 엘로우판 주간지 정치해설
    정운찬 기사로 꽉 더 채워죠

  • 43 29
    흐흐

    서태후가 되겠다는거다
    허수아비 황제앉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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