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최고 분양가가 3천1백여만원으로 사실상 '강북 사상최고가'인 '남산 플래티넘' 분양도 7일 실패했다. 첫날 청약율은 10%선에 불과했다. 고분양가 거품이 연일 파열하는 양상이다.
'남산 플래티넘' 청약 참담한 실패
쌍용건설은 7일 남산 3호터널 좌측의 서울 명동 중구 회현동에 건설할 33층 2개동의 주상복합 아파트 2백36세대에 대해 1순위(서울.수도권) 분양을 실시했다.
지하 7층∼지상 33층으로 53∼92평형 중대형 위주인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저층은 평당 1천7백만∼2천3백만원,18층 이상은 평당 1천9백만∼2천5백만원, 펜트하우스인 84·92평형은 평당 2천9백만∼3천1백60만원선. 이같은 분양가는 강북 사상 최고 분양가.
전 가구의 90%가량이 남산을 볼 수 있고, 인근에 명동 전철역과 신세계-롯데백화점, 명동 등이 있으며 남산 산책 등이 가능해 쌍용건설은 팬트하우스의 경우 평당 3천1백60만원이라는 강북 최고 분양가인 데다가 최근 강남-강북의 잇따른 주상복합 미분양 사태에도 불구하고 내심 분양 성공을 기대했었다. 쌍용건설은 분양 성공을 위해 며칠 전부터 신문 등에 대대적 양면 광고를 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쌍용건설측은 8일 "최근 분양시장의 분위기 냉각으로, 1순위 청약 결과 청약율이 20%에 못미쳤다"고 밝혔다. 첫날 10%대 분양밖에 안됐다는 얘기. 회사측은 그러나 "2- 3순위 청약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확한 수치 공개는 거부했다.
청약율이 불과 10%대에 그친 '남산 플래티넘' 조감도. ⓒ쌍용건설
예견된 사태, 주범은 '분양가 거품'
'남산 플래티넘'의 분양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강남-강북의 노른자위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올 들어 잇따라 분양 실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높은 분양가를 고수했기 때문.
지난달 17일 평당 3천3백87만~3천3백95만원이라는 사상최고의 분양가를 앞세워 GS건설이 자신만만하게 분양에 나선 서초구 서초동 주상복합 `서초 아트자이` 아파트가 분양에 실패했다.
또한 지난달말에는 '남산 플래티넘' 근처의 남산 기슭에 '남산 플래티넘'과 유사한 분양가의 주상복합 '리더스뷰 남산'도 분양에 실패했다. SK건설이 짓는 '리더스뷰 남산'의 경우 45~91평형 2백33가구 가운데 65, 76평형의 20%가량이 아직까지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남산 플래티넘'의 분양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으나, 청약율이 10%대에 그쳤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최근 주상복합의 상징격인 강남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값이 10%나 폭락하는 등 아파트거품 파열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상류층이 주상복합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파트값 폭등을 주도해온 주상복합 등 고급아파트의 '거품 분양가'가 된서리를 맞기 시작한 양상이다.
쌍용건설 "우리는 SK보다 40만원 싸다"
한편 이와 관련, 쌍용건설은 8일 "SK건설의 '리더스 뷰'의 91.3평형은 분양가가 평당 3천2백만원으로 우리의 '남산 플래티넘'의 3천1백60만원보다 비싸다"며 '강북 사상최고 분양가'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SK의 '리더스 뷰'는 물론 지난달 GS건설이 강남 한복판인 서초구 서초동의 주상복합 '서초 아트자이'를 3천3백87만~3천3백95만원이라는 사상최고가로 분양했다가 실패하는 등 고분양가 거품이 잇따라 파열하고 있는 시점에, 쌍용건설이 겨우 40만원 낮게 분양가를 책정해 놓고 '강북 최고분양가'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것은 왜 '남산 플래티넘'의 첫날 청약율이 지난 수년간 주상복합 아파트 첫날 청약률 가운데 최저인 10%선밖에 안되는지, 그 이유를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