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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신체 절단하는 사람들 늘어

美 ABC방송 쇼킹보도, 대화와 관심을 통한 치료 필요

사회가 급변하면서 다양한 정신질환이 사회문제로 거론되는 가운데 신체 일부를 고의로 절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미국 A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신체보전개성장애(BIID)'로 신체 훼손하는 정신질환자 늘어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는 사람들은 신체보전개성장애 (Body Integrity Identity Disorder, BIID)란 특이한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BIID란 손과 발 등 신체의 특정 부위를 자신의 신체 일부라고 여기지 않아 절단하는 정신장애를 일컫는 용어로 미국 뉴욕 콜롬비아 대학의 정신과 의사인 마이클 퍼스트 박사가 처음 사용했다.

영국에서는 1990년대 말 한 의사가 자신의 환자의 멀쩡한 두 다리를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해 전국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로버트 스미스라는 이 의사는 "환자의 유혹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그 일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가 다리를 절단하기 위해 기차선로에 누울 수도 있고 총으로 관절을 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고 말해 BIID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절박함을 표현했다.

퍼스트 박사는 이 특이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연구해 왔다. 그는 "이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수족이 절단된 사람들은 보면 그 사람이 장애를 극복하는 용기를 가졌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칼(Karl)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두 다리가 모두 없다. 그는 그러나 사고나, 출생 또는 질병 때문에 다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는 스스로 다리를 절단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다리를 절단하기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차에 싣고 공원으로 갔다.

그는 "다리가 완전히 얼 수 있는 드라이아이스의 양과 시간을 계산했다"며 다리를 절단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음을 밝혔다. 그는 6시간동안 다리를 드라이아이스에 담가둔 후 다리가 완전히 얼자 자동차를 몰고 병원 응급실로 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얼었던 다리의 피부조직들이 검게 변하며 괴사하자 의사도 별수 없이 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그러나 칼 말고도 이 같은 자해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릴리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그는 자신이 '온전한 신체를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며 자신이 두 번이나 다리를 절단하려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신체가 마음과 연결돼 있지 않다"고 다리를 절단하는 이유를 밝혔다.

환자들 대부분 어릴 적부터 BIID 유혹에 시달려

퍼스트 박사는 이들이 겉으로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장 충격적인 것은 이들을 만나보면 전혀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해 이들을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토로했다.

그는 "이들은 어릴 적부터 수족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환상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칼도 자신이 절단에 대한 유혹을 느낀 것은 5~6세부터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집 근처에 병으로 발을 절단해야만 했던 이웃집에 놀러 가는 것을 좋아했고 "그들을 보면 부럽다는 느낌까지 들었다"면서도 "다리를 절단한 자신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명의학 연구원인 댄은 등산과 스키를 좋아하며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지만 비슷한 유혹에 시달린다. 그도 "드라이아이스와 전기톱을 이용해 다리를 절단하는 것을 고려해 봤다"며 "때론 그런 유혹을 떨치기 위해 수족이 없는 사람 행세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리를 잘라내는 것이 고통을 주지만 BIID도 고통을 주기는 마찬가지"라면서 "문제는 어느 쪽이 더 많은 고통을 주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해 자신이 아직 수족 절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ABC방송은 "대부분 의사들이 이 같은 행동이 비윤리적인 것이라고 말하지만 유혹을 중단시키지 못한다"고 밝혀 치료의 어려움을 전했다. 댄은 작년, 1만 달러에 다리한쪽을 절단해 주겠다는 필리핀 의사를 찾기도 했다고 밝혔다. 릴리도 "발목도 없는 다리가 부어오른다"면서 어서 의사가 자신의 남은 다리를 절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결혼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지만 유혹에서 벋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남편인 조지는 "그녀가 혼자 있을 때면 다리에 붕대를 붙이는 등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한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조지는 "릴리에게 그 같은 행동을 하면 정신병원에 보낸다고 위협도 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칼은 최근 자신의 팔마저 절단하려던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받아온 정신과 치료와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가 그의 마음을 돌리게 했다고 밝혔다. 사회가 정신질환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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