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새누리, 누리과정 국비지원 합의뒤 파기
새누리 "지도부는 몰랐다" vs 새정치 "靑 거수기냐"
황우여 교육부장관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여야 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만나 내년도 순증분 예산 5천억원에 교육부 예산을 증액편성해 누리과정 예산 5천600억원을 예결위로 넘기기로 구두합의했다.
이와 함께 예결위에서 정확한 지원규모가 확정되면 지방채 발행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국비와 지방채를 연동시키기로 했다. 또한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하면 중앙정부에서 보증을 서고 이자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 직후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곧바로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합의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상임위 차원에서 그런 의견이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당 지도부와는 전혀 논의하거나 협의한 사실이 없다. 우리당은 그런 합의를 할 의사가 전혀 없다"며 합의를 파기했다.
그는 황우여 장관에 대해서도 "원내 지도부와는 일언반구 합의가 없었다"며 "정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정부측 인사는 월권이다. 황우여 장관이라면 황우여 장관의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반박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은 김재원 수석부대표의 당인가"라며 "여야가 합의했고 정상화하려고 하는데 새누리당 원내수석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한다면 아이들의 보육은 김재원 수석이 책임지나. 여야 합의는 김재원 수석이 무마시켜도 되는 것인가. 아이들의 보육이 자기 손에 넣고 뒤흔들어도 되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법인세 원상복구'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국민들의 요구는 무시하면서 '박근혜표 예산' 통과에만 올인하겠다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국회를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예산안 단독처리 운운하며 사실상의 날치기 선언한 새누리당의 '단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는 국민적 저항을 부딪힐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비난했다.
파문이 일자 새누리당 교문위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저와 장관은 2015년 순증분 예산 5천억에 대해 교육부 예산으로 증액편성해 예결위로 넘기되, 예결위에서 그 지원규모가 확정되면 지방채 발행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국비와 지방채 연동시키기로 구두합의한 바 있다"고 합의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이 구두합의 과정에서 저는 원내지도부를 포함한 사전사후에 어떤 협의의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간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여야가 누리과정 예산안 편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며 "어떻게 여야 간사와 장관이 합의한 내용이 몇 분 만에 뒤집어지는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질 수가 있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새누리당은 김재원 의원의 당인가. 국회 상임위가 김재원 의원의 상임위인가. 여야간 모든 합의를 그간 멋대로 해석하고, 국회의 합의 정치에 고춧가루를 뿌려왔던 김 의원은 도대체 집권여당의 원내수석부대표인지 의심스럽다"라며 "이번에도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라면 그냥 두고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친박핵심인 김 수석부대표가 청와대 지시로 합의를 파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엊그제 세월호법 합의를 깨버렸다고 갖은 비난하던 새누리당! 한입으로 두말하는 그들에게 3~5세의 손주가, 자식들이 있을까요?"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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