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왜 연일 "생산적 고민", 교황의 힘?
교황 방한전 '세월호특별법 타결' 압박감, 7일 여야회담 분수령
이완구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과 관련, "우리 새누리당도 생산적인 고민을 하겠다"며 "생산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해서 여야 간의 협상을 재개시켜 빨리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처음으로 '생산적 고민'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다음날인 지난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산적 고민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정치라는 것이 아무리 그래도 대화와 타협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향적․생산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모레까지 원내대표 간에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이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7일 여야 원내대표회담에서 해법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또한 "의원님들께서 본의 아니게, 진의와 달리 표현상의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조금 감안하셔서 말씀 좀 왜곡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 드린다"며, 의원들에게 '노숙자' '교통사고' 등 세월호 유가족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세월호특별법 TF팀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 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특검 추천권을 야당 또는 진상조사위원회에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진상조사위원회가 특검 추천권을 가지면 특검을 진상조사위원회 산하에 두겠다는 것이냐’,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좀 다르다"면서 "‘특검추천권을 진상조사위원회에 달라’,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며 야당 입장을 대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다음에 ‘특검이 기존에 수사에 미진하거나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가 생길 때 하는 것인데 이 사건은 처음부터 특검을 하자는 것이냐’,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해보고 거기서 특검에 보낼만한 사유가 생기면 특검을 활용하도록 하자.’ 이것이 야당의 주장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우리가 야당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부분의 내용을 정확하게 지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야당 입장을 적극 해명, 이같은 수준이라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내일 야당 원내대표와 좀 진지하게, 제가 어제 말씀드렸듯이 생산적 고민을 해보겠다는 입장을 갖고 대화하겠다는 말씀드린다"며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야당의 협조와 이해 하에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는 것"이라며 세월호특별법 합의 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30재보선 압승후 세월호 유가족과 야당의 세월호특별법 수용 불가로 급선회했던 새누리당이 이처럼 "생산적 고민", "야당과의 적극적 대화와 타협" 등의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다시 협상쪽에 무게를 싣고 나선 1차적 요인은 삼엄한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 재보선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검경의 세월호 조사 발표에 대한 불신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나, 특별법을 계속 묵살하다간 커다란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새누리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더 큰 압박 요인은 다름아닌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이다. 광화문광장에서 6일 현재 24일째 단식중인 세월호 유족은 교황을 만날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교황도 오는 15일 미사때 세월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천리 도보순례'를 한 세월호 유족들과 단원고 생존학샏들을 직접 만나겠다고 밝혀 정부여당을 긴장케 하고 있다.
교황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절규하는 유족들을 만나 위로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타전되는 것 자체가 정부여당에겐 더없는 정치적 타격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황 방한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최근 정부여권내 급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권내 매파들 사이에서는 "세월호로 계속 밀리다가는 MB정권초 촛불 파동때처럼 정국주도권을 잃게 된다"는 이유로 강경대응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만만치 않아, 과연 7일 여야 원내대표회동에서 모종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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