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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피니쉬 블로우' 날리나"

개인, 해외부동산 구입 55배 폭증. 대규모 외화반출 우려

정부가 지난해 원고(高) 압력을 낮추기 위해 해외부동산 투자 규제 등을 완화하자, 지난해 개인의 해외부동산 투자 금액이 전년보다 55배나 폭증하고 고가 골프장 회원권 구입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 들어 해외부동산 및 해외주식 투자 제한을 더욱 완화해, 개인의 외화 반출에 더욱 가속이 붙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해외부동산-골프장회원권 구입 폭증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중 거주자의 외국부동산 취득현황'에 따르면, 작년 국내 거주하는 개인과 법인의 해외부동산 취득 신고는 2천3백85건, 금액으로는 7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47건, 2천270만 달러보다 건수와 금액이 각각 51배, 34배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개인의 해외부동산 구입이 크게 증가해, 개인의 해외부동산 취득 신고금액은 5억1천4백만달러(1천268건)로 전년도 9백30만달러(29건)보다 55배 가까이 급증했다. 용도별로는 주거용 부동산(2억7천만달러)이 투자용 부동산(2억4천만달러)보다 많았으나 주거용은 작년 6월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투자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한 평균 신고금액은 약 41만달러였고 50만달러 미만은 전체 39%, 1백만달러 이상이 24%를 차지했다. 해외부동산 취득 신고 금액 가운데 최고 금액은 미국 뉴욕에 있는 2백99만달러짜리 주거용 주택이었고, 실체 취득가액 중 최고가는 캐나다 밴쿠버 소재 3백52만달러 주거용 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1백만 달러 이상 부동산 취득건수는 총 1백45건으로 전체 11%였으며, 2백만달러 이상 고가 부동산 취득도 14건이나 있었다.

부동산 소재지는 교포와 유학생이 많은 미국이 전체의 4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캐나다, 중국, 호주 등 순이었다. 취득 연령별로는 40대가 전체 46%(금액 기준)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21%), 50대(19%) 순이었다. 미성년자 1명도 중국 연변시에 4만6천만달러짜리 주택을 투자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나 투기의혹을 낳았다.

이밖에 골프장 회원권 등 외국부동산 이용권 취득 건수도 1천68건, 3천2백달러로 집계됐고 이 중 골프장 회원권이 전체 98%를 차지했다. 20만 달러 이상 고가 이용권은 5건으로 이 가운데 법인이 4건을 취득했으며, 최고 금액은 일본 나가사키현 소재 28만달러짜리 골프장회원권으로 나타났다.

우후죽순 격으로 세워지고 있는 중국 아파트. 개중에는 동 단위로 아파트를 사들이는 한국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계 "정부, '피니쉬 블로우' 날리나"

이처럼 지난해 해외부동산 투자가 급증한 것은 정부가 지난해 1월과 3월 개인의 주거용 해외부동산 취득 신고기관을 한국은행에서 외국환은행으로 변경하고 취득 한도를 폐지한 데 이어 5월에는 1백만달러 범위 내에서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구입을 자유화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

정부는 올 들어서도 원고 압력이 계속되자, 연초에 해외부동산투자 한도를 현행 1백만달러에서 3백만달러로 대폭 높이는 추가 규제완화 조치를 취했다. 해외에서 3백만달러 저택은 초 상류층이나 사는 호화저택. 국내 상류층에게 해외 초호화주택을 매입할 길을 터준 것이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원고 압력을 막으려다 보니 불가피한 측면도 있어 보이나, 경제정책과 관련해 각종 시행착오를 해온 정부가 임기말에 '피니쉬 블로우(finish blow, 결정타)를 날린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상당수 현금 보유자들이 앞으로 상당기간 국내 부동산이나 증시에서 돈을 벌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 외국으로 빠져나갈 생각들을 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해외로의 대규모 반출 길을 뚤어준 셈"이라며 "여기에다가 한미FTA까지 타결되면 유사시 5백조원대의 부동자금 중 상당수가 해외로 빠져나갈 지도 모르며 이럴 경우 2천억달러의 외환보유고 갖고선 감당하기 힘든 사태가 발생하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3 3
    크크

    일본놈들 꼴나겠군
    미국빌딩 산다고 설쳤다가
    거품꺼지자 헐값으로 되팔았지.
    등신들.

  • 3 3
    잘 나가다가

    결론이 엉뚱하네?
    "여기에다가 한미FTA까지 타결되면 유사시 5백조원대의 부동자금 중 상당수가 해외로 빠져나갈 지도 모르며 이럴 경우 2천억달러의 외환보유고 갖고선 감당하기 힘든 사태가 발생하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2000억가지고도 모자랄 수 있겠으니 그럼 수출 더해서 외환보유고 더 쌓아야겠네?
    환율상승압력이 최근 몇 년간의 엄청난 수출증가에서 비롯된 것인데...
    지금은 외환보유고를 오히려 줄여줘야 할 시점임. 다만 그 방식은 기자의 말대로
    외국으로의 투자 장려 형태로는 곤란. 그 지점까지의 비판만 유효함.
    오히려 그건 그거고, 자본의 해외탈출에 커다란 손실이 안겨질 것이라는 메세지가
    동반되어야 할 듯. 저렇게 나가기 시작하면 환율 안정(?)에 힘입어 수출증가에는 더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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