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봉으로 가면 '비상한 결심'할 수밖에"
<인터뷰> 천정배 “열린당 기득권 안버리면 궤멸할 것"
열린우리당 대선주자인 천정배 의원이 “(청와대는) 열린우리당이 정치적으로 생존하고 전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다. 이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당면목표가 돼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 의지를 분명히 한 뒤, “당의 개혁 노력이 자꾸 미봉책으로 가면 모든 가능성을 포함한 비상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신당 창당 논의가 '무늬만 신당'으로 갈 경우 탈당을 강력시사했다.
“기득권 안버리면 궤멸적 타격 올 것”
천정배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민주개혁세력 전체가 놓인 심각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노선,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 세력들의 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추진하고 실현할 수 있는 믿을만한 후보를 뽑을 경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당 해체' 및 '신당 창당' 당위성을 주장했다.
천 의원은 “당의 변화 노력 자체가 민주개혁세력의 생존과 전진에 걸림돌이 되거나 지분을 쥐거나 주도권을 잡겠다는 기득권적 사고를 버리지 않고 미봉책으로 끝난다면 현재처럼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대선 패배는 물론 민주개혁세력에게 궤멸적 타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의 개혁 노력이 자꾸 미봉책으로 가면 모든 가능성을 포함한 비상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탈당 가능성을 강력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김근태-정동영 2선후퇴론에 대해 “정동영 전 의장은 5.3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질만큼 졌고 김근태 의장도 비대위를 맡은 7, 8개월 동안의 책임을 지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신당으로 가는 과정에서 계파적 기득권이 장애가 된다는 점에서 유력한 당원들이 쥔 기득권을 철저하게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자신을 포함해 대선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새 후보'와 관련해선 “어차피 그동안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진영에서는 후보가 없는 무인지경인인 상황으로 인식해왔다”며 “현재는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고 다른 당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있을 수 있고, 정치권 안팎에서 저마다 참여해 하나의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비전과 노선, 정책을 분명히 제시하고 국민의 검증된 심판을 거치면 되는 문제”라고 말해, 정치권 안팎의 새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연말 대선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과거의 개발독재와 관치경제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 민주개혁세력인 범여권의 정권재창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과거 각종 대안을 민생정책으로 실천하지 못했던 점을 자성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민생문제 해결,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및 북핵문제 해결 등을 통한 남북화해와 평화통일 등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과의 인터뷰 다음날, 법원의 '당헌개정 무효' 판결로 열린우리당은 공황적 상태로 빠져들면서, 신당 창당은 '무늬만 신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김근태 의장 등을 대신해 새로운 '신당 중심축'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천 의원의 향후 행보를 주목할 일이다.
천 의원은 전남 신안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 18회에 합격했다.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국제변호사로 활동한 뒤 민변에서 인권변호사로 활약했다. 15대와 16대 의원 시절 국민회의와 민주당에서 정동영,신기남 의원과 함께 각종 당내 개혁운동을 주도, ‘천-신-정 트리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던 천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서 17대 국회 집권여당의 첫 원내대표를 맡았고, 법무장관을 역임한 뒤 작년말 당에 복귀했다.
다음은 천정배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고 전 총리 퇴장 후 민주개혁세력의 정체성이 강화될 것”
뷰스앤뉴스 고건 전 총리 불출마선언에 따라 대선국면이 큰 충격을 받고 요동을 치고 있다. 이로 인한 정국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
천정배 우리는 한편으로 걱정이지만 당 진로문제가 잘 정리되고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 잘 추진돼 우리 쪽 후보가 힘 있게 뜰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고 전 총리는 한나라당이 아닌 분 중에서 가장 지지도 높던 분으로 아쉽다. 다만 여당 지지하는 분 지지했던 분들이 이제는 좀 더 민생 개혁의 정체성을 대표하고 한나라당과 분명한 차별성을 보일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찾을 때다. 그런 면에서 정체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신당을 만들면 정체성이 후퇴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그런 점은 상당 부분 해소 될 것으로 본다. 범 여권 내 후보 선출 내지 대통합 추진에서 정체성 강화라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민주개혁세력 위기 극복 위해 더 강력하게 신당 추진할 것”
뷰스앤뉴스 그동안 통합신당 추진을 놓고 통합신당파와 당 사수파의 갈등이 매일 반복돼 왔다.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과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 등 정국변화가 현재 신당 추진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천정배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신당 추진으로 가자는 것은 현재 열린우리당이 위기 국면에 놓여있기도 하지만 민주개혁세력 전체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당이 반드시 필요한 측면이 있다.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노선,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 세력들의 대통합은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신당의 당위성은 고건 전 총리가 출마의사를 접었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없어지거나 영향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강력하게 신당을 추진해 가야 한다고 본다.솔직히 말해서 고건 전 총리를 언급하기는 어려운 문제지만 그동안 그분의 가능성에 대해 나 자신은 매우 회의적이었다.
어차피 그동안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진영에서는 후보가 없는 무인지경의 상황으로 인식해왔다. 현재는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다. 다른 당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있을 수 있고, 정치권 안팎에서 저마다 참여해 하나의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비전과 노선, 정책을 분명히 제시하고 국민의 검증된 심판을 거치면 되는 문제다.
아무런 조건의 차이 없이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경쟁하면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올 수 있고 후보뿐 아니라 범민생 개혁세력도 하나로 뭉쳐질 수 있다.
뷰스앤뉴스 현재 한나라당이 50%가 넘는 당 지지율을 보이고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한나라당 내 빅3를 합치면 70-80%를 오가는 높은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연말 대선에서는 한나라당과 범 여권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갈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은데.
천정배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안이한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참여정부가 국민을 실망시킨데 대해 반성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는 심기일전해서 확실하게 민주개혁세력을 전진시키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이 필요한 때다. 또 어떤 방법으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또 성장 동력 문제는 어찌 할 것이며, 교육과 직장과 주거라는 3대 민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정책 방향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을 추진 실현할 수 있는 믿을 만한 후보를 뽑는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당을 질질 끌고 다닌 청와대가 당의 생존과 전진에 걸림돌”
뷰스앤뉴스 열린우리당에 대해 실망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핵심적인 열린우리당의 실패 원인을 무엇으로 보는가.
천정배 왜 잘못됐는지 반성해 본다면 우리당이 국민적 기대를 안고 출범했음에도 국민들의 사회 정치 경제적 요구를 경청하지 못했고, 이를 정책화하는 실천도 미약했다. 물론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1인 정당이나 돈 정치, 패거리 정당이나 과거의 구태정치는 극복했다. 그런 점에서는 굉장한 성과다. 그러나 낡은 정치행태의 청산은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정치 나아가기 위해서인데 생산적인 정치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당청 및 당정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도 매우 부실했고, 노골적으로 애기하자면 당이 청와대에 질질 끌려 다녔다. 이런 요인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는) 우리당이 정치적으로 생존하고 전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다.
지방 선거 참패는 결정적이었고, 그 이후 7개월이 흘렀다. 결과로서 보자면 꼼짝도 못했고 스크럼만 짜고 있다. 이 걸림돌을 제거하느냐 이는 현재 우리의 당면한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뷰스앤뉴스 관료주의의 덫에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걸려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개혁적인 목소리와 대국민 공약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국민들의 지지를 잃은 것 아닌가.
천정배 우리 정권이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담론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관료를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인 근무하던 법무부 공무원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나 관료들은 혁신방안을 기대하기 어렵다.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우리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서 그 관료들을 개혁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갔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워낙 큰 보수적 담론 속에 그 한계에 끌려 다니기만 했다. 부동산 정책만 봐도 집값 안정의 의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단호했지만 헌법보다 바꾸기 어려운 정책 만든다고 언술은 능했지만, 정작 분양원가 공개 같은 중요한 과제는 제때 실천해 내지 못했다.
“당 표류시 민주개혁세력에 괴멸적 타격, 비상한 길 모색할 것”
뷰스앤뉴스 거취 문제로 돌아가자. 전대 준비위에서 결론이 안 나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했는데.
천정배 몇 번이나 이야기했지만 당 자체가 민주개혁세력의 생존과 전진에 걸림돌이 되서는 안 된다. 신당으로 가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분을 쥐거나 주도권을 잡겠다는 기득권적 사고는 모두 버려야 한다. 분명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변화를 창출해 내야지 그렇지 않고 미봉책으로 끝난다면 현재처럼 표류할 가능성 높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대선에서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개혁세력에게 궤멸적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야겠고 그러지 못하면 비상한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뷰스앤뉴스 비상한 길이란 탈당을 의미하나?
천정배 아직은 머릿속에 없다. 다만 위기가 미봉으로 가지 않도록 바란다. 전당대회 날만 말한 것은 아니다. 혁명적 변화를 우리 스스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런 과정이 돼야만 한다. 자꾸 미봉으로 가고 시간만 끌면 뭘 어떻게 할 것인지를 비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많이 변했지만 개발독재, 관치경제 패러다임은 여전히 문제”
뷰스앤뉴스 사람들은 한나라당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범여권만이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나.
천정배 물론 맞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을 반동 수구로만 규정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과거와 달리 변화 발전한 측면은 인정해야만 한다. 다만 한국의 민주화와 개혁을 둘러싼 투쟁과 수구의 역사가 다 해소됐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화가 절차적으로는 완성됐지만 실질적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영역의 민생 안정은 아직 많이 지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민주화 과정 속에서 직선제 투쟁을 한 것은 직선제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이를 통해 민주화된 나라에서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려는 이유 때문이었다. 모든 국민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문화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 시대의 과제이고 목표다. 민주화라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지만 이를 민생이라고 표현한다면 한나라당과 우리당간에는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한국사회는 민주화 과정 속에서 성장했고 경제성장도 이뤘다. 그런 성장을 이끈 개발독재와 관치경제 패러다임이랄까 운하를 파는 성장의 패러다임, 개발 중심의 토건 국가 패러다임은 지난 1997년 IMF를 맞으면서 결정적 한계에 봉착했다.
뷰스앤뉴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을 거치면서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고 성장 동력이 멈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정배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다. 한나라당은 개발중심의 패러다임을 지키고 강화시키는데 비해 우리 세력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성한다.
새로운 경제사회적 패러다임을 제시 못하면서 서민의 삶이 어려워지고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성장 동력을 둘러싼 싸움이 중요하다. 다만 나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곧바로 정경유착의 고리가 재생된다고 본다. 이것을 거대권력의 남용과 횡포라고 본다면 한국사회에서 보다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또는 공정한 사회 만들어야 하는 우리의 과제가 분명이 있는 것이고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누가 달성할 것이냐 나는 앞으로 한나라당은 절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기존 기득권이 신당 창당에 큰 장애, 모두 기득권 철저하게 포기해야”
뷰스앤뉴스 김근태 의장이나 정동영 전 의장에 대한 ‘2선 후퇴론’에 대한 생각은 ?
천정배 정동영 전 의장은 5.3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졌다. 질만큼 졌다는 얘기다. 김근태 의장도 비대위를 맡은 7, 8개월 동안의 책임을 지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신당으로 가는 과정에서 계파적 기득권으로는 당 밖의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구조다 보니 장애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유력한 당원들이 쥔 기득권에 해당하는 이익들은 철저하게 너나 나나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
뷰스앤뉴스 그런 면에서 다른 축으로 대통령의 정치관여 배제론이 거세다. 대통령을 안고가야 하는가 버려야 하는가
천정배 물론 현직 대통령이 우리당의 진로에 관심은 가질 수는 있다. 다만 당의 진로는 다른 당원들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당의 진로는 대통령의 현재 치세문제라기보다는 임기가 끝난 이후에 해당되는 문제라는 얘기다. 노대통령이 당의 총재는 아니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분으로 정치에 적극 개입을 하시면 당의 민주적 결정이 왜곡되거나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정 정도 자제를 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뷰스앤뉴스 개헌문제로 돌아가자. 최근에 개헌은 찬성하지만 역량을 집중할 때는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
천정배 개헌은 여야 대화로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 방식은 여야 간 대화로 결론 내야하고 이미 발의권자인 대통령이 제기를 했고 발의하겠다고 했으니 피할 수 없는 현안이 됐다. 한나라당은 대화조차 거부하면서 어떤 토론도 않겠다는 것은 정략적 매우 잘못이다. 내용에 반대 안한다고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개헌 내용에 대해 찬성 취지를 가져온 것이 확인되고 있다. 대화와 토론에 응해야 한다.
내용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찬성이다. 기회 될 때마다 그런 이야기해왔다. 다만 이번 개헌문제가 대다수 국민의 절실한 민생문제가 아니라는 것 인정해야 한다. 직선제 개헌 주장하면서 민주화 투쟁 했다. 민주화의 핵심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개헌 저지 의석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 야당의 반대가 끝까지 있을 경우 실현할 수 없는 사안임이 분명하다. 개헌 문제에 대해 지나친 여론전에 나서는 것은 소모전이다. 특히 지금 솔직하게 말하지만 개헌이 처음 제기된 뒤 임기 단축 등 카드 내놓을 지 걱정했는데 그 문제가 확실하게 정리되서 임기단축 카드 안 쓰기로 한 것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안이다. 당과 상의 없이 추진된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문제 제기 없이 유감 표명 없이 넘어간 것은 잘 못된 것이다. 국민의 신뢰는 이래서 잃었다.
또 혹시 우리당내 일각에서 개헌문제로 위기를 돌파할 생각을 한다면 큰 오산이다.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될 것이다. 개헌 관련 특위인줄 알았더니 추진위를 설치했다. 위원회 설치는 반대 않지만 지나친 소모적인 여론전으로 방향 잡아서는 절대 안된다. 우리당은 수년 동안 정부의 여러 활동에 대한 뼈를 깎는 반성을 전제로 어떻게 하면 민생을 안정시키고 민생개혁 전진시키느냐에 대한 고뇌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적극 추진하고 대북 지원도 즉각 재개해야”
뷰스앤뉴스 천 의원이 남북정상회담도 촉구했는데.
천정배 지금 남북 정상회담은 정략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다. 잘못하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지금은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고 번영으로 나가야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과 미국 등 양 당사자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대안을 만들어야만 한다.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고 북미간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국가를 보위하는 당연한 의무이고 6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실무선에서 비공식 회담도 하고 특사도 보내는 등 북핵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려운 과제지만 그런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정략적으로 보일까 두려워하는 지점이 있다. 절대 정략적이지 않도록 민족과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지점에서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은 즉각 재개돼 북한을 바로 지원해야 한다. 현재 중단된 대북지원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식량과 비료 지원을 해야 한다. 최근에 결핵 등 각종 후진국성 전염병이 나도는 등 위기를 겪고 있고 이런 전염병들이 북한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의약품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책의 측면에서 추상적인 원칙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우리 민족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정책 관련 철학.의지.역량 부족에 자성하며 다양한 대안 제시할 터”
뷰스앤뉴스 연초부터 국정현안 진단시리즈를 당과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는데, 본인의 향후 정책 등을 포함한 정국구상은?
천정배 우리당이 나를 포함해서 그동안 정책문제에 관한 분명한 철학과 의지나 역량이 부족했다는 점을 이미 말씀 드렸다. 국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주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밝힐 정책사안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며, 이를 민생개혁에 연계시켜 서민과 중산층에게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이는 더 강화시켜 내야 할 부분이다.
더구나 새해를 맞아 지난 국회에서 이월된 국정현안들이 차질 없이 처리 될 수 있도록 제 홈페이지에 국정현안 진단 시리즈를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5번에 걸쳐 다양한 한국사회의 현안을 점검했다. 앞으로도 국정현안과 함께 다양한 정책적 사안들을 제시하고 해법과 전망을 내놓고 민생과 한반도의 평화 및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정책이 되도록 다듬어나갈 생각이다. 나 자신도 앞으로 정책으로 승부할 생각이라는 점을 거듭 밝히며, 국민들이 신명나게 미래를 위해 오늘을 보낼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
뷰스앤뉴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 정국과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제시해줘 감사하다.
천정배 인터뷰에 초청해줘 감사하다. 중산층과 서민을 포함한 국민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지켜보고 격려해달라. <뷰스앤뉴스>와 독자들의 건승을 빈다.
“기득권 안버리면 궤멸적 타격 올 것”
천정배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민주개혁세력 전체가 놓인 심각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노선,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 세력들의 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추진하고 실현할 수 있는 믿을만한 후보를 뽑을 경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당 해체' 및 '신당 창당' 당위성을 주장했다.
천 의원은 “당의 변화 노력 자체가 민주개혁세력의 생존과 전진에 걸림돌이 되거나 지분을 쥐거나 주도권을 잡겠다는 기득권적 사고를 버리지 않고 미봉책으로 끝난다면 현재처럼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대선 패배는 물론 민주개혁세력에게 궤멸적 타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의 개혁 노력이 자꾸 미봉책으로 가면 모든 가능성을 포함한 비상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탈당 가능성을 강력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김근태-정동영 2선후퇴론에 대해 “정동영 전 의장은 5.3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질만큼 졌고 김근태 의장도 비대위를 맡은 7, 8개월 동안의 책임을 지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신당으로 가는 과정에서 계파적 기득권이 장애가 된다는 점에서 유력한 당원들이 쥔 기득권을 철저하게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자신을 포함해 대선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새 후보'와 관련해선 “어차피 그동안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진영에서는 후보가 없는 무인지경인인 상황으로 인식해왔다”며 “현재는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고 다른 당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있을 수 있고, 정치권 안팎에서 저마다 참여해 하나의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비전과 노선, 정책을 분명히 제시하고 국민의 검증된 심판을 거치면 되는 문제”라고 말해, 정치권 안팎의 새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연말 대선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과거의 개발독재와 관치경제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 민주개혁세력인 범여권의 정권재창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과거 각종 대안을 민생정책으로 실천하지 못했던 점을 자성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민생문제 해결,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및 북핵문제 해결 등을 통한 남북화해와 평화통일 등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과의 인터뷰 다음날, 법원의 '당헌개정 무효' 판결로 열린우리당은 공황적 상태로 빠져들면서, 신당 창당은 '무늬만 신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김근태 의장 등을 대신해 새로운 '신당 중심축'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천 의원의 향후 행보를 주목할 일이다.
천 의원은 전남 신안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 18회에 합격했다.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국제변호사로 활동한 뒤 민변에서 인권변호사로 활약했다. 15대와 16대 의원 시절 국민회의와 민주당에서 정동영,신기남 의원과 함께 각종 당내 개혁운동을 주도, ‘천-신-정 트리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던 천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서 17대 국회 집권여당의 첫 원내대표를 맡았고, 법무장관을 역임한 뒤 작년말 당에 복귀했다.
다음은 천정배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고 전 총리 퇴장 후 민주개혁세력의 정체성이 강화될 것”
뷰스앤뉴스 고건 전 총리 불출마선언에 따라 대선국면이 큰 충격을 받고 요동을 치고 있다. 이로 인한 정국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
천정배 우리는 한편으로 걱정이지만 당 진로문제가 잘 정리되고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 잘 추진돼 우리 쪽 후보가 힘 있게 뜰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고 전 총리는 한나라당이 아닌 분 중에서 가장 지지도 높던 분으로 아쉽다. 다만 여당 지지하는 분 지지했던 분들이 이제는 좀 더 민생 개혁의 정체성을 대표하고 한나라당과 분명한 차별성을 보일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찾을 때다. 그런 면에서 정체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신당을 만들면 정체성이 후퇴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그런 점은 상당 부분 해소 될 것으로 본다. 범 여권 내 후보 선출 내지 대통합 추진에서 정체성 강화라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민주개혁세력 위기 극복 위해 더 강력하게 신당 추진할 것”
뷰스앤뉴스 그동안 통합신당 추진을 놓고 통합신당파와 당 사수파의 갈등이 매일 반복돼 왔다.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과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 등 정국변화가 현재 신당 추진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천정배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신당 추진으로 가자는 것은 현재 열린우리당이 위기 국면에 놓여있기도 하지만 민주개혁세력 전체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당이 반드시 필요한 측면이 있다.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노선,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 세력들의 대통합은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신당의 당위성은 고건 전 총리가 출마의사를 접었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없어지거나 영향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강력하게 신당을 추진해 가야 한다고 본다.솔직히 말해서 고건 전 총리를 언급하기는 어려운 문제지만 그동안 그분의 가능성에 대해 나 자신은 매우 회의적이었다.
어차피 그동안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진영에서는 후보가 없는 무인지경의 상황으로 인식해왔다. 현재는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다. 다른 당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있을 수 있고, 정치권 안팎에서 저마다 참여해 하나의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비전과 노선, 정책을 분명히 제시하고 국민의 검증된 심판을 거치면 되는 문제다.
아무런 조건의 차이 없이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경쟁하면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올 수 있고 후보뿐 아니라 범민생 개혁세력도 하나로 뭉쳐질 수 있다.
뷰스앤뉴스 현재 한나라당이 50%가 넘는 당 지지율을 보이고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한나라당 내 빅3를 합치면 70-80%를 오가는 높은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연말 대선에서는 한나라당과 범 여권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갈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은데.
천정배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안이한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참여정부가 국민을 실망시킨데 대해 반성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는 심기일전해서 확실하게 민주개혁세력을 전진시키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이 필요한 때다. 또 어떤 방법으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또 성장 동력 문제는 어찌 할 것이며, 교육과 직장과 주거라는 3대 민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정책 방향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을 추진 실현할 수 있는 믿을 만한 후보를 뽑는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당을 질질 끌고 다닌 청와대가 당의 생존과 전진에 걸림돌”
뷰스앤뉴스 열린우리당에 대해 실망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핵심적인 열린우리당의 실패 원인을 무엇으로 보는가.
천정배 왜 잘못됐는지 반성해 본다면 우리당이 국민적 기대를 안고 출범했음에도 국민들의 사회 정치 경제적 요구를 경청하지 못했고, 이를 정책화하는 실천도 미약했다. 물론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1인 정당이나 돈 정치, 패거리 정당이나 과거의 구태정치는 극복했다. 그런 점에서는 굉장한 성과다. 그러나 낡은 정치행태의 청산은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정치 나아가기 위해서인데 생산적인 정치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당청 및 당정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도 매우 부실했고, 노골적으로 애기하자면 당이 청와대에 질질 끌려 다녔다. 이런 요인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는) 우리당이 정치적으로 생존하고 전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다.
지방 선거 참패는 결정적이었고, 그 이후 7개월이 흘렀다. 결과로서 보자면 꼼짝도 못했고 스크럼만 짜고 있다. 이 걸림돌을 제거하느냐 이는 현재 우리의 당면한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뷰스앤뉴스 관료주의의 덫에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걸려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개혁적인 목소리와 대국민 공약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국민들의 지지를 잃은 것 아닌가.
천정배 우리 정권이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담론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관료를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인 근무하던 법무부 공무원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나 관료들은 혁신방안을 기대하기 어렵다.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우리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서 그 관료들을 개혁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갔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워낙 큰 보수적 담론 속에 그 한계에 끌려 다니기만 했다. 부동산 정책만 봐도 집값 안정의 의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단호했지만 헌법보다 바꾸기 어려운 정책 만든다고 언술은 능했지만, 정작 분양원가 공개 같은 중요한 과제는 제때 실천해 내지 못했다.
“당 표류시 민주개혁세력에 괴멸적 타격, 비상한 길 모색할 것”
뷰스앤뉴스 거취 문제로 돌아가자. 전대 준비위에서 결론이 안 나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했는데.
천정배 몇 번이나 이야기했지만 당 자체가 민주개혁세력의 생존과 전진에 걸림돌이 되서는 안 된다. 신당으로 가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분을 쥐거나 주도권을 잡겠다는 기득권적 사고는 모두 버려야 한다. 분명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변화를 창출해 내야지 그렇지 않고 미봉책으로 끝난다면 현재처럼 표류할 가능성 높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대선에서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개혁세력에게 궤멸적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야겠고 그러지 못하면 비상한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뷰스앤뉴스 비상한 길이란 탈당을 의미하나?
천정배 아직은 머릿속에 없다. 다만 위기가 미봉으로 가지 않도록 바란다. 전당대회 날만 말한 것은 아니다. 혁명적 변화를 우리 스스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런 과정이 돼야만 한다. 자꾸 미봉으로 가고 시간만 끌면 뭘 어떻게 할 것인지를 비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많이 변했지만 개발독재, 관치경제 패러다임은 여전히 문제”
뷰스앤뉴스 사람들은 한나라당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범여권만이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나.
천정배 물론 맞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을 반동 수구로만 규정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과거와 달리 변화 발전한 측면은 인정해야만 한다. 다만 한국의 민주화와 개혁을 둘러싼 투쟁과 수구의 역사가 다 해소됐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화가 절차적으로는 완성됐지만 실질적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영역의 민생 안정은 아직 많이 지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민주화 과정 속에서 직선제 투쟁을 한 것은 직선제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이를 통해 민주화된 나라에서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려는 이유 때문이었다. 모든 국민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문화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 시대의 과제이고 목표다. 민주화라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지만 이를 민생이라고 표현한다면 한나라당과 우리당간에는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한국사회는 민주화 과정 속에서 성장했고 경제성장도 이뤘다. 그런 성장을 이끈 개발독재와 관치경제 패러다임이랄까 운하를 파는 성장의 패러다임, 개발 중심의 토건 국가 패러다임은 지난 1997년 IMF를 맞으면서 결정적 한계에 봉착했다.
뷰스앤뉴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을 거치면서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고 성장 동력이 멈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정배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다. 한나라당은 개발중심의 패러다임을 지키고 강화시키는데 비해 우리 세력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성한다.
새로운 경제사회적 패러다임을 제시 못하면서 서민의 삶이 어려워지고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성장 동력을 둘러싼 싸움이 중요하다. 다만 나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곧바로 정경유착의 고리가 재생된다고 본다. 이것을 거대권력의 남용과 횡포라고 본다면 한국사회에서 보다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또는 공정한 사회 만들어야 하는 우리의 과제가 분명이 있는 것이고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누가 달성할 것이냐 나는 앞으로 한나라당은 절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기존 기득권이 신당 창당에 큰 장애, 모두 기득권 철저하게 포기해야”
뷰스앤뉴스 김근태 의장이나 정동영 전 의장에 대한 ‘2선 후퇴론’에 대한 생각은 ?
천정배 정동영 전 의장은 5.3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졌다. 질만큼 졌다는 얘기다. 김근태 의장도 비대위를 맡은 7, 8개월 동안의 책임을 지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신당으로 가는 과정에서 계파적 기득권으로는 당 밖의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구조다 보니 장애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유력한 당원들이 쥔 기득권에 해당하는 이익들은 철저하게 너나 나나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
뷰스앤뉴스 그런 면에서 다른 축으로 대통령의 정치관여 배제론이 거세다. 대통령을 안고가야 하는가 버려야 하는가
천정배 물론 현직 대통령이 우리당의 진로에 관심은 가질 수는 있다. 다만 당의 진로는 다른 당원들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당의 진로는 대통령의 현재 치세문제라기보다는 임기가 끝난 이후에 해당되는 문제라는 얘기다. 노대통령이 당의 총재는 아니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분으로 정치에 적극 개입을 하시면 당의 민주적 결정이 왜곡되거나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정 정도 자제를 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뷰스앤뉴스 개헌문제로 돌아가자. 최근에 개헌은 찬성하지만 역량을 집중할 때는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
천정배 개헌은 여야 대화로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 방식은 여야 간 대화로 결론 내야하고 이미 발의권자인 대통령이 제기를 했고 발의하겠다고 했으니 피할 수 없는 현안이 됐다. 한나라당은 대화조차 거부하면서 어떤 토론도 않겠다는 것은 정략적 매우 잘못이다. 내용에 반대 안한다고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개헌 내용에 대해 찬성 취지를 가져온 것이 확인되고 있다. 대화와 토론에 응해야 한다.
내용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찬성이다. 기회 될 때마다 그런 이야기해왔다. 다만 이번 개헌문제가 대다수 국민의 절실한 민생문제가 아니라는 것 인정해야 한다. 직선제 개헌 주장하면서 민주화 투쟁 했다. 민주화의 핵심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개헌 저지 의석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 야당의 반대가 끝까지 있을 경우 실현할 수 없는 사안임이 분명하다. 개헌 문제에 대해 지나친 여론전에 나서는 것은 소모전이다. 특히 지금 솔직하게 말하지만 개헌이 처음 제기된 뒤 임기 단축 등 카드 내놓을 지 걱정했는데 그 문제가 확실하게 정리되서 임기단축 카드 안 쓰기로 한 것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안이다. 당과 상의 없이 추진된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문제 제기 없이 유감 표명 없이 넘어간 것은 잘 못된 것이다. 국민의 신뢰는 이래서 잃었다.
또 혹시 우리당내 일각에서 개헌문제로 위기를 돌파할 생각을 한다면 큰 오산이다.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될 것이다. 개헌 관련 특위인줄 알았더니 추진위를 설치했다. 위원회 설치는 반대 않지만 지나친 소모적인 여론전으로 방향 잡아서는 절대 안된다. 우리당은 수년 동안 정부의 여러 활동에 대한 뼈를 깎는 반성을 전제로 어떻게 하면 민생을 안정시키고 민생개혁 전진시키느냐에 대한 고뇌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적극 추진하고 대북 지원도 즉각 재개해야”
뷰스앤뉴스 천 의원이 남북정상회담도 촉구했는데.
천정배 지금 남북 정상회담은 정략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다. 잘못하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지금은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고 번영으로 나가야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과 미국 등 양 당사자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대안을 만들어야만 한다.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고 북미간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국가를 보위하는 당연한 의무이고 6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실무선에서 비공식 회담도 하고 특사도 보내는 등 북핵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려운 과제지만 그런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정략적으로 보일까 두려워하는 지점이 있다. 절대 정략적이지 않도록 민족과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지점에서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은 즉각 재개돼 북한을 바로 지원해야 한다. 현재 중단된 대북지원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식량과 비료 지원을 해야 한다. 최근에 결핵 등 각종 후진국성 전염병이 나도는 등 위기를 겪고 있고 이런 전염병들이 북한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의약품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책의 측면에서 추상적인 원칙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우리 민족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정책 관련 철학.의지.역량 부족에 자성하며 다양한 대안 제시할 터”
뷰스앤뉴스 연초부터 국정현안 진단시리즈를 당과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는데, 본인의 향후 정책 등을 포함한 정국구상은?
천정배 우리당이 나를 포함해서 그동안 정책문제에 관한 분명한 철학과 의지나 역량이 부족했다는 점을 이미 말씀 드렸다. 국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주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밝힐 정책사안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며, 이를 민생개혁에 연계시켜 서민과 중산층에게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이는 더 강화시켜 내야 할 부분이다.
더구나 새해를 맞아 지난 국회에서 이월된 국정현안들이 차질 없이 처리 될 수 있도록 제 홈페이지에 국정현안 진단 시리즈를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5번에 걸쳐 다양한 한국사회의 현안을 점검했다. 앞으로도 국정현안과 함께 다양한 정책적 사안들을 제시하고 해법과 전망을 내놓고 민생과 한반도의 평화 및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정책이 되도록 다듬어나갈 생각이다. 나 자신도 앞으로 정책으로 승부할 생각이라는 점을 거듭 밝히며, 국민들이 신명나게 미래를 위해 오늘을 보낼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
뷰스앤뉴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 정국과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제시해줘 감사하다.
천정배 인터뷰에 초청해줘 감사하다. 중산층과 서민을 포함한 국민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지켜보고 격려해달라. <뷰스앤뉴스>와 독자들의 건승을 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