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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금, 은, 구리, 아연...끝없는 가격폭등

연일 사상최고가 경신, 유가 1백달러 전망 제기도

유가 급등과 함께 금, 은, 구리, 아연 등 금속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같은 급등은 수급 불안에 국제 투기자금이 가세한 결과로, 최근 다소 회복 양상을 보였던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 행진...불안한 국제상품시장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금선물은 온스당 1.90달러 상승한 5백92.50달러를 기록했다. 금선물은 이날 장중 5백94.70달러까지 상승하며 6백달러선에 근접하는 사상최고가를 기록, 시장 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기도 했다. 1년전에는 4백40달러 선에 머물렀던 국제 금값은 지난달말 25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폴 다우드 뉴몬트광산의 호주 지사장은 이와 관련, 해외통신들과의 인터뷰에서 “금값이 계속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2006년과 2007년 상승한 뒤 2008년 보합세를 보인 다음 2009년에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5월물 은선물은 온스당 2.5센트 오른 11.705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지난달말 23년 만에 온스당 11달러선을 돌파한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5월물 구리 선물은 이날 파운드당 6.05센트 상승한 2.596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2.60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인도분은 1백62달러(2.9%) 오른 톤당 5천7백10달러를 기록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40% 상승한데 이어, 올들어 세 달간 30%가 더 올랐다.

"구리 선물 올들어서만 30% 상승"

구리 가격은 중국 상하이에서도 사상 최고 수준에 거래됐다. 이날 구리 6월물은 1백위안(0.2%) 오른 톤당 5만1천9백10위안(6천4백82달러)에 거래됐다. 장 중 한 때 5만2천2백위안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그루포 멕시코의 파업으로 인해 멕시코 2위 구리 광산의 조업이 중단되는 등 각종 정치 사회적 불안요소도 원인이 됐다. 이에 따라 그루포 멕시코의 구리 재고가 1개월여만에 최저치로 감소했다. 중국의 구리 재고는 지난주 5개월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구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아연을 비롯한 여타 상품들도 구리를 뒤따라 강세를 보였다. 아연은 LME에서 99.5달러 오른 톤당 2천7백87달러를 기록했다. 장 중 한 때 114달러(4.2%) 폭등한 2천8백1.5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니켈 역시 전날보다 8백75달러(5.5%) 급등한 1만6천7백50달러를 기록했으며, 알루미늄은 47달러 상승해 톤당 2천5백10달러에 거래됐다. 주석과 납 또한 각각 75달러, 9달러 오른 8천3백75달러, 1천1백50달러를 기록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상품 관련 펀드 자금이 1천4백억달러로 전년 대비 38% 가량 급증하는 등 상품에 대한 매수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월가는 "공급 및 수요의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도 배럴 당 67달러선 넘어서면서 국제경제계 긴장

세계 최대 석유수요처인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유가도 70달러 선을 향해 수직상승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0.84달러 상승한 67.07달러에 마감됐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북해산 브렌트유(Brent) 선물도 0.71달러 오른 67.10달러에 종료됐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전주대비 4백40만배럴 감소한 2억1천1백80배럴을 기록, 5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에너지정보청(EIA)의 발표로 인해 상승했다.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현재 미 원유재고는 전주대비 2백10만배럴 증가한 3억4천2백80만배럴, 난방유를 포함한 중간유분 재고는 2백60만 배럴 감소한 1억2천1백60만배럴을 기록했다.

원유 수입량의 경우 일일 14만7천배럴이 감소한 1천만배럴 수준을 나타냈으며, 정제가동률은 1.1% 감소한 85.9%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휘발유 생산은 전주대비 20만배럴 감소한 반면, 휘발유 수요는 일일 1만배럴 증가한 9백6만배럴 수준을 보임에 따라 향후에도 불안한 가격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배럴당 60달러선을 넘어섰던 국내기업의 원유 도입 단가도 상승하면서 1년전에 비해 20% 이상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정치 환경이 악화될 경우 국제유가의 추가급등-기업채산성 및 교역조건 악화-무역수지 악화-경기회복 지연 등 악순환이 이어지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큰 상황이다.

국제 유가는 연중 기름소비가 가장 많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휘발유 재고가 감소한 것이 수급우려에 불을 붙였고, UN-이란간의 핵갈등도 점차 증폭되는 등 정치적 요인도 악재를 더하고 있다.

"유가 배럴당 1백달러 넘을 수도"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1백달러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BP캐피탈의 회장이자 전설적인 텍사스 석유업자인 부니 피킨스 회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배럴당 1백50달러도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유가가 60달러선으로 내려앉기 이전에 먼저 75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것이라는 점에서 조만간 1백달러 선까지 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상품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 산하 이코노미닷컴의 매튜 패리 연구원 또한 "유가가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UN-이란 갈등이 지속적으로 가속될 경우 70달러선 위에서 신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제상품시장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등 향후 다소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에서 제시하는 유가 1백달러 등 고공권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각종 헤지수단을 마련하는 등 유사시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어 주가나 기업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만반의 대응책을 수립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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