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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평가위 조사예산 '0원'

운영비만 2억5천 배정, 연구용역비는 "결정된 것 없다"

국무조정실 산하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가 시민사회단체들의 불참 속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돼가지만 아직 내년 예산조차 배정되지 않아 '생색내기' 조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30일 국무조정실이 민주당 김영환, 정성호 의원실에 제출한 2013-2014년 사업계획 및 4대강조사평가위 예산자료 등을 종합하면, 정부는 2014년도 4대강조사평가위 예산으로 위원회의 운영비용 등 기본경비 2억5천만원만을 책정했다.

그러나 기본경비에는 임차료, 인쇄비, 위원회참석비, 안건검토비, 업무추진비 등만 포함됐고 연구용역비용은 포함돼지 않았다.

정부는 4대강조사평가위의 의결에 따라 조사평가를 직접 수행하는 조사작업단의 현장조사 및 연구용역비용에 대해서도 2013년도 예산자료에서는 별도 항목없이 "예산 절감액 등을 활용해 위원회에서 조사범위 등 계획 수립 후 조속 확보 예정"이라고만 밝혔고, 2014년도 예산에는 아예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불용예산이 확정되는대로, 조사위원회에 예산을 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4대강 현장조사비, 분야별 연구용역 의뢰 등 구체적인 사업예산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5월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평가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조사평가를 직접 수행하는 조사작업단을 8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해 수자원, 수환경, 농업, 문화관광 등의 4개 분야에 대한 4대강 사업 이후 안전성·적절성 조사를 조속한 시일내(1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4대강조사평가위 조사작업단 연구용역비에 대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내에서 협의가 많이 필요하다. 2014년 예산을 정부에서 반영하는 단계는 지났고, 추가 예산이 필요하면 국회차원에서 논의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4대강 조사가 더딘 반면, 정부 주도 위원회의 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국민검증'을 선언한 4대강범대위는 지난 9월 1차 조사에 이어 11월 향후 4대강의 종합평가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정짓는 등 잰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장승필 위원장이 사임한 이후, 여러차례 회의를 통해 국민들에게 평가위원회의 구성을 완료했다고 밝힌 것이 벌써 두 달이 지났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예산도 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제대로 이 사업의 진상을 밝힐 수 있겠나"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결국 충분치 못한 예산과 시간 속에서 전반적인 평가를 하겠다는 것은 국토부와 수공이 주는 자료에 의지해 평가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게 뭐냐"며 "그렇게 되면 잘못된 사업을 추진한 국가기관에 면죄부를 주는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당초 밝힌대로 중립성이 훼손당한 정부 위원회의 조사와 별개로 4대강 사업의 시작부터 현재, 이번 국감에서 새롭게 제기된 문제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국민검증' 방식으로 조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성,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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