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26일 "나는 영원한 충청인이며 충청인이 나라 가운데 중심을 잡아왔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저녁 서울 서초동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재경 충남 공주 향우회에 참석, 준비해온 축사를 통해 "공주 분들께 2007년은 특별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충청도에는 나라가 어려울 때 일어난 의인과 지사가 많다. 충청은 박팽년, 성삼문, 이순신, 윤봉길, 김좌진 등 위인이 나온 충절의 고향"이라며 "제가 미력이나마 고향을 위해 할 일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서울로 떠나왔지만 변함없이 저를 품어줘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며 "충청도 사람은 느리고 신중하지만 일단 결심하면 결연하게 내 길을 가는 독립투사적 기질도 있다. '냅도유' 하면 모든 게 끝났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 직후 기자들에게 "기회가 되면 고향을 돕겠다는 것이지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충청권 중심론에 대해서도 "책에 있는 말을 써온 것일 뿐"이라고 정치 활동 선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정치선언이) 전혀 아니다. 고향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서 기회가 있으면 돕겠다는 말을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심대평 대표, 정진석 의원 등 국민중심당 인사들과 김학원 한나라당 의원 윤석근 웅진 그룹 회장, 오연천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등 4백여명의 공주 출신 인사들이 참석해 정 전 총장을 격려, 정치적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심대평 대표는 이날 "나라를 이끌 인물을 키우는 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정 전총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발언들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