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 마지막 날인 8일(현지시각)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섬유분과 협상과 관련, "만족할 만한 기본틀은 마련했다"고 밝혀, 물밑에서 한미FTA가 급진전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김종훈 "섬유분야에서 만족할만한 틀 마련"
그는 우리측이 강력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미측의 무역구제 절차 개선과 관련해선 "미측이 우리의 요구를 면밀히 검토해 연말에 의회에 보고할 내용을 결정할 계획인 만큼 계속 설득하는 작업을 벌일 것"이라며 "의회 보고 내용을 본뒤 6차 협상의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해, 미측 무역구제와 미국이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사이의 빅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특히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개선에 대한 미측 요구와 관련, "협상 전반의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양측의 득실을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해 빅딜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그는 5차 협상에서의 진전분야로 상품, 지적재산권, 서비스 등을 꼽았으며 상품 분야에서는 중기 관세철폐 품목중 미측이 2백6개(교역액 6억달러규모)를, 우리측이 2백4개(3억9천만달러)를 각각 즉시철폐 품목으로 전환했고 미측이 물품취급수수료 철폐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웬디 커틀러 미국측 대표가 막판에 논의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쌀 개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미측이) 한마디도 안 했고 앞으로도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FTA에 양국협상대표인 김종훈과 커틀러. ⓒ연합뉴스
커틀러 "쇠고기 재개방 없이는 의회 지지 못얻어"
이에 앞서 미국의 커틀러 대표도 별도로 기자회견을 갖고 "통신, 온라인 비디오, 방송과 함께 가스, 전기 등 시장도 더 열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쌀과 쇠고기 개방도 압박했다.
커틀러 대표는 5차 협상과 관련,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자동차와 의약품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해 유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쌀 시장 개방과 관련, "한국에 쌀이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언젠가는 쌀도 논의하게 될 것이다. 민감한 부문은 후반 단계에서 좀 더 고위급 대표들을 중심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막판에 이 문제를 거론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관련, "쇠고기 시장 재개방은 FTA협상 대상은 아니나, 미국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한미FTA 협정내용이 좋다해도 쇠고기 재개방이 완전히 되지 않으면 이해당사자들과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해, 쇠고기 재개방을 문제삼을 것임을 재차 분명히 했다.
그는 내년 1월 15일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6차 협상전까지 시장접근 분야 등에서 전화나 영상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양측 대표간 접촉이 잦을 것이고 고위급 관료들의 접촉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미국 상무부 장관이 내주중 방한, 미국의 협상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소개해, 내년 1월이 한-미 고위급 막후절충을 통해 한미FTA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미FTA 타결을 확신한다고 밝혀, 양측이 5자회담에서 상당한 물밑협상을 벌인 결과 내년초 고위급회담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