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잘 자라도 하늘 꼭대기엔 못가"
<인터뷰> 김종인 의원 "부동산에 원래 단기책은 없어"
"부동산 투기 대책에 단기책이란 원래 없는 것이고 근본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인 조화가 이뤄져야 투기가 진정이 된다."
지난 90년대초 경제수석으로 재직하며 부동산값 폭등을 잡았던 김종인 민주당의원이 최근의 부동산대란과 관련해 내린 진단이다. 그는 최근 정치권이 쏟아내고 있는 각종 부동산정책에 부정적이었다.
"홍준표법, 정주영 아파트 반값 공약과 마찬가지"
김 의원은 우선 대지임대부분양을 골자로 하는 세칭 홍준표 법에 대해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홍준표 의원의 법안은 주택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되니까 실현 가능성은 둘째 치고 정당입장에서 민심을 확보하자는 측면에서 안을 낸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홍준표 법안은 결국은 정부가 서민을 위해 보조정책을 쓰라는 얘긴데 정부가 땅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며 "또 서민이 월 100만원의 임대료를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냐. 옛날에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대통령 출마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하겠다고 말한 것이나 비슷한 얘기"라고 재차 꼬집었다.
김 의원은 "토지 값이 비싸기 때문에 집값이 비싸다고 말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토지가격을 어떻게 안정을 시키느냐, 어떻게 하면 토지가가 오르지 않겠느냐 이런 측면에서 근본적인 접근을 해봐야 한다"며 "흔히들 이야기해서 공급을 늘리자.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맡기자 하는데 본질적으로 시장경제라는 것이 수요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요 공급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바로 토지가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에서 생긴 돈은 부동산으로 가게 마련이다. 전국적으로 땅 보상비라고 해서 수십조원이 풀린 마당에 그 사람들이 돈을 다시 투자할 데는 부동산 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금리는 싸고 돈 있는 사람들이야 은행보다 수익이 많은데 세금을 내고라도 은행 금리보다 수익이 높은 부동산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부동산대란의 근원을 저금리에서 찾았다.
"세금으로 부동산 잡겠다는 것은 세금 내면 투기해도 된다는 얘기"
김 의원은 세금으로 부동산폭등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부동산 값 잡는다고 세금 강조하는데 세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그 말대로라면 세금 낼 수 있는 사람은 부동산 투기를 해도 괜찮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효용성도 의문이다. 경제주체들이 일정기간 동안 거기에 적응기간이 끝나면 세금만큼 부동산 값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요새 흔히 말하는 종합부동산세든 양도소득세든 원래 취지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마치 세수입에서 필요하고 부자가 많이 내야 한다는 말로 전환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종부세 논란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뭐냐 하면 1가구 1주택 대해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물권이 하나인데 뭘 부과하겠다는 것이냐"며 "자기는 아무 과실도 없이 집 한 칸 가지고 사는 사람이 누가 집값을 올려달라고 하기를 했나. 집값이 올랐느니까 벌을 받아야하다는 식의 조세분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세금의 역사는 혁명의 역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계 역사상 세금을 잘못 건드린 정부 치고 편안한 정권이 없었다"며 "정책이 실패하면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정책을 개선하려는 생각들은 않고 한술 더 떠서 뭘 강화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럼 세금을 한 100%까지 올려보지 그러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향후 부동산 전망과 관련, "경기이론에 보면 호황은 스스로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느 날 갈 때까지 가면 그치게 돼 있다는 얘기다. 나무가 아무리 잘 자라도 하늘 꼭대기까지 못 오른다"며 "호황이 제아무리 오래 갈 것 같지만 호황은 시점에 도달하면 스스로 죽게 돼 있다"고 멀지 않은 시일내에 부동산거품이 터질 것임을 예언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정치라는 것이 뭐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정치인데 오히려 조화를 파괴하는 정치를 하니까 집권당이나 대통령의 지지도가 엉망진창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민주주의를 한다면서 나를 따라라 내가 하는 모든 게 진리라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 되나 절대 안되지"라고 말했다.
다음은 4일 행한 김종인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홍준표 법안, 결국은 정부가 땅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니냐"
뷰스앤뉴스 한나라당이 당론을 채택한 홍준표 의원의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이 현실성이 있다고 보나.
김종인 의원 땅이 있어야 그런 것을 하지. 결국은 정부가 서민을 위해 보조정책을 쓰라는 얘긴데 정부가 땅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닌가.
흔히들 이야기해서 공급을 늘리자.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맡기자 하는데 본질적으로 시장경제라는 것이 수요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요 공급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바로 토지가격이다. 한나라당 안을 볼 것 같으면 토지 값이 비싸기 때문에 집값이 비싸다고 말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토지가격을 어떻게 안정을 시키느냐 어떻게 하면 토지가가 오르지 않겠느냐. 이런 측면에서 근본적인 접근을 해봐야지.어디서 토지를 무한히 공급할 수 있겠느냐 생각을 해봐라.
금리는 싸고 돈 있는 사람들이야 은행보다 수익이 많은데 세금을 내고라도 은행 금리보다 수익이 높은 부동산으로 가지 않겠나.
뷰스 평균 월 100만 원가량의 임대료도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다. 맞는 말인가.
김종인 서민이 월 100만원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주택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되니까 실현 가능성은 둘째 치고 정당입장에서 그런 안을 낼 수는 있는 것이다. 민심을 확보 하자는 측면에서 말이다. 옛날에 정주영 씨가 대통령 출마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하겠다고 말한 것이나 비슷한 얘기다.
뷰스 열린우리당에서 추진 중인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은 어떤가.
김종인 결국 싱가포르 방식인데 거기는 토지가 거의 국가소유이다보니 그런 것을 하기 쉬운 환경이다.
"어떤 한 가지방식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착각"
뷰스 이도저도 아니라면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김종인 여러 가지 정부정책이 꼬여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인데 이를 어떤 한가지방식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큰 착각이다. 우리나라 집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결국 정부의 경제정책의 총체적 실패가 나타난 것으로 보면 된다. 집값 상승 요인이 단순히 한두 가지 때문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뷰스 일각에서 종부세 저항 운동도 일고 있는데.
김종인 부동산 값 잡는다고 세금 강조하는데 언젠가도 말했지만 세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 말대로라면 세금 낼 수 있는 사람은 부동산 투기를 해도 괜찮다는 말 아닌가. 효용성도 의문이다. 경제주체들이 일정기간 동안 거기에 적응기간이 끝나면 세금만큼 부동산 값도 올라 갈 수밖에 없다.
요새 흔히 말하는 종합부동산세든 양도소득세든 원래 취지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마치 세수입에서 필요하고 부자가 많이 내야 한다는 말로 전환되고 있어 문제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시작한 제도가 부동산 투기를 막지 못하고 또 다른 형태로 전환되니까 조세정책의 기본 방향이 어디로 가느냐를 우리가 스스로 명확하게 알 수 없게 되고 마는 것이다.
1가구 1주택 대해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물권이 하나인데 뭘 부과하겠다는 것이냐. 자기는 아무 과실도 없이 집한칸 가지고 사는 사람이 누가 집값을 올려달라고 하기를 했나. 집값이 올랐느니까 벌을 받아야하다는 식의 조세분석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세금 적용 논리 자체도 맞지 않고 결국은 어느 한 시점에서 대중요법으로 정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효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세금 먹이면 부동산 폭등이 진정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얼마 지나니까 다시 나타난 것 아니냐.
"부동산에 단기책이란 원래 없어"
뷰스 중장기정책도 써야겠지만 당장 필요한 단기책도 있을 것 아닌가.
김종인 단기책이란 원래 없다. 부동산이라는 것은 근본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인 조화가 이뤄져야 진정이 되는 것이다. 부동산에서 생긴 돈은 부동산으로 가게 마련이다. 전국적으로 땅 보상비라고 해서 수십조원이 풀린 마당에 그 사람들이 돈을 다시 투자할 데는 부동산 밖에 없지 않겠는가.
뷰스 현 정부의 부동산 조세정책의 문제는 뭔가.
김종인 세금의 역사는 혁명의 역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계 역사상 세금을 잘못 건드린 정부 치고 편안한 정권이 없었다는 말이다. 작년 '8.13' 조치 끝나고 나서 나는 한 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절대 성공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정책이 실패하면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정책을 개선하려는 생각들은 않고 한술 더 떠서 뭘 강화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럼 세금을 한 100%까지 올려보지 그러느냐
뷰스 부동산값이 계속 오를 것인가.
김종인 금리가 싸면 원래가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다. 경기이론에 보면 호황은 스스로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느 날 갈 때까지 가면 그치게 돼 있다는 얘기다. 나무가 아무리 잘 자라도 하늘 꼭대기까지 못 오른다. 호황이 제아무리 오래 갈 것 같지만 호황은 시점에 도달하면 스스로 죽게 돼 있고 이것이 경기이론의 초보적인 상식이다.
뷰스 최근 이해찬 전 총리가 양도세 인하 이야기를 했는데.
김종인 자기가 있을 적에는 다들 이런 제도를 해놓고 이제 와서 문제가 되니까 내년도 선거도 생각하고 등등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 아니냐. 헌법보다 고치기 어려운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왜 고치려 드나.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닌가. 총리를 지낸 사람이나 누구나 다 자기가 말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들의 기본적인 상식인데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웃기는 사람들이지, 세상에영구불변의 정책이 어디 있나.
뷰스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그동안의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새롭게 고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김종인 이제 와서 정치인들이 '우리는 그렇게 생각을 안했는데 청와대에서 완강하게 나와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면 안 된다. 정치인들이 똑같이 책임을 질 줄 알아야지. 특히 종부세라는 것은 의원 입법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세금을 의원입법으로 만드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한 나라일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뭐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정치인데 오히려 조화를 파괴하는 정치를 하니까 집권당이나 대통령의 지지도가 엉망진창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겠느냐. 민주주의를 한다면서 나를 따라라 내가 하는 모든 게 진리라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 되나 절대 안되지.
지난 90년대초 경제수석으로 재직하며 부동산값 폭등을 잡았던 김종인 민주당의원이 최근의 부동산대란과 관련해 내린 진단이다. 그는 최근 정치권이 쏟아내고 있는 각종 부동산정책에 부정적이었다.
"홍준표법, 정주영 아파트 반값 공약과 마찬가지"
김 의원은 우선 대지임대부분양을 골자로 하는 세칭 홍준표 법에 대해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홍준표 의원의 법안은 주택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되니까 실현 가능성은 둘째 치고 정당입장에서 민심을 확보하자는 측면에서 안을 낸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홍준표 법안은 결국은 정부가 서민을 위해 보조정책을 쓰라는 얘긴데 정부가 땅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며 "또 서민이 월 100만원의 임대료를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냐. 옛날에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대통령 출마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하겠다고 말한 것이나 비슷한 얘기"라고 재차 꼬집었다.
김 의원은 "토지 값이 비싸기 때문에 집값이 비싸다고 말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토지가격을 어떻게 안정을 시키느냐, 어떻게 하면 토지가가 오르지 않겠느냐 이런 측면에서 근본적인 접근을 해봐야 한다"며 "흔히들 이야기해서 공급을 늘리자.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맡기자 하는데 본질적으로 시장경제라는 것이 수요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요 공급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바로 토지가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에서 생긴 돈은 부동산으로 가게 마련이다. 전국적으로 땅 보상비라고 해서 수십조원이 풀린 마당에 그 사람들이 돈을 다시 투자할 데는 부동산 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금리는 싸고 돈 있는 사람들이야 은행보다 수익이 많은데 세금을 내고라도 은행 금리보다 수익이 높은 부동산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부동산대란의 근원을 저금리에서 찾았다.
"세금으로 부동산 잡겠다는 것은 세금 내면 투기해도 된다는 얘기"
김 의원은 세금으로 부동산폭등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부동산 값 잡는다고 세금 강조하는데 세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그 말대로라면 세금 낼 수 있는 사람은 부동산 투기를 해도 괜찮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효용성도 의문이다. 경제주체들이 일정기간 동안 거기에 적응기간이 끝나면 세금만큼 부동산 값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요새 흔히 말하는 종합부동산세든 양도소득세든 원래 취지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마치 세수입에서 필요하고 부자가 많이 내야 한다는 말로 전환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종부세 논란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뭐냐 하면 1가구 1주택 대해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물권이 하나인데 뭘 부과하겠다는 것이냐"며 "자기는 아무 과실도 없이 집 한 칸 가지고 사는 사람이 누가 집값을 올려달라고 하기를 했나. 집값이 올랐느니까 벌을 받아야하다는 식의 조세분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세금의 역사는 혁명의 역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계 역사상 세금을 잘못 건드린 정부 치고 편안한 정권이 없었다"며 "정책이 실패하면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정책을 개선하려는 생각들은 않고 한술 더 떠서 뭘 강화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럼 세금을 한 100%까지 올려보지 그러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향후 부동산 전망과 관련, "경기이론에 보면 호황은 스스로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느 날 갈 때까지 가면 그치게 돼 있다는 얘기다. 나무가 아무리 잘 자라도 하늘 꼭대기까지 못 오른다"며 "호황이 제아무리 오래 갈 것 같지만 호황은 시점에 도달하면 스스로 죽게 돼 있다"고 멀지 않은 시일내에 부동산거품이 터질 것임을 예언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정치라는 것이 뭐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정치인데 오히려 조화를 파괴하는 정치를 하니까 집권당이나 대통령의 지지도가 엉망진창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민주주의를 한다면서 나를 따라라 내가 하는 모든 게 진리라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 되나 절대 안되지"라고 말했다.
다음은 4일 행한 김종인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홍준표 법안, 결국은 정부가 땅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니냐"
뷰스앤뉴스 한나라당이 당론을 채택한 홍준표 의원의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이 현실성이 있다고 보나.
김종인 의원 땅이 있어야 그런 것을 하지. 결국은 정부가 서민을 위해 보조정책을 쓰라는 얘긴데 정부가 땅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닌가.
흔히들 이야기해서 공급을 늘리자.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맡기자 하는데 본질적으로 시장경제라는 것이 수요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요 공급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바로 토지가격이다. 한나라당 안을 볼 것 같으면 토지 값이 비싸기 때문에 집값이 비싸다고 말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토지가격을 어떻게 안정을 시키느냐 어떻게 하면 토지가가 오르지 않겠느냐. 이런 측면에서 근본적인 접근을 해봐야지.어디서 토지를 무한히 공급할 수 있겠느냐 생각을 해봐라.
금리는 싸고 돈 있는 사람들이야 은행보다 수익이 많은데 세금을 내고라도 은행 금리보다 수익이 높은 부동산으로 가지 않겠나.
뷰스 평균 월 100만 원가량의 임대료도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다. 맞는 말인가.
김종인 서민이 월 100만원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주택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되니까 실현 가능성은 둘째 치고 정당입장에서 그런 안을 낼 수는 있는 것이다. 민심을 확보 하자는 측면에서 말이다. 옛날에 정주영 씨가 대통령 출마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하겠다고 말한 것이나 비슷한 얘기다.
뷰스 열린우리당에서 추진 중인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은 어떤가.
김종인 결국 싱가포르 방식인데 거기는 토지가 거의 국가소유이다보니 그런 것을 하기 쉬운 환경이다.
"어떤 한 가지방식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착각"
뷰스 이도저도 아니라면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김종인 여러 가지 정부정책이 꼬여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인데 이를 어떤 한가지방식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큰 착각이다. 우리나라 집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결국 정부의 경제정책의 총체적 실패가 나타난 것으로 보면 된다. 집값 상승 요인이 단순히 한두 가지 때문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뷰스 일각에서 종부세 저항 운동도 일고 있는데.
김종인 부동산 값 잡는다고 세금 강조하는데 언젠가도 말했지만 세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 말대로라면 세금 낼 수 있는 사람은 부동산 투기를 해도 괜찮다는 말 아닌가. 효용성도 의문이다. 경제주체들이 일정기간 동안 거기에 적응기간이 끝나면 세금만큼 부동산 값도 올라 갈 수밖에 없다.
요새 흔히 말하는 종합부동산세든 양도소득세든 원래 취지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마치 세수입에서 필요하고 부자가 많이 내야 한다는 말로 전환되고 있어 문제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시작한 제도가 부동산 투기를 막지 못하고 또 다른 형태로 전환되니까 조세정책의 기본 방향이 어디로 가느냐를 우리가 스스로 명확하게 알 수 없게 되고 마는 것이다.
1가구 1주택 대해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물권이 하나인데 뭘 부과하겠다는 것이냐. 자기는 아무 과실도 없이 집한칸 가지고 사는 사람이 누가 집값을 올려달라고 하기를 했나. 집값이 올랐느니까 벌을 받아야하다는 식의 조세분석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세금 적용 논리 자체도 맞지 않고 결국은 어느 한 시점에서 대중요법으로 정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효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세금 먹이면 부동산 폭등이 진정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얼마 지나니까 다시 나타난 것 아니냐.
"부동산에 단기책이란 원래 없어"
뷰스 중장기정책도 써야겠지만 당장 필요한 단기책도 있을 것 아닌가.
김종인 단기책이란 원래 없다. 부동산이라는 것은 근본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인 조화가 이뤄져야 진정이 되는 것이다. 부동산에서 생긴 돈은 부동산으로 가게 마련이다. 전국적으로 땅 보상비라고 해서 수십조원이 풀린 마당에 그 사람들이 돈을 다시 투자할 데는 부동산 밖에 없지 않겠는가.
뷰스 현 정부의 부동산 조세정책의 문제는 뭔가.
김종인 세금의 역사는 혁명의 역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계 역사상 세금을 잘못 건드린 정부 치고 편안한 정권이 없었다는 말이다. 작년 '8.13' 조치 끝나고 나서 나는 한 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절대 성공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정책이 실패하면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정책을 개선하려는 생각들은 않고 한술 더 떠서 뭘 강화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럼 세금을 한 100%까지 올려보지 그러느냐
뷰스 부동산값이 계속 오를 것인가.
김종인 금리가 싸면 원래가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다. 경기이론에 보면 호황은 스스로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느 날 갈 때까지 가면 그치게 돼 있다는 얘기다. 나무가 아무리 잘 자라도 하늘 꼭대기까지 못 오른다. 호황이 제아무리 오래 갈 것 같지만 호황은 시점에 도달하면 스스로 죽게 돼 있고 이것이 경기이론의 초보적인 상식이다.
뷰스 최근 이해찬 전 총리가 양도세 인하 이야기를 했는데.
김종인 자기가 있을 적에는 다들 이런 제도를 해놓고 이제 와서 문제가 되니까 내년도 선거도 생각하고 등등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 아니냐. 헌법보다 고치기 어려운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왜 고치려 드나.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닌가. 총리를 지낸 사람이나 누구나 다 자기가 말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들의 기본적인 상식인데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웃기는 사람들이지, 세상에영구불변의 정책이 어디 있나.
뷰스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그동안의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새롭게 고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김종인 이제 와서 정치인들이 '우리는 그렇게 생각을 안했는데 청와대에서 완강하게 나와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면 안 된다. 정치인들이 똑같이 책임을 질 줄 알아야지. 특히 종부세라는 것은 의원 입법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세금을 의원입법으로 만드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한 나라일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뭐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정치인데 오히려 조화를 파괴하는 정치를 하니까 집권당이나 대통령의 지지도가 엉망진창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겠느냐. 민주주의를 한다면서 나를 따라라 내가 하는 모든 게 진리라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 되나 절대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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