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5일 열린우리당과 전면전을 선언한 뒤 정계개편을 추진 중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호된 쓴소리를 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청 갈등과 관련, "이제 국민들은 완전히 그들을 불신하고 있다. 완전 저주하고 있다"며 "지금 모두 살기도 어렵고 그런데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라도 안 줘야지 국민들을 매일같이 짜증스럽게 하면 되냐"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 전의장은 이어 "어차피 헤어질 바에야 서로 이전투구해서 상처투성이가 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깨끗하게 헤어지는 것이 좋겠다"며 "대통령도 많은 여당 의원들이 자기를 싫어하는데 왜 당을 떠나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걸복걸하는 듯한 인상을 주냐? 이제 대통령도 체면을 지켜야죠. 자기를 싫어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은데 그럴 바에야 깨끗하게 당적을 포기하고 초당적 입장으로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노 대통령을 힐난했다.

이 전의장은 또 "노 대통령의 발언이 갈팡질팡하고 또 스스로 한 말을 스스로 뒤집고 있다"며 "그래서 나는 대통령 말이 많아 말로써 나라가 망할 지경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제발 대통령은 정계개편이나 당 내분이나 정치문제에 대해서 일체 함구했으면 좋겠다. 내 정말 진심으로 부탁한다. 제발 이제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나라가 시끄러워서 국민들이 견딜 수가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과묵의 리더십을 발휘해서 노 대통령이 일체 말씀을 안하는 게 좋겠고 국민들이 생각할 때 대통령이 감기가 드셨나, 어디 편찮으신가, 왜 요새는 말이 없지 하고 궁금하게 생각할 정도로 말을 안 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해서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 대통령의 지역구도 타파 주장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 이야기하면 국민들 듣지도 않는다. 관심도 없다. 오히려 역효과 난다. 그러니까 이런 거 다 접어두고 조용히 남은 임기 말없이 민생문제에 치중해서 마무리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지역감정도 노 대통령이나 전직 대통령은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과거에 대통령 한 분이나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이 전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잖은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도 여당 불신에 대한 반사이익에만 안주하지 말라"며 "국민들이 여당 꼴보기 싫으니까 한나라당 지지하는 거지 야당 잘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그러니까 한나라당도 이제는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명실공히 정책야당으로서 국민들이 저 야당 같으면 정권을 맡길 수 있겠다 하는 확신을 줘야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박정희 정권 몰락과정을 얘기하며 노 대통령이 경제문제에 전념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10.26 시해사건이 생기기 전에 부산에 부마사태가 났어요. 부마사태가 날 때 국민들이 전부 호응을 했다. 그 때 플래카드 보면 부가가치세 반대하는 프랜카드 들고 나왔다. 공화당이 10대 국회선거 직전에, 그 때 부총리가 남덕우 씨고 재무부 장관이 김용환 씬데 이 양반들이 국회선거 직전에 부가가치세를 만들어 가지고 부가가치세 때문에 정계가 혼란해지고 전 국민들이 피해를 보았다. 세금은 오르고 물가는 오르고.. 그래서 공화당이 1.1% 진 거다. 10대 총선거에서. 그래서 결국 그것으로 인해서 박 대통령 시해사건 10.26이 난 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재규 부장이 부마사태 났을 때 중앙정보부장이 부산에 갔다와서 대통령께 보고한 게 있다. 첫째 장기집권, 둘째 부가가치세 그랬다. 세금문제를 절코 소홀히 생각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