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1일 김근태 당의장의 사퇴를 요구한데 대해, 재야파로 분류되는 정봉주 의원은 "그럼 의장직을 사퇴할 테니 이광재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보라"고 맹비난했다. 결국 기다렸던 파경을 맞은 분위기다.

정봉주 의원은 이날 "싸워야 할 상대는 한나라당인데 내부를 공격 하려는 것은 결국 한나라당의 사주를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왜 자꾸만 문제를 만들려고만 하느냐"고 이광재 의원의 발언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정 의원은 "지지율이 반 토막 난 것은 청와대 때문 아니냐"며 "김 의장은 청와대 공격에 방어만 했을 뿐인데 오히려 지난 주말부터 당을 흔들고 공격한 것이 누구였느냐 "고 말했다.

재야파의 또 다른 의원은 "이쯤 되면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며 "헤어지더라도 최소한 예의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이광재 의원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가장 서운한 면도 있겠지만 김근태 당의장도 현재 당의장을 하고 싶어서 하느냐"며 "지지율 추락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것이다. 비판을 하려거든 좀 근거 있는 비판을 하라"고 발끈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이병완 비서실장도 정체성 있는 신당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열린우리당도 가급적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는 측면에서 신당을 추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들도 연일 이어지는 청와대의 공세에 불만을 쏟아냈다.

이석현 위원은 "민생과 국정현안이 얼마나 산적해 있는데 대통령이 연일 정치에만 관심을 표명하느냐"며 "적절치 않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또 "김근태 의장도 핑퐁게임처럼 연일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당청이 자리를 마련해 대화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위원은 "양측이 이런 식으로 이전투구해 봐야 얻을 것이 뭐냐"며 "분위기를 좀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장선 위원은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김부겸 위원은 "이대로는 안된다"고 했다.

앞서 이광재 의원은 김근태 당의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이 시점에서 모든 것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노그룹 의원들과 당내 통합신당파 의원들 사이에 넘어서는 안 될 루비콘 강을 이미 수차례 넘나드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