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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론스타 기습. 김재록과 연계 수사

美도피한 스티븐 리 인도 요청, 외환銀 재매각 중단될 수도

검찰이 외환은행 헐값매입과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론스타 한국사무소 등을 30일 전격 압수수색하고,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37) 론스타 한국사무소 전 대표의 인도를 미국 정부에 요구키로 했다.

검찰은 또 김재록씨와 외환은행 헐값 매각 및 국민은행으로의 재매각 사이의 연관성도 함께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론스타 8곳 기습적으로 압수수색

론스타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대검 중앙수사부는 30일 오전 9시30분부터 검사 3명 등 수사인력 60여명을 투입해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 30층에 있는 론스타 한국 사무소와 론스타 자회사인 허드슨 어드바이저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서류와 컴퓨터 본체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또한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유회원 대표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정헌주 대표 등 론스타 핵심 관계자 5명의 자택 및 경기 파주군에 있는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 문서보관 창고도 이날 수색했다. 검찰이 이날 동시에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8곳이나 된다.

검찰은 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론스타 코리아 스티븐 리 대표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미국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날 압수수색을 단행한 론스타 핵심관계자 5명을 포함한 내외국인 10여명의 출국금지 또는 출국정지 조치를 내리고 금명간 소환조사키로 했다. 이들 출금자 중에는 전직 고위 경제관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나 검찰은 이 사실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외환은행 매각 관련 기자회견에서 론스타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연합뉴스


대검 중수부는 그동안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사건과 8백60만달러 외환도피 사건, 국세청이 고발한 1백47억원 탈세 등 3개 사건을 통합해 수사해왔으며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된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고발사건도 이날 병합했다. 검찰은 론스타 수사를 위해 검사 2명을 보강해 수사인력을 오광수 중수2과장 등 4명으로 늘렸으며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에서 전문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탈세 혐의와 관련해 국세청이 세 차례 론스타를 압수수색한 적은 있으나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검찰이 구체적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을 벌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검찰 "김재록과 외환은행 건도 함께 수사 중"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론스타 펀드와 관련한 여러 범죄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스티븐 리에 대한 조속한 신병확보와 진상 규명을 위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설명했다.

채 기획관은 "론스타 관련 탈세사건과 외환도피 사건 수사가 오늘부터 본격화됐다. 국회 재경위가 고발한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사건 수사는 기초조사를 진행하되 감사원 감사 일정과 조율하면서 수사착수 시점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재록씨가 외환은행 건도 개입했다고 하는데 내사 진행 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울러 수사 중이나, 이번 론스타 압수수색은 직접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스티븐 리의 일부 범죄혐의에 대해 론스타 미국 본사측에서는 `스티븐 리가 개인적 이득을 위해 저지른 범죄이며 본사와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스티븐 리의 국내 친지들을 통해 조속한 국내 입국을 종용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론스타 관련 수사는 오래 전에 고발됐고 이미 여러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현대차 비자금 수사처럼 급박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수사가 장기화할 것임을 예고하면서도 "외환은행 매각 전에 수사가 종결된다고 말할 수 없으나 가급적 빨리 하겠다"고 말해, 가급적이면 외환은행 매각 전에 의혹의 실체를 밝힐 생각임을 시사했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론스타의 불법 사실을 확인할 경우 국민은행으로의 외환은행 매각은 사실상 백지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외신들, 속보로 전하며 비상한 관심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론스타 압수수색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검찰이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론스타의 서울 소재 사무소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해외에 있는 스티븐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고 보도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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