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2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의 연구개발센터 증축과 관련된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검찰은 김재록에게 건네진 수십억원 중 일부가 건축 인허가 취득과 관련돼 사용했는지를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부처를 긴장케 하고 있다.

현대차, 농협건물 인수 실패하자 별관 증축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이날 현대차그룹의 로비 대상을 묻는 질문에 "양재동 사옥의 별관 건물을 본관과 같은 높이로 증축하는 쌍둥이 빌딩과 관련해 제기된 건축 인허가 의혹을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쌍둥이 빌딩은 현대차가 1천7백억원을 투자해 작년 5월부터 양재동 사옥의 3층짜리 별관 건물을 본관과 같은 높이인 21층으로 증축해 연구센터를 건립하는 공사로 올해 말 준공될 예정이다.

현대차 그룹은 그동안 양재동 본사가 너무 협소해 본사 뒤편의 농협건물을 사들이는 협상을 벌였으나 농협측이 너무 비싸게 불러 이를 포기하고, 대신 3층짜리 별관 건물을 증축하기 시작했다.

양재동은 유통시설지구로 묶여 있어 연구센터 건립이 불가능하나 건교부가 2004년 12월 유통시설지구에 연구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규칙을 고친 데 이어 작년 1월에는 서울시가 도시계획시설 조성계획 변경을 결정함으로써 현대차 신사옥 인허가가 가능해졌다.

김의선 편법상속 로비도 수사 중

검찰은 그러나 수십억원의 비자금이 인허가 부문에만 쓰였을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아래 이 돈이 다른 용도의 로비자금으로 쓰였는지 여부를 집중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재록씨가 현대차측에 접근해 정의선 기아차 사장으로의 편법상속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제의를 했고, 평소 정 사장이 김씨를 "아저씨"라 부르며 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첩보에 따라 이에 대해서도 수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검찰의 현대차 압수수색 과정에 현대측 내부자의 제보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와,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일파만파의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