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1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대북정책 변경 여부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의 애매모호한 화법을 문제삼으며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은 한 문장 내에서도 여러 마디를 비틀고 해서 무슨 말씀인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전시 작통권 문제도 상황이 바뀌었으니 새로 검토해 보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이해가 안 되고, 대북 포용정책 역시 상황이 바뀌었으니 다시 검토는 해봐야 하지 않냐고 했지만 정부부처의 답변을 보면 포용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은 없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요구하는대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대국민 담화를 하든지, 국회에 나와 잘못됐다고 사과하고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를 말하든지, 대북정책을 이런 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오 원내대표 역시 "노 대통령이 이런 중대한 위협상황에서 선문답도 아니고 이중 삼중의 교착어를 사용해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평소 대통령의 스타일을 보면 다른 현안에는 분명한 자기 입장을 말하는데 북한 문제만 나오면 눈치를 보며 말꼬리를 흐리는지 그 이유를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