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머리 도입하면 정당정치 붕괴"
<인터뷰> 노회찬 의원 "사실상 대선 두번 치르는 꼴"
"차분한 대선준비보다는 어느 쪽이 게임을 더 화려하게 하느냐 사행성을 가지고 대선권력을 결정하느냐를 고민하는 잘못된 양상으로 나가고 있다. 대선이 '바다이야기 2'에서 결정되어서야 되겠는가."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참여경선)를 신랄히 비판했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시 정당정치 붕괴는 필연"
노 의원은 지난 4일 저녁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픈프라이머리가 제도로 정착되면 대선 때만 팀을 잘 짜면 되니 정당은 평소에 국민에게 잘할 이유가 없다"며 "누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누가 출연하는 쇼 무대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것이고 그 당이 심판받는 것이 아니고 후보만 심판을 받는다"고 정당정치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노 의원은 "전세계적으로도 미국의 몇 개 주를 제외하고는 당원에게 후보 선출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며 "다만 당원의 문턱을 낮추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당원에게 선출권을 주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여당은 국민에게 선출권을 주는데 당원은 왜 있어야 하느냐고 할지 모르겠다"며 " (열린우리당이 벤치마킹한) 미국은 평소에는 정당이 사실상 없는 나라로 원내 국회의원들만 있고 하원 의장이 당 대표 역할을 하며 철저한 엘리트 정치만을 해온 나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여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경우) 지난 3년간 해온 정치 개혁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배경과 관련, "게임이 살려면 기존에 두 명(김근태-정동영) 가지고는 흥행이 안 되니 누구누구를 더 넣자라는 (여당인사의) 말까지 들린다"며 "이는 흥행을 위해 스트립쇼도 넣고 가자, 짝퉁 조용필도 넣고 가자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열린우리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노 의원은 "이 제도를 완전개방형으로 하면 사실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대선 선거운동을 두 번하는 셈"이라며 "투표는 2백만 명 정도의 유권자에 국한시킨다 하더라도 전체 3천 6백만 유권자가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대선과 다를 바 없는데 '참여하십시요'라고 말하는 것부터가 선거운동이 된다"고 위헌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말하기를 '우리는 채택할 생각이 없느니 너희들도 하지 마라'라고 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는 얘기"라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입장에 동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노회찬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노회찬 의원 인터뷰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여당의 오픈프라이머리가 논란이 되고 있다. 노회찬 의원도 최근 오픈프라이머리를 정당 존립의 정당성을 스스로 없애는 행위라며 여당은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노회찬 정당의 자율성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여당의 오픈프라이머리는 누가 보더라도 낮은 정당지지율과 강력한 후보 부재라는 내부 속사정을 반영한 대선 돌파용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정당 문화가 척박하고 정치에 대한 신뢰가 낮은 한국적 현실에서 대부분의 정당들이 여전히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이런 상황에서 오픈프라이머리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정서적으로 영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너희 당은 국민경선을 거부할 정도로 폐쇄적이고 외부 인사를 배제하느냐는 식으로 여당이 야당을 향해 공격형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뷰스 야당 특히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도입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제도 도입을 위한 법 개정까지 가지 않겠나.
노회찬 제도도입이 관철되려면 현재 선거법 개정이 우선돼야 하는 상황이다. 여당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법률을 안 고치고도 할 수는 있으나 그렇게 되면 제도 자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법 개정을 하기 위해서는 합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도입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사실상 대선 두 번 치르는 꼴"
뷰스 오픈프라이머리를 활용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
노회찬 오픈프라이머리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제도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두 종류가 있는데 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는 그중에서도 특수한 경우다. 미국을 보면 26개주가 클로즈드 프라이머리제다. 입당해서 후보 선출 권을 갖는 선입당후선출권부여 방식으로 이것이 일반적이다. 그 다음으로 19개 주 정도가 오픈프라이머리제가 시행중이다.
현재로서는 여당은 그렇게 가겠다는 것인데 오픈프라이머리를 완전개방형으로 하면 사실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대선 선거운동을 두 번하는 셈이다.
투표는 2백만 명 정도의 유권자에 국한시킨다 하더라도 전체 3천 6백만 유권자가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대선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참여하십시요"라고 말하는 것부터가 선거운동이 된다. 한나라당이 말하기를 "우리는 채택할 생각이 없느니 너희들도 하지 마라"라고 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는 얘기다.
유인태 의원이 타 당들에게 왜 남의 잔치에 간섭하느냐 하지만 그런 식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당이 도입하지 않는 한 오픈프라이머리제를 위한 법 개정에 합의해 줄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오픈프리이머리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
뷰스 미국은 일부 주에서나마 어떻게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게 됐고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가
노회찬 우리나라는 행정 권력을 바꾸는 데 현재 국민직선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다. 반면에 미국은 국민직선제라는 것을 도입한 적이 없고 늘 대통령을 간선제로 뽑는다. 그래서 후보 선출이라도 국민이 직접 선출하면 안 되겠느냐는 측면에서 후보 직선제가 여러 주에서 채택됐던 것이다.
그래도 상당수 주에서는 먼저 당원이 돼야 후보 선출권을 주는 형태다. 안 그러면 상대당의 교란 공작 등으로 선거 과정이 혼택해질 수도 있다. 나머지 19개 주는 정당을 안택해도 후보선출권을 주는 정도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몇 개 주를 제외하고는 당원에게 후보 선출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다만 당원의 문턱을 낮추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당원에게 선출권을 주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뷰스 여당이 진성당원제를 포기함으로 인해 스스로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
노회찬 여당이 얼마 전까지 채택해온 당원들에 의한 상향식 민주주의는 정당 정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엘리트 정치, 보스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진성당원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 면에서 여당은 지난 3년간 해온 정치 개혁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은 국민에게 선출 권을 주는데 당원은 왜 있어야 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미국은 평소에는 정당이 사실상 없는 나라다. 원내 국회의원들만 있고 하원 의장이 당 대표 역할을 하며 철저한 엘리트 정치만을 해온 나라다. 선거 때는 당원은 1회용 투표권의 역할을 하기 위해 당원이 급조된다.
뷰스 진성당원제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했는데 우리나라는 왜 몇 년만에 후퇴하려 한다고 보는가 ?
노회찬 진성당원제가 덜 발달된 탓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그 당의 후보라는 사람은 당의 정책을 구현하는 사람이고 누가 그 정책을 더 잘 실현시킬 수 있느냐를 놓고 당원들이 후보를 뽑는다. 열린우리당은 워낙 어려운 당의 현실에서 생각해낸 대안이겠지만 이는 정당정치를 깡그리 무시하는 발상이다.
"헌법 정신도 정면으로 위배"
뷰스 오픈프라이머리는 헌법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노회찬 우리 헌법은 정당 정치를 중시한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선이 무엇이어야 하느냐 라는 고민도 열린우리당이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을 국민에게 희망을 줄 세력을 뽑느냐 라는 진지한 고민보다는 누가 이기느냐라는 게임으로밖에 안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편법을 동원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이제껏 한일을 돌아보고 앞으로 할 일을 고민하기 보다는 대선을 흥미 위주의 장으로 만들어 돌파하겠다는 발상밖에 없어 보인다.
뷰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시 막대한 선거비용 문제도 한나라당 등 일각에서 지적되고 있다. 어떻게 보나?
노회찬 대선 비용 버금가는 비용이 실제로 들어갈 수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옥외선거 운동이 불가피하고 옥외투표 비용 등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다. 여당의 정략적인 발상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당의 어려움을 국가적 부담으로 통해 해소하려는 것도 사실이다. 한나라당도 현재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하지는 않은 만큼 당내 정파 간 유분리에 따라 향후 입장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일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여야가 대선을 놓고 공히 조기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년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반성하기보다는 말이다.
그래서 차분한 대선준비보다는 어느 쪽이 게임을 더 화려하게 하느냐 사행성을 가지고 대선권력을 결정하느냐를 고민하는 잘못된 양상으로 나가고 있다. 대선이 '바다이야기 2'에서 결정되어서야 되겠는가.
뷰스 정체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더 짚어보자.
노회찬 오픈프라이머리가 제도로 정착되면 정당은 평소에 국민에게 잘할 이유가 없다. 대선 때만 팀을 잘 짜면 되니 말이다.
누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누가 출연하는 쇼 무대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것이다. 그 당이 심판받는 것이 아니고 후보가 심판을 받기 때문이다. 여당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게임이 살려면 기존에 두 명 가지고는 흥행이 안 되니 누구누구를 더 넣자라는 말까지 들린다. 흥행을 위해 스트립쇼도 넣고 가자. 짝퉁 조용필도 넣고 가자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는 국민의 총의가 아니라 이벤트다. 정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발상이다.
뷰스 김선동 민주노동당 사무총장도 당 정체성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겠다고 했는데?
노회찬 민주노동당은 기왕의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이론으로는 맞는데 현실에서는 그것이 딜레마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관심을 모으겠다는 발상들이 나오는데 기본은 지키되 부족한 것이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입당시켜 대선후보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당의 둑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어렵더라도 정도로 가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당초 원내진출하면서 약속했던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초심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지 이벤트를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지율을 높이는 것도 자꾸 저쪽을 흉내 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지율 높이는 방식으로 고민해야만 하는 것이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참여경선)를 신랄히 비판했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시 정당정치 붕괴는 필연"
노 의원은 지난 4일 저녁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픈프라이머리가 제도로 정착되면 대선 때만 팀을 잘 짜면 되니 정당은 평소에 국민에게 잘할 이유가 없다"며 "누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누가 출연하는 쇼 무대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것이고 그 당이 심판받는 것이 아니고 후보만 심판을 받는다"고 정당정치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노 의원은 "전세계적으로도 미국의 몇 개 주를 제외하고는 당원에게 후보 선출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며 "다만 당원의 문턱을 낮추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당원에게 선출권을 주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여당은 국민에게 선출권을 주는데 당원은 왜 있어야 하느냐고 할지 모르겠다"며 " (열린우리당이 벤치마킹한) 미국은 평소에는 정당이 사실상 없는 나라로 원내 국회의원들만 있고 하원 의장이 당 대표 역할을 하며 철저한 엘리트 정치만을 해온 나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여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경우) 지난 3년간 해온 정치 개혁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배경과 관련, "게임이 살려면 기존에 두 명(김근태-정동영) 가지고는 흥행이 안 되니 누구누구를 더 넣자라는 (여당인사의) 말까지 들린다"며 "이는 흥행을 위해 스트립쇼도 넣고 가자, 짝퉁 조용필도 넣고 가자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열린우리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노 의원은 "이 제도를 완전개방형으로 하면 사실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대선 선거운동을 두 번하는 셈"이라며 "투표는 2백만 명 정도의 유권자에 국한시킨다 하더라도 전체 3천 6백만 유권자가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대선과 다를 바 없는데 '참여하십시요'라고 말하는 것부터가 선거운동이 된다"고 위헌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말하기를 '우리는 채택할 생각이 없느니 너희들도 하지 마라'라고 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는 얘기"라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입장에 동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노회찬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노회찬 의원 인터뷰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여당의 오픈프라이머리가 논란이 되고 있다. 노회찬 의원도 최근 오픈프라이머리를 정당 존립의 정당성을 스스로 없애는 행위라며 여당은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노회찬 정당의 자율성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여당의 오픈프라이머리는 누가 보더라도 낮은 정당지지율과 강력한 후보 부재라는 내부 속사정을 반영한 대선 돌파용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정당 문화가 척박하고 정치에 대한 신뢰가 낮은 한국적 현실에서 대부분의 정당들이 여전히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이런 상황에서 오픈프라이머리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정서적으로 영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너희 당은 국민경선을 거부할 정도로 폐쇄적이고 외부 인사를 배제하느냐는 식으로 여당이 야당을 향해 공격형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뷰스 야당 특히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도입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제도 도입을 위한 법 개정까지 가지 않겠나.
노회찬 제도도입이 관철되려면 현재 선거법 개정이 우선돼야 하는 상황이다. 여당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법률을 안 고치고도 할 수는 있으나 그렇게 되면 제도 자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법 개정을 하기 위해서는 합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도입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사실상 대선 두 번 치르는 꼴"
뷰스 오픈프라이머리를 활용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
노회찬 오픈프라이머리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제도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두 종류가 있는데 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는 그중에서도 특수한 경우다. 미국을 보면 26개주가 클로즈드 프라이머리제다. 입당해서 후보 선출 권을 갖는 선입당후선출권부여 방식으로 이것이 일반적이다. 그 다음으로 19개 주 정도가 오픈프라이머리제가 시행중이다.
현재로서는 여당은 그렇게 가겠다는 것인데 오픈프라이머리를 완전개방형으로 하면 사실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대선 선거운동을 두 번하는 셈이다.
투표는 2백만 명 정도의 유권자에 국한시킨다 하더라도 전체 3천 6백만 유권자가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대선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참여하십시요"라고 말하는 것부터가 선거운동이 된다. 한나라당이 말하기를 "우리는 채택할 생각이 없느니 너희들도 하지 마라"라고 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는 얘기다.
유인태 의원이 타 당들에게 왜 남의 잔치에 간섭하느냐 하지만 그런 식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당이 도입하지 않는 한 오픈프라이머리제를 위한 법 개정에 합의해 줄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오픈프리이머리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
뷰스 미국은 일부 주에서나마 어떻게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게 됐고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가
노회찬 우리나라는 행정 권력을 바꾸는 데 현재 국민직선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다. 반면에 미국은 국민직선제라는 것을 도입한 적이 없고 늘 대통령을 간선제로 뽑는다. 그래서 후보 선출이라도 국민이 직접 선출하면 안 되겠느냐는 측면에서 후보 직선제가 여러 주에서 채택됐던 것이다.
그래도 상당수 주에서는 먼저 당원이 돼야 후보 선출권을 주는 형태다. 안 그러면 상대당의 교란 공작 등으로 선거 과정이 혼택해질 수도 있다. 나머지 19개 주는 정당을 안택해도 후보선출권을 주는 정도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몇 개 주를 제외하고는 당원에게 후보 선출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다만 당원의 문턱을 낮추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당원에게 선출권을 주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뷰스 여당이 진성당원제를 포기함으로 인해 스스로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
노회찬 여당이 얼마 전까지 채택해온 당원들에 의한 상향식 민주주의는 정당 정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엘리트 정치, 보스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진성당원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 면에서 여당은 지난 3년간 해온 정치 개혁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은 국민에게 선출 권을 주는데 당원은 왜 있어야 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미국은 평소에는 정당이 사실상 없는 나라다. 원내 국회의원들만 있고 하원 의장이 당 대표 역할을 하며 철저한 엘리트 정치만을 해온 나라다. 선거 때는 당원은 1회용 투표권의 역할을 하기 위해 당원이 급조된다.
뷰스 진성당원제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했는데 우리나라는 왜 몇 년만에 후퇴하려 한다고 보는가 ?
노회찬 진성당원제가 덜 발달된 탓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그 당의 후보라는 사람은 당의 정책을 구현하는 사람이고 누가 그 정책을 더 잘 실현시킬 수 있느냐를 놓고 당원들이 후보를 뽑는다. 열린우리당은 워낙 어려운 당의 현실에서 생각해낸 대안이겠지만 이는 정당정치를 깡그리 무시하는 발상이다.
"헌법 정신도 정면으로 위배"
뷰스 오픈프라이머리는 헌법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노회찬 우리 헌법은 정당 정치를 중시한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선이 무엇이어야 하느냐 라는 고민도 열린우리당이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을 국민에게 희망을 줄 세력을 뽑느냐 라는 진지한 고민보다는 누가 이기느냐라는 게임으로밖에 안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편법을 동원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이제껏 한일을 돌아보고 앞으로 할 일을 고민하기 보다는 대선을 흥미 위주의 장으로 만들어 돌파하겠다는 발상밖에 없어 보인다.
뷰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시 막대한 선거비용 문제도 한나라당 등 일각에서 지적되고 있다. 어떻게 보나?
노회찬 대선 비용 버금가는 비용이 실제로 들어갈 수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옥외선거 운동이 불가피하고 옥외투표 비용 등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다. 여당의 정략적인 발상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당의 어려움을 국가적 부담으로 통해 해소하려는 것도 사실이다. 한나라당도 현재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하지는 않은 만큼 당내 정파 간 유분리에 따라 향후 입장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일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여야가 대선을 놓고 공히 조기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년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반성하기보다는 말이다.
그래서 차분한 대선준비보다는 어느 쪽이 게임을 더 화려하게 하느냐 사행성을 가지고 대선권력을 결정하느냐를 고민하는 잘못된 양상으로 나가고 있다. 대선이 '바다이야기 2'에서 결정되어서야 되겠는가.
뷰스 정체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더 짚어보자.
노회찬 오픈프라이머리가 제도로 정착되면 정당은 평소에 국민에게 잘할 이유가 없다. 대선 때만 팀을 잘 짜면 되니 말이다.
누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누가 출연하는 쇼 무대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것이다. 그 당이 심판받는 것이 아니고 후보가 심판을 받기 때문이다. 여당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게임이 살려면 기존에 두 명 가지고는 흥행이 안 되니 누구누구를 더 넣자라는 말까지 들린다. 흥행을 위해 스트립쇼도 넣고 가자. 짝퉁 조용필도 넣고 가자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는 국민의 총의가 아니라 이벤트다. 정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발상이다.
뷰스 김선동 민주노동당 사무총장도 당 정체성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겠다고 했는데?
노회찬 민주노동당은 기왕의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이론으로는 맞는데 현실에서는 그것이 딜레마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관심을 모으겠다는 발상들이 나오는데 기본은 지키되 부족한 것이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입당시켜 대선후보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당의 둑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어렵더라도 정도로 가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당초 원내진출하면서 약속했던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초심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지 이벤트를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지율을 높이는 것도 자꾸 저쪽을 흉내 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지율 높이는 방식으로 고민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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