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신문들조차 "MB정권은 '떴다방 정권'인가"
'함량미달 8.8 개각' 융단폭격, "MB, 문제내정자 즉각 바꿔라"
<문화일보>의 윤창중 논설위원은 25일 기명칼럼을 통해 "턱턱 숨막히는 한여름날, 이명박 정권에서 장관 해보겠다고 몸부림치는 부패 관료, 출세주의자들의 내장(內臟)들을 내시경 화면 속처럼 들춰 보여주는 ‘막장 인사청문회’에 국민은 분노의 밤을 이어가고 있다"며 쪽방촌 투기를 한 이재훈 지경부장관 내정자, 종합선물세트식 비리 의혹이 제기된 신재민 문화부장관 내정자,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된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등을 열거했다.
그는 특히 "국무총리 후보자 김태호는 40대 총리라더만 자고나면 터지는 의혹 시리즈로 카리스마를 이미 잃었다. 소 장수의 아들이라더니. 날개 부러진 새처럼 측은하다"며 "제발 MB 사람들은 어릴 때 가난했던 것 갖고 ‘서민 장사’ 좀 그만하라! 그 시절 가난했던 국민이 MB 사람들만 있었나? 구역질이 다 난다"고 질타했다.
그는 "임기가 이제 2년반밖에 남지 않았으니 한자리씩 나눠갖고 자리 뜨자는 ‘떴다방 정권’의 실상이 아닌가? 이런 인물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슬픈 사실"이라며 "MB는 결국 임명을 강행한다? 이건 안된다. 이게 MB가 8·15 경축사에서 말한 ‘공정한 사회’인가? ‘MB 시계’도 돌아가게 돼 있다. 역사의 심판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이며 권력이 얼마나 무상한 것임을 지금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MB는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가려 하는가? 어디로!"라고 격분했다.
<조선일보>도 26일자 사설 '이런 총리, 이런 장관으로 임기 후반 국정 이끌 수 있나'를 통해 내정자 10명 모두가 하자투성이임을 지적한 뒤 "이 정권은 2년 6개월 전 출범하면서 위장전입·부동산투기 등 각종 비리로 얼룩진 인사들을 밀어붙이는 식으로 장관에 임명했다가 정권이 벼랑 끝에 내몰리는 위기를 겪었었다"며 "국민은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난 총리·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적 흠결이 당시보다 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삼엄한 민심을 전했다.
사설은 "야당이 25일 총리·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사실상 보이콧하고 나선 것도 이런 반발 여론을 의식해서"라며 "대통령과 여권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회 의석 수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이 화를 삭여가면서 대통령과 여권의 다음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더 주목해야 한다"며 문제 내정자 교체를 주문했다.
경제지인 <한국경제신문>도 26일자 사설에서 "지난 며칠간의 청문회 진행 상황은 정말 실망스럽다"며 "후보자들의 도덕적 흠결은 말할 것도 없고 실정법 위반 사례가 속출했다. 게다가 야당은 실체적 진실 규명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무차별로 의혹만 제기하는 수준에 그친 반면 여당 의원들은 후보자 감싸기에 급급했고,청문 대상자들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오죽하면 '죄송 청문회'라는 비아냥이 나왔을까 싶다"라고 개탄했다.
사설은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다지만,이번 청문대상 후보자들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당장 위장전입 등 실정법을 어긴 후보자가 한둘이 아니고,총리후보자는 은행법을 위반했다. 여기에 부동산 투기,부적절한 금전거래 등 비리 의혹에서 자유로운 사람도 거의 없다"며 "국민들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곱지 않고 보면,후보자들이 공식 임명되더라도 앞으로 정상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게 문제 내정자들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세계일보>도 26일자 사설을 통해 "민심이 후보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쯤은 여권도 잘 알 것"이라며 "죄송, 불찰, 송구, 반성과 같은 단어들이 후보자들의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명백한 사실로 확인된 의혹도 적지 않았다. 후보자의 거짓말이 들통나기도 했다. 민심이 등을 돌린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고 힐난했다.
사설은 "설혹 직무 수행 능력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더라도 법·도덕적 결함이 큰 이들에게 고위직을 맡기는 것은 깊이 재고할 문제"라며 "대통령이 전원 임명 방침을 고수하려 한다면, 먼저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과연 ‘죄송 청문회’를 지켜보기는 한 것인가"라며 이 대통령을 힐난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