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5.31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내정한 것과 관련, 건보 노조가 강력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야 3당들도 "즉각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라"고 청와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임기말을 맞아 '낙하산 인사'가 연일 단행되는 양상이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23일 "이 전장관은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환경부장관에 임명되었으며, 지난 5.31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며 "이는 열세지역에 총알받이로 출마한 측근의 충성심에 대한 보은인사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환경부장관 임명시에는 환경운동한 경력을 내세우더니 이제는 치과의사 이력을 내세워 전문성을 운운하고 있다. 조삼모사식 둘러대기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의 건보공단 이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도 "노 대통령이 ‘바다이야기’로 전국이 혼란한 틈을 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전격 임명했다"며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지만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도대체 노무현 정권의 인사정책 파행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지, 언제까지 갈등을 조장하는 인사정책이 계속될 것인지, 국민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며 "이번에는 또 어떤 낙하산 인사를 찾고 있는 것인지, 보은해야 할 사람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재용 전 장관은 환경부장관 임명 당시에도 그 능력과 자질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던 인물"이라며 "더욱이 이번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내정에 대해 ‘사전 내정설’이 나돌아 공모자가 끊기는 등 일찌감치 청와대에서 낙점해놓고 다른 후보들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는 것은 무능과 무책임을 넘어 부도덕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러려고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불러 군기 잡아가며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임을 확인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할 만하다"고 비아냥댔다.

박 대변인은 "건보공단의 자정과 혁신이 필요한 때에 이렇듯 전문성과 공공성이 결여된 낙하산-보은 인사로 무사안일주의에 길들여진 조직내부를 제대로 추슬러 나갈지 우려스럽다"며 "정부는 이 신임이사장 내정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