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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각장애인이 보내온 '특별한 초대장'

다산콜센터 수화상담, 장애인들과 '한식구' 돼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에서 수화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모인정 씨는 최근 '특별한 초대장'을 받았다.

얼마 전 화상전화를 이용한 수화상담을 통해 민원 서비스를 받은 한 청각언어장애인이 모 상담원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아들의 돌잔치에 꼭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을 보내온 것.

다산콜센터 수화상담실에는 이렇듯 수화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은 청각언어장애인들의 감사 편지나 집안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이 수시로 배달돼 온다고 한다.

모 상담원은 "화상전화를 통해 상담을 하다보면 단순한 민원 업무에 대한 상담 이외에도 전화하신 분들의 개인적인 가정사나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다"며 "그러다 보면 상담을 나눴던 장애인분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생겨 결혼식 청첩장이나 돌잔치, 환갑잔치 초대장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산콜센터가 청각언어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수화 및 인터넷 채팅 상담 서비스를 실시한 것은 지난해 6월의 일이다. 그 후 1년 만에 수화 상담건수가 1만 건을 돌파하는 등 청각언어장애인들의 민원 창구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다산콜센터에서 하루에 처리하는 수화상담 건수는 평균 40건 정도다. 민원 내용은 다종다양하다. 한번은 청각언어장애인 엄마가 딸아이의 코피가 멈추지 않는다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다급히 물어왔다. 다급한 상황에서 수화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베테랑 엄마'였던 상담원은 자신의 육아상식을 총동원해 응급조치 방법을 알려줄 수 있었다.

이밖에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 가족 간에 생겨난 오해나 갈등을 어떻게 풀었으면 좋겠냐는 상담전화 등, 장애인들만이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움을 청하는 전화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민원을 처리해주는 과정에서 상담원들은 자연히 그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게 되며 가족모임에 초청장을 받을 정도로 '한 식구'가 되곤 한다.

모인정 상담원은 원래 한 사회복지 시설에서 청각언어장애인들을 상대로 수화상담을 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다산콜센터에 수화상담실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자리를 옮겼다. 보다 많은 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지금보다 좀 더 많은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수화 상담의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수화상담이 잘 정착되고 꾸준히 운영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산콜센터는 화상전화를 통한 수화상담 외에 지난 3월 휴대전화를 이용한 문자메시지 상담도 시작했다. 휴대폰 문자상담은 모든 상담원이 상담 중이거나 청각언어장애인이 이동 중일 때도 상담이 가능해 장애인들의 호응이 높다고 한다.

다산콜센터 측은 현재 단문 위주의 답변에서 벗어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장문의 메시지로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멀티미디어 자료도 전송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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