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KBS, 자유여신상 없앤 커퍼필드마저 울고갈듯"
KBS의 타종행사 조작 논란에 "일종의 매트릭스 현상"
진 교수는 2일 진보신당 게시판에 띄운 글을 통해 "과연 KBS더라"며 "탁월한 방송기술로 그 기술적 불가능들을 가능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을 보고, 솔직히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 모든 플래카드들, 노란 풍선들, 하늘로 떠가는 꽃등, 그 커다란 구호소리... 완벽하게 차단했더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클린턴 미대통령의 독일 방문때 한 주간지가 클린턴을 비난하는 시위대 플래카드에서 비난 문구를 지워 난리가 났던 전례를 거론하며 "KBS의 경우는 이것과는 애초에 스케일이 다르다. 수많은 군중 중에서 한 사람을 지운 게 아니라, 보신각을 둘러싼 군중들 전체를 모두 다 지워버렸으니 말이다"라며 "그 솜씨 앞에서는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만든 데이비트 커퍼필드마저 울고갈 듯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더 나아가 이를 "일종의 매트릭스 현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며 "이번 사건은 방송이 장악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로, 언론학 교과서에 실릴 만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추신을 통해 "아, KBS PD가 한 마디 했네요. 자신들은 연출한 대로 한 것 뿐이고, 현장 소리 대신에 박수 소리를 집어넣은 것은 방송의 일상적 테크닉이라고"라며 KBS측 해명을 전한 뒤, "그렇다면 앞으로 타종식은 굳이 추운 데서 고생할 것 없이, 그냥 스튜디오에서 만드세요. 일당 주고 박수부대 동원해서. 일상적으로 그렇게 하잖아요. 아니, CG기술도 발달했는데, 앞으로 타종식 중계를 할 경우 참여자들을 아예 CG로 배경 처리하시죠. 뭐하러 현장에 카메라를 끌고 나갑니까"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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