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오는 9일로 예정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청와대가 장미란, 이용대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촛불시위 진압전경을 출연시키라고 강요했다는 KBS기자협회장 주장과 관련,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얘기일 뿐 강요했다는 것은 턱도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패널은 여론조사 방식으로 선정하고, 아이디어를 구하는 차원에서 이슈별로 패널을 선정하자는 KBS측의 의견이 있어서, 어떤 패널이 좋을 지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올림픽 출전선수 중 한 명도 참여시키는 게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있었을 뿐이고 장미란-박태환 선수를 특정해서 얘기한 적도 없다"며 "전경 참여문제도 마찬가지인데, 참여를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KBS가 주관사로 기본적인 틀을 KBS가 전체적으로 구성했고,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저희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협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데 저희가 일방적으로 기획안을 요구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섭외패널 중 장미란 선수를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장미란 같은 선수가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KBS에서 '너무 작위적'이란 반응을 보여, '판단은 당신들 몫이다'라고 한 것"이라고 말해 장미란 선수 이름을 거명했음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전경 참여 문제도 섭외패널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촛불시위 관련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대학생이 들어가면 어떤가' '주변 상인들이 어떤가' 이런 식의 아이디어가 나오다가 '전경도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 무슨 강요를 했다거나 청와대에서 압력을 행사했다거나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KBS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은 정은아 씨가 사회를 보도록 하는 것 하나 밖에 없다"며 "이것도 원래는 KBS에서만 방송을 하려고 했는데 타 방송사에서 처음 있는 국민과의 대화인데 우리도 외면할 수 없다고 해 다 중계를 하기로 했고, 이 때문에 국민과의 대화에서 KBS 관련 인사가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해 원래는 K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기로 했었지만 바꾸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가 전문패널에서 빠지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원래 KBS에서 선정을 했는데 <경향신문>에서 문제제기가 됐다고 저에게 연락이 왔다"며 "<경향신문>과 정권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데 선임기자가 나가 들러리 서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됐다고 한다. 그래서 KBS와 상의해야 한다고 했고, KBS에서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인경 기자가 KBS에 '저도 방송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조직원이다 보니 조직이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고 한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전화를 해서 내려라 말아라 할 수 있나. <경향신문>에 확인하면 알 것"이라며 <경향> 내부 반대때문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