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베이징올림픽서 '최악의 갈등' 노출
MB-김영남 '동석회동', 남북선수단 '연속입장' 줄줄이 무산
중국 외교부는 당초 오는 8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인민대회당에서 주최하는 환영오찬 때 이 대통령 부부와 김영남 위원장 부부를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테이블에 함께 앉도록 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는 동석할 수 없다는 북측의 거센 거부로 환영 오찬장의 좌석 배치가 갑자기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북측 반발에 대해 이 대통령과 북한 2인자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동석하는 것은 외교의전상 ‘급’이 안맞는다는 이유를 들어 동석 회동 무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차례 예상됐던 베이징올림픽에서의 남북 수뇌급회동은 사실상 완전 무산됐다.
남북 갈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귀빈석 좌석도 ‘ROK’로 표기되는 남측에 맞서, 북측이 자국을 ‘DPRK’로 표기해주도록 요구하고 이를 중국측이 받아들임으로써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참관석 앞쪽에, 이 대통령은 참관석 뒷쪽에 앉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은연중 북측 편을 들어준 모양새로, 이명박 정부의 친미 외교정책에 불만을 토로해온 중국정부의 우회적 홀대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중국정부가 남북한을 배려해 남북한 선수단이 차례로 입장하도록 발표했던 당초 개막식 입장 순서도, 북측 항의로 중국어 간자체 획순에 따라 한국은 178번째, 북한은 183번째로 떨어져서 입장하도록 바뀌었다.
이로써 지난 2000년이래 계속돼온 '공동 입장' 전통이 깨진 데 이어, '연속 입장'마저 무산되면서 국제사회에 남북 갈등상을 극명히 드러내게 됐다.
북측은 지난달 하순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때도 남북 외교장관회담 제의를 거절하는 등, 이명박 정부와 일절 대화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